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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당신의 아이를 칭찬하는 방법 - 제3장 산뜻하게 칭찬하는 방법

Joyfule 2020. 7. 24. 08:37

62. 당신의 아이를 칭찬하는 방법
지은이: 세키네 마사아키  
 제3장 산뜻하게 칭찬하는 방법   
5편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어떤 경우에도 칭찬할 수 있다.   
  2. 그게 있기 때문에 놀 수 있어요
  그 작품을 만든 학생은 A였다. 
M선생이 이유를 묻자 A가 대답했다.
  "그게 있기 때문에 놀 수 있어요."
  "아, 어떤 게임을 하는 도구로구나."
  "......"
  A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이걸로 어떻게 놀지?"
  M선생의 물음에 A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에요, 그게 있기 때문에 놀 수 있어요."
  M선생이 자세히 물은 결과 다음과 같은 내용을 알아냈다.
  A의 아버지는 몇 년 전에 돌아가셨다. 
그래서 지금은 어머니하고 단둘이 살고 있다. 
편물기술이 뛰어나신 어머니는 주문이 밀려서 늘 바쁘시기 때문에  
A는 곧잘 어머니의 일을 돕곤 했다. 
보통은 실을 감는 것을 도왔는데 실을 감을 때면 어머니 앞에 두 팔을 벌리고 앉아 있어야 했다. 
어머니는 고사리 같은 아들의 두 팔에 실타래를 걸고는 둥글게 실을 감았다.  
그러나 한창 뛰어 놀 나이인 A로서는 실을 다 감을 때까지 앉아 있는 것은 좀이 쑤시는 일이었다.
친구들은 골목에서 신나게 뛰어 노는데 자기만 어머니의 일을 돕고 있으니 딴 생각을 하게 된다.
  '친구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놀까? 모두들 어디로 갔을까?'
  이런 생각에 빠져 있으면 금방 어머니에게서 꾸지람이 떨어진다.
  "어디다 넋을 팔고 있어!"
두 팔에 걸린 실타래가 팽팽하게  당겨져 있지 않으면 실감는 것이 엉망이 되기 때문에   
어머니가 짜증을 내시는 것이었다. 
A와 호흡이 잘 맞아서 실이 잘 감기는 날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날도 있었는데 
그렇지 않은 날은 보통 딴 데 정신을 판 날이었고, 실타래는 영락없이 엉망이 되었다.
그래서 A는 자기 두 팔을 쓰지 않고도 실을 감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우유병 두 개를 세워놓고 그 위에 실을 걸어 보았다. 
어머니는 그런 A를 보고 말했다.
  "그런 걸로는 소용이 없어. 그래도 한 번 해보자."
그러나 병이 금방 쓰러져 버려서 어머니 말씀대로 역시 쓸모가 없었다.
우유병이 쓰러지지 않도록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든 A는 병이 쓰러지지 않도록 
토대를 만들어서 구멍을 뚫고 그 속에 우유병을 꽂았다. 
두 개의 우유병이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도록 조정하느라 갖가지 시도를 했다. 
그런 후에 실타래를 걸고 어머니에게 감아 보라고 했다. 
이번에는 병이 쓰러지지 않았지만 실타래가 잘 돌아가지 않았다.
이번에는 병의 높낮이를 이렇게저렇게 바꿔 보았다. 
어머니는 몇 차례고 거듭되는 실타래기계의 실험을 끈기있게 도와 주셨다. 
맥주병으로도 해보았다. 역시 두 팔보다 나은 실타라기계는 없었다. 
그러나 거듭되는 실험을 통해서 병의 높이와 간격이 어떠해야한다는 감이 잡혔다.
 바로 그때 A는 실타래에도 두 종류가 있음을 깨달았다. 
큰 것과 작은 것, 종이상자에 구멍이 세 개가 뚤린 까닭이 바로 거기에 있었다.
이렇게 실타래기계를 만들고 부수고, 또 만들고 부수고 하던 A는  
마침내 두 팔 대신에 실타래를 감을 수 있는 병의 거리와 높이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며칠이 걸렸다. 
실타래의 길이가 길고 짧은 두 종류가 있다는 사실은 실파는 집 아줌마를 통해서 알았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구멍이 세 개인 종이상자 덕분에 A는 친구와 재미있게 뛰어놀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구멍난 상자의 쓰임새가 뭐냐는 선생님의 질문에,
 "그게 있기 때문에 놀 수 있어요."하고 대답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