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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당신의 아이를 칭찬하는 방법 - 3편 칭찬하는 것도 칭찬받는 것도 겸연쩍다

Joyfule 2020. 6. 22. 01:22

31. 당신의 아이를 칭찬하는 방법
지은이: 세키네 마사아키  
제2장 칭찬하는 마음을 뒤돌아보자   
3편 칭찬하는 것도 칭찬받는 것도 겸연쩍다
  1. 사람들 앞에서 자식을 야단치는 부모   
학교에서는 학생과 학부형, 그리고 교사가 한자리에 모여 
생활이나 진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상담을 자주 개최한다. 
학생과 학부형이 한자리에 모여  교사와 대화를 나눌 때면, 
세 사람이 서로 독특한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단란한 가족 사이에 낯선 사람이 끼어든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교사가 아무리 친근감을 주더라도 학생이나 부모의 입장에서는 교사가 타인임에 틀림없다.
 교사 또한 아무리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보통 때와는 다른 느낌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학부형이 수업을 참관하는 날에는 모든 행동을 조심하고 
보통 때보다 세심하게 수업을 준비해야겠다는 심리를 갖게 되는 것이다.
  학부모나 학생도 교사라는 제3자에게 좀더 좋은 인상을 주려고 평소보다 들뜬 행동을 보인다.
그러나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식을 칭찬하는 것은 팔불출이라는 일반적인 관념 때문인지, 
되레 아이를 야단치는 부모도 적지 않다. 
아마 자식에 대한  사랑을 그렇게 표현한다는 생각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 모양이다. 
어떤 어머니는 이렇게 하소연을 한다.
  "애가 옛날처럼 고분고분하지가 않아요. 
국민학교 때는 안 그랬는데 중학생이 되고 나서는 얼마나 점잖을 빼는지, 
글쎄 지난번에는 이웃집 아주머니가 
 '아유, 얘는 어쩜 이렇게 착할까, 중학생이 되어서도 엄마와 함께 장을 보러 나오구. 
 정말 보기 좋네요.'하고 칭찬하길래 제가  '얘는 원래 그래요.'하고 맞장구를 쳤지요. 
아, 그랬더니 이 녀석이 '쓸데없는 소리들을 하고 계시네. 듣기 싫어 죽겠어, 정말.'
하고 중얼거리는 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내가 '엄마는 정말  네가 예뻐서 하는 소리야.'라고 했더니 
'그만 좀 하세요!'하고 금방 뚱한 얼굴을 하는 거예요. 
겸연쩍어한다는 것까지는 이해하겠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부어 있을 것까지는 없잖아요, 
선생님. 정말 애키우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그렇게 하소연하는 어머니의 얼굴을 보면 별로 걱정스러운 표정이  어려 있지도 않다. 
그런 말을 하면서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반면에 아들은 자신의  눈치를 흘끔흘끔 살피면서 말하는 어머니에게, 
'선생님 앞에서 정말 별말을 다 하고 있네!'하는 표정을 짓는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갈등을 느끼는 순간이다. 
  착하다, 순하다, 부모의 말을 잘 듣는  아이라는 것은 결국 
부모가 바라는 대로  살아가는 아이라는 느낌을 주므로 학생들은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반면에 어머니 쪽은, '아이구, 좀 컸다고 되게 으시대네.'
하고 생각하면서 조금 놀려 주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놀려주고 싶다는 것까지야 이해가 가지만, 
개중에는 정도가 지나쳐서 아이들을 정말로 화나게 만드는 어머니도 있다. 
그리고는, "이젠 이 녀석이 진저리가 나요. 
자기 자식을 싫어하다니 나는 어미 자격도 없어요."하고 푸념하기도 한다.
  그럴 때 교사들은, "아니에요, 얘가 얼마나 착실한데요."하고 얼버무린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사실은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머니와 선생님이 그렇게 주고받는 말을 옆에서 듣는 학생들은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자신을 도마위에 올려놓고 어머니와 선생이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쓸데없는 말들을 하고 있네.' 
아니면 '중요하지도 않은 얘기를  뭐하러 하는지 몰라.' 
혹은  '정말 보기 싫어 죽겠어.', 
'그런 말을 하다니 누워서 침뱉기지 뭐.'하고 속으로 투덜대곤 한다. 
사람에게는  자존심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상담이 끝난 뒤에 아이를 따로 불러 물어 보았다. 
  "상담 시간에 너는 아무 말도 하지 않던데 왜 그랬니?" 
그 학생은 뭔가  할 말을 찾는 듯하더니 이렇게 불쑥 한마디를 던지고 말았다. 
"모르겠습니다." 모든 아이들은 나름대로 자존심을 지니고 있다.
사춘기에 접어들면 더더욱 그렇다. 
  아까 그 학생이 입을 연다면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무리 선생님 앞이라지만, 
엄마가 저에 대해서  미주알고주알 말하는 소리를 들으면 화가 나요. 
어머니도 어머니지만 선생님도 우리 가족문제에까지 파고들어와서 
이건 이렇다, 그건 그렇다고 지도하려 드세요. 그러시는 건 정말이지 참기 힘들어요.'
  지나친 간섭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것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