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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은 - 강은교

Joyfule 2010. 8. 14. 10:33
   
흐린 날은 - 강은교  
흐린 날은 수평선 위에 누워 있는 허공을 바라보며 산다
FM에서 부드러운 음악이 울리기 시작하는 저녁무렵이 되면
새파란 불빛들이 그 허공 밑 바다 위에 켜지기 시작한다
새파란 불빛들이 켜지는 배들은 곧
내가 결코 닿을 수 없는 불의 성(城)이 된다
허공은 깜깜함으로 변하며 거기 불빛들은 별처럼 박힌다
나는 어디인가로 통신을 하고 싶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신호를 던지며
그래서 그 배들의 잔치에 참여하고 싶은 것이다
우리는 어디엔가 참여하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