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성을 위한 ━━/NonPhixion

64. 당신의 아이를 칭찬하는 방법 - 제3장 산뜻하게 칭찬하는 방법

Joyfule 2020. 7. 27. 05:31

64. 당신의 아이를 칭찬하는 방법
지은이: 세키네 마사아키  
제3장 산뜻하게 칭찬하는 방법   
5편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어떤 경우에도 칭찬할 수 있다.   
4. 고정관념을 버리자
  어떤 경우에도 미리부터 부정하지 않은 세가 중요하다. 
얼핏보기에 명백한 잘못을 저질렀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지각한 학생은 교사에게 지각한 이유를 해명한다.  
이것은 오래전부터 당연하게 여겨지는 관례이다.
 그러나 한창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중학생, 특히 학년이 높은 중학생은 
교사 앞에서 이러쿵저러쿵 변명하기를 꺼린다. 
쑥스럽기도 하지만, 같은 반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어린애나 하는 짓을 하는 건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미안하다는 의사표시로 손을 들고는 입속말로 
"죄송합니다."혹은 "지각했습니다."라고 중얼거리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개중에는 수업중인 교사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자기 자리로 들어가 앉는 학생도 있다. 
심지어는 반 친구들에게 "지각생 왔다."하고 떳떳한 듯이 선언하는 학생도 있다.
 그런 학생을 보면 교사들은  대개, "어떻게 된 거야? 왜 지각했지?"하고 묻는다.  
그러면 학생은 "늦잠을 잤어요."라고 아주 천역덕스럽게 대답한다.
이런 학생들에 비한다면 교사에게 다가와서
 "선생님, 지각했습니다."라고 퉁명스러우나마 예의를 갖추는 학생은 나은 축에 속한다.
  그런데 이런 학생을 대하는 교사의 태도도 천차만별이다.
  (예1)
  교사:"지각한 건 나도 알아. 내가 알고 싶은 건 왜 지각했느냐야."
  학생:"......"
  이때 학생은 선생님이 부정적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고 느끼고 뚱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면 교사는 또 참지 못하고 면박을 준다.
  "뭐야, 왜 뚱한 표정을 짓고 그래!"
  이러면 학급의 분위기도 어두워진다.
  (예2)
  교사:"음, 지각했구나. 무슨 일 있었니?"
  학생:"늦잠을 잤습니다."
  교사:"......"
  교사는 빙그레 웃고 만다. 
  면박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교실 분위기는 여전히 밝다.
  (예3)
  교사:"어떻게 된 거야? 늦잠 잤니?"
  학생:"......"(고개만 끄덕인다)
  교사:"선생님한테 고개만 끄덕이면 되나."
  학생:"늦잠 잤어요."
  교사:"알았다. 앞으로 지각하면 안 돼."
  학생:"......"(고개만 끄덕인다)
  교사:"그 녀석 고개 끄덕이기 대장이네."
  교실에는 미소가 감돌지언정 분위기가 차갑게 가라앉지는 않는다.
  (예4)
  교사:"무슨 일 있었니?"
  학생:"늦잠 잤습니다."
  교사:"그래? 밤늦게까지 열심히 공부했나 보구나. 건강에 주의하거라."
 각별한 애정이 담긴 말만큼 좋은 느낌을 주는 것도 없다. 
애정이 담긴 말은 교사가 그 학생의 생활실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 때만 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 말로 표현되지 않는 교실의 분위기,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도 있다.
  어떤 중학교 교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수업 중 지각상습범(?)인 A가 살그머니 기어 들어왔다. 
지금까지 수도 없이 변명하고 주의를 들은 A지만 워낙 행동이 꿈적대는 모양이었다. 
교실의 분위기도 아이고 저 녀석의 지긋지긋한 지각사유가 오늘도 재방송되겠구나 하는 쪽으로 쏠렸다.
  그러나 그날 아침 B선생의 태도는 달랐다.
  "A, 지금까지 나는 너에게 지각하지 말라고 수도 없이 주의를 줬고 
너도 지각한 이유를 수도 없이 말했다. 
수도 없이 주의를 듣고도 지각을 하는 까닭이 뭐라고 생각하지? 
지각하고 또 지각하는 이유가 뭐냐고 생각하느냐 말이야."
  순간, A는 고개를 푹 숙였다. 
반 아이들의 분위기도 평소와는 상당히 달랐다.
 B선생은 조용하게 말했다.
  "A, 수도 없이 주의를 줬는데도 지각을 하는 까닭은 네가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야."
  A와 반 아이들은 깜짝 놀라는 얼굴로 선생님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B선생도 그런 분위기를 충분히 염두에 두고 말하기 시작했다.
  "......인간 이외의 동물은 음식이나 매로 길들이면 어느 정도는 길들인 사람의 생각대로 움직인다. 
이것을 가리켜 조련이라고 하지. 
개나 고양이, 원숭이, 강치나 물개, 심지어 호랑이나 사자 같은 맹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인간은 달라.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행동은 자신이 결정하지. 
다른 사람이  아무리 지시하고 명령을 내려도 자신의 태도나 행동은 스스로의 의지로 결정한다.
  A가 지각하는 것은 스스로가 지각하자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야. 
이유는 얼마든지 갖다붙일 수 있어. 
그러나 지각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너 자신이야. 
너는 자주적으로 지각이라는 행동을 선택한 거지.
  이것은 지각에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야. 
숙제를 잊고 하지 않는 것도, 공부를 게을리하는 것도 
모두 자주적으로 스스로 선택한 태도이고 행동이다.
인간이 아주 어릴 때는 부모나 선생이 자신의 모든 것을 결정해 주지. 
그 이유는 너무 어려서 아직 스스로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아는 아직 완전한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중학생은 유아와는 다르다. 
자신의  태도와 행동을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 주체성을 지니게 된다.
  주체성이 없다면 너는 내가 말한 대로 지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네가 내 말대로 행동하지 않는 까닭은 스스로 자신의 태도와 행동에 책임을 지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너는 주체성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지각한 것이다......"
  학생들은 아연한 표정으로 B선생의 지각사유를 들었다.
 B선생의 말투는 아주 덤덤했다. 
비꼬거나 야유를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태도나 행동의 주체성은 자신에게 있다. 
이 점을 깨닫고 자신의 언동을 스스로 규율하는 인간이 되기 바란다'는 심정을 절실하게 전하고 있었다.
A는 선생님의 말을 들으면서 웃고 있었지만 그것은 부끄러움을 숨기기 위한 웃음이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지각한 경험이 있다. 
지각했을 때 "네가  지각한 까닭은 너 스스로 주체적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면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반사적으로  부정한다. 
그렇게 부정을 하면서도 '역시 내가 칠칠치 못하기 때문이야'라든가 
'나는 아직 사리판단을 할 줄 모르는 인간이구나'하면서 자기의 태도와 행동을 반성한다.
그러나 지각한 학생을 앞에 두고 "왜  매일 지각을 하는 거야! 반성해!"하고 면박을 주면  
'내 입장은 생각하지도 않는군. 누군 지각하고 싶어서 하나'하고 반발하며 자기합리화로 기울기 쉽다. 
그렇게 반발하는 까닭은 자립적으로 살고자 하는 인간의 기본욕구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미묘함이라고 할 수 있다.
B선생의 예는 자립하고 싶고 하나의 당당한 인격체로 대접받고 싶다는 중학생의 
기본욕구를 어떻게 충족시켜야 하는가를 잘 보여 준다.
그후 A는 눈에 띄게 지각하는 회수가 줄어들고, 
매사에 늘쩡거리던 행동도 차츰차츰 고쳐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