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의 리더십[Gus Hiddink]
어록
“난 선수들을 칭찬하지만 비난하지 않는다. 잘못을 지적하고 야단치는 것은
우리팀 내부에서만 한다. 그것이 나와 선수의 약속이고 신의다.” [Gus Hiddink]
“난 그동안 이회택 김호 박종환 차범근 허정무 감독 등 다섯 분의 대표팀 감독을 모셔봤다.
히딩크 감독이 내가 여태껏 모신 감독님들과 가장 구별되는 것은
확실한 목적의식을 갖고 훈련에 임한다는 것이다.
패스연습이면 반드시 패스연습만 시킨다. 거기에 체력훈련이 함께 이뤄지는 경우는 없다.
전체적인 훈련량은 많지 않다. 그러나 고도의 집중력과 긴장을 필요로 한다.
생각하는 축구를 하지 않으면 단번에 휘슬을 분다. 30분만 훈련해도 녹초가 된다.
개인에 대한 직접적인 꾸지람은 전혀 없다. 훈련에서 안된 부분만 지적한다.
선수들의 사생활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는다. 술 담배 여자 문제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운동장에만 나가면 엄청난 에너지로 선수들을 장악한다.” [홍명보]
히딩크는 이런 자신의 축구철학을 실현하는 데는 실전 경험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깨지더라도 강한 팀과의 실전을 원한다.
“감독의 임무는 선수들을 준비시키는 것이다.
실제로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들이 강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강하고 똑똑한 선수들이 있어야 하고
이런 선수들은 큰 게임에서 나온다”는 것.
“난 어디까지나 나이며 바뀌지 않는다. 평소에 진지하지만 때로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할 때는 모든 부분에서 진지하다.
난 개방적인 성격이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 따위는 없다.
언론에 대해서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언론을 모두 수렴하다 보면 내 축구철학이 흔들릴 수 있고
전술적인 완성도가 방해받을 수 있다.
난 오로지 나의 길을 갈 뿐.” [Gus Hiddink]
히딩크가 네덜란드 프로 축구팀 「PSV 아인트호벤」 감독을 맡고 있을 때
그 팀에 호마리우라는 유명한 스타 플레이어가 있었다.
브라질 출신의 호마리우는 현란한 드리볼을 바탕으로 개인 돌파능력이
탁월한 선수였지만 훈련에 불성실하고 감독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 말썽꾸러기였다.
오전 10시부터 훈련을 하는 날이면 감독 히딩크는 10분 前에 훈련장에 나와 있으나
호마리우는 정각 10시에 나타났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히딩크는 자기 시계를 10분 빠르게 맞춰 놓고 호마리우를 기다렸다.
10시 정각에 나타난 호마리우에게 히딩크는 왜 시간을 지키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호마리우는 10시 정각을 가리키고 있는 자기 시계를 내 보였다.
히딩크는 10시10분을 가리키고 있는 자기 시계를 보여주며,
지금부터는 감독의 시계에 시간을 맞춰라고 지시했다.
이 일이 있은 후 히딩크는 시즌 첫 경기에서 호마리우를 베스트 멤버에서 제외했고,
그 다음 경기에서도 뺐다.
벤치에 앉아서 두 경기를 지켜본 호마리우로서는 자존심 구기는 일이었다.
세 번째 경기를 앞두고 全선수가 모인 자리에서 히딩크는 베스트 멤버 리스트에
호마리우 이름을 올리고는 호마리우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가 버렸다.
세 번째 경기에 출전한 호마리우는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선수들의 잘못을 일일이 말로 꾸짖기보다는 제제를 가해
스스로 반성하게 하는 것이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이다.
축구전문 월간지 「축구 매니아」에서는 히딩크의 선수 관리 비결을 다섯 가지로 꼽았다.
(1) 선수들에게 동질감을 부여했다. 히딩크는 모든 선수들에게 형이나 선배와 같은 존칭을 쓰지 말고 이름을 부르도록 해, 선ㆍ후배 간에 軍紀가 엄하고, 나이별, 출신 학교별로 뭉쳐 다니는 한국 축구의 고질병을 없앴다. 의사소통의 자유로움은 단체 경기인 축구에서 조직력 및 전체 경기력을 상승시켰다.
(2) 선수들 간에 자발적인 경쟁의식을 유도했다.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베스트 일레븐을 히딩크는 미리 발표하지 않았다. 그는 많은 선수들을 끝까지 테스트하겠다고 했다. 선수들은 자기 이름을 리스트에 올리기 위해 마지막까지 기량 연마에 힘썼다.
(3) 기초 체력 강화다. 전통적으로 체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어 왔던 한국 선수들의 체력을 정확히 조사, 평가함으로써 과장된 요인들을 정리하고, 선수 개개인에게 체력의 한계를 정확히 인식시켰다. 체력 훈련 강화는 선수들의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4) 과학적 데이터에 의한 철저한 선수 분석이다. 세 번에 걸친 기초 체력 테스트 외에 전술 소화 능력, 개인기, 정신력 등을 선수별로 데이터하고 다양한 분석 기법을 통하여 해결책을 제시해, 최강의 멤버를 구성할 수 있었다.
(5) 강팀을 통한 테스트다. 세계적인 수준의 대표팀과 친선 경기를 통하여 大敗에도 불구하고 경험을 쌓도록 했다.
“나는 험난한 길을 피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의 길이 옳다는 것을 확신한다.” [Gus Hiddink]
“준비 과정에서 흘러나오는 어떠한 비판에도 나는 수용할 자세가 되어 있다.
당신들이 조급한 마음을 가지고 비판의식에 사로잡혀 있을 때, 나는 6월을 기다려 왔다.
세계 유명 축구팀들이 우리를 비웃어도 반박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월드컵에서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낮은 전력의 팀들을 격파하면서 얻는 값싼 승리가 아니다.
만약 그러한 길을 택했다면 그 과정에서 나오는 승리로 인해 한국 국민들은 열광하겠지만
그것은 결국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이다.
세계 일류 팀이 되길 원한다면 더욱 강력한 팀과 싸워 나가야 한다.
질 때 지더라도 두려움을 떨쳐내고 배우고자 하는 자세로 그들과 1대 1로 부딪쳐야 한다.
한국 국민들은 그러한 준비에서 나오는 패배로 인해 실망할지 모르겠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그러한 패배 뒤에 오는 값진 월드컵에서의 영광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월드컵에서의 승리는
내가 원하고 또한 한국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다.” [Gus Hiddink]
“지금에야 하는 말이지만 한국팀의 첫 인상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전력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한국 선수들의 열정을 말하는 것이다.
그들은 내가 지시하고자 하는 점을 충실히 이행하고자 노력했으며 한결같이 착하고 순수했다.
유럽의 톱 클래스 선수들은 스스로의 생각이 강하고 개성이 탁월하다.
그들 사이에는 프로라는 의식이 있을 뿐, 하나의 팀으로서,
아니 한 국가를 대표하는 스포츠 선수로서의 사명감은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월드컵이란 무대를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선수들도 많이 봐 왔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월드컵 그 자체를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그 무대에서 뛰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자세를 보여 왔다.
이러한 한국 선수들의 마음가짐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실력이 떨어지면 남보다 더한 노력으로 보충하면 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지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 선수들은
세계 어느 나라의 선수들보다 우월하다. 이러한 한국 축구의 기본 잠재력은
일찍이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었으며, 내 스스로를 더 채찍질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한국 선수들을 대단히 사랑한다. 그들의 순수함은 나를 들뜨게 한다.” [Gus Hidd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