◆ 제자리가 아니면 산삼도 잡초 ◆
신문에 `토종들풀 종자은행` 이야기가 실렸다.
고려대 강병화 교수가 17년간 혼자
전국을 돌아다니며 채집한
야생들풀 1백과 4439종의 씨앗을 모아 세웠다는 이야기다.
한 사람이 장한 뜻을 세워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잡초들의 씨앗을 받으려 청춘을 다 바쳤다는 것은
그것 만으로도 고맙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기사의 끝에 실린 그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엄밀한 의미에서 잡초는 없습니다.
밀밭에 벼가나면 잡초고,
보리밭에 밀이 나면 그 또한 잡초입니다.
상황에 따라 잡초가 되는 것이죠.
산삼도 원래 잡초였을 겁니다."
오호라..!
상황에 따라 잡초가 된다.
사람도 한 가지다.
제가 꼭 필요한 곳,
있어야 할 곳에 있으면 산삼보다 귀하고
뻗어야 할 자리가 아닌데 다리 뻗고 뭉게면 잡초가 된다.
이 얼마나 의미심장한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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