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당신의 아이를 칭찬하는 방법
지은이: 세키네 마사아키
제2장 칭찬하는 마음을 뒤돌아보자
3편 칭찬하는 것도 칭찬받는 것도 겸연쩍다
2. 자식을 칭찬하는 것을 꺼리는 마음
여러분은 자라면서 어떤 경우에 어떤 일로 칭찬을 받았는가 생각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그때 자신은 어떤 기분이었는지 떠올려 보자
나는 부모에게 제대로 칭찬을 받은 기억이 없다.
언젠가 아버지가 "그림 솜씨가 좋구나."라든가
"세세한 부분까지 잘 그렸구나." 하고 말씀하신 적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국민학교 시절에 즐겨 보던 잡지에 실린 사진을 베껴 그린 그림이었다.
그때 난 사진을 보고 베낀 것이지 정말 내 솜씨로 그린 그림이 아니었기에 굉장히 겸연쩍었었다.
더구나 아무것도 모르고 칭찬하시는 아버지가 안쓰럽기까지 했었다.
아버지도 아버지려니와 어머니도 도무지 칭찬하고는 거리가 먼 분이었다.
내가 착한 일을 하고 이만하면 칭찬해 주시겠지 하고 기다려도
"그만한 일이야 당연히 해야지." 하고 넘겨 버리셨다.
그런데 나에게는 그렇게 쌀쌀맞은 어머니가 다른 사람은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시곤 했다.
"훌룡한 아이구나. 너는 효자야.",
'기특하구나. 나이도 어린데 생각이 깊기도 하지."
하고 당사자에게는 물론이고 나에게까지 귀에 못이 박히도록 칭찬을 했다.
누군가가 선물을 하면 그야말로 허풍스럽게 인사를 하고 반드시 답례를 했지만,
아들인 내가 선물을 하면 그저 무덤덤하게 받으셨다.
그래서 내가 주워온 자식이기 때문에 귀여워하지 않으시는 건가 하고
나름대로 심각한 고민에 빠진 적도 있었다.
어머니는 자식에게 "고마워, 정말 기쁘구나."라고 말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 보기에 겸연쩍었을 것이다.
게다가 내가 너를 고생해서 키우는데
요런 물건으로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지 하는 심정도 있었던 듯하다.
1910년대에 태어나신 어머니에게는 그런 완고한 구석이 있어서
자식에 대한 사랑을 좀처럼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다.
그랬던 어머니가 모성애를 발휘해서 아들인 나의 역성을 들었던 일이 있다.
내가 국민학교에 다니던 무렵이었는데 뭣 때문인지 과자를 훔쳤다는 의심을 받은 일이 있었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어머니는 얼굴색이 확 바뀌시더니 나를 질질 끌듯이 하고 그 가게로 갔다.
"얘가 내 자식이오. 얘가 댁의 과자를 훔쳤다구요?
잘 보세요, 이 아이가 그런 짓을 할 아이로 보여요?
남의 집 귀한 외동아들한테 그 무슨 해괴망칙한 말을 하고 그래요!"
어머니는 위세당당하게 큰소리를 치셨다.
어머니는 나는 너를 믿는다고 겸연쩍은 말씀은 하지 않으셨지만, 무조건 믿어 주셨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