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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교에서 스마트폰 사용 제한해야

Joyfule 2013. 6. 17. 00:02

 

 

[사설] 초·중·고교에서 스마트폰 사용 제한해야

 

 

국민일보 | 입력 2013.06.13 17:33

 

청소년 5명 중 1명가량이 스마트폰 때문에 일상생활에 장애를 겪는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어제 정부의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1년 전보다 청소년 중독률이 7% 포인트나 높아진 것은 물론 어른 중독률의 두 배에 달한다.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이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를 넘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는 경고다.

스마트폰 중독의 폐해는 새삼 말할 나위도 없다. 어른도 문제지만 정신적·육체적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에겐 더 치명적이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뇌는 자극적인 영상에는 반응하지만 현실에는 무감각해지는 '팝콘 브레인' 현상이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웹툰이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범람하는 폭력물이나 음란물은 성장기에 그릇된 성 인식을 갖게 하고 성 범죄나 모방범죄를 일으키도록 한다. 지난해 청소년의 성인물 이용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18세 이하 청소년 1만2000명 중 48.8%가 휴대전화로 성인물을 봤다고 답했다. 카카오톡 왕따로 인한 자살 등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과다 사용 폐해는 모두 열거하기도 벅찰 정도다.

그런데도 정부 대책은 안이하기 짝이 없다. 8개 부처가 합동으로 어제 내놓은 '2차 인터넷 중독 예방과 해소 종합계획'은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줄일 근본 대책이 빠져 있어 아쉽다. 프랑스에선 초·중학교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핀란드는 어린이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도록 권고한다. 지난주 일선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법안이 의원발의로 국회에 제출된 만큼 우리도 서둘러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정부 차원에서 규제해야 한다. 온라인처럼 스마트폰에서도 만 16세 미만 청소년이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게임 접속을 못하도록 하는 '셧다운제' 시행도 시급하다.

통신업체들은 돈벌이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의무적으로 유해물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데이터 사용량을 엄격히 제한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통화·문자·데이터 등을 묶은 패키지 요금제로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과다 사용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새겨들어야 한다. 청소년 전용 스마트폰 요금제 이용률이 39.5%에 그치고, 20%는 3만원 이상을 추가로 내고 있는 것은 업계의 방조가 빚은 결과다.

자녀들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제한하거나 유해 정보를 차단시키는 등 부모들의 관심도 절실하다.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주는 것은 마약을 먹이는 것과 같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더 이상 흘려들어선 안 된다. 무엇보다 스포츠 활동이나 다양한 놀이, 가족 간 대화를 통해 자녀의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도록 하는 노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