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사람에게 - 조병화 외로운 사람아,외로울 땐 나무 옆에 서 보아라.나무는 그저 제자리 한 평생묵묵히 제 운명, 제 천수를 견디고 있나니나무는 그저 제 자리에서 한 평생봄, 여름, 가을, 겨울 긴 세월을하늘의 순리대로 살아가면서상처를 입으면 입은대로 참아내며가뭄이 들면 드는대로 이겨내며홍수가 지면 지는대로 견디어내며심한 눈보라에도 폭풍우에도 쓰러지지 않고의연히 제 천수를 제 운명대로제 자리를 지켜서 솟아 있을 뿐나무는 스스로 울질 않는다.바람이 대신 울어준다.나무는 스스로 신음하지 않는다.세월이 대신 신음해 준다.오, 나무는 미리 고민하지 않는다.미리 근심하지 않는다.그저 제 천명 다하고 쓰러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