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 Webster
Daddy Long Legs
키다리 아저씨께.
6월 4일
앞으로는 아주 바빠요.
열흘 후에 졸업식, 내일부터 시험, 굉장히 공부를 많이 해야 하고,
짐도 이래저래 꾸려야 하고, 바깥 세계는 너무 아름답고,
안에 틀어박혀 있는 것은 정말 괴롭기만 하답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이제 곧 여름방학이니까요.
줄리아는 여름 방학 때 외국에 갈 거래요.
이것으로 네 번째래요.
부는 공평하게 분배되어 있지 않다고들 하는데,그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샐리는 예년과 같이 애디론 댁에 가기로 했어요.
자아, 그럼 저는 올해 무엇을 할 것 같으세요?
세 번에 알아맞혀 보세요.
록 윌로우? 아닙니다.
샐리의 애디론 댁이라구요?
틀립니다.
이제 애디론 댁은 지긋지긋 해요.
작년에 완전히 기가 꺾여 버렸거든요.
그 외에는 달리 상상이 안 가세요?
아저씨는 별로 독창성이 없군요.
그럼 가르쳐 드리죠.
단 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불평하셔서는 안 돼요.
제 마음은 확실히 정해져 있다는 것을
아저씨의 비서 분께 미리 경고해 두겠어요.
저는 여름 동안 찰즈 패터슨 부인이라는 분과 함께 해안에서 지낼 거에요.
그리고 올 가을에 대학에 입학하는 그 분의 딸의 가정교사가 된답니다.
맥브라이드 씨의 댁에서 패터슨 부인과 알게 되었어요.
아주 유쾌한 분이에요.
그리고 그 집의 작은 딸에게도 국어와 라틴어를 가르치기로 되어 있어요.
그래도 제 시간은 조금은 있을 것 같구요.
그래서 한 달에 50달러나 받게 되는 거에요!
너무 액수가 많아서 놀라셨죠?
하지만 부인이 그만큼 주신다고 하셨어요.
제 입장에서는 25달러 이상은 염치가 없어서 바랄 수도 없었는데 말이죠.
9월 초에 매그놀리아(패터슨 부인이 계시는 곳)에서 일이 끝나면
남은 3주간은 록 윌로우에서 보낼 거에요.
셈플 씨 부부와 친해진 소와 말들이 너무 보고 싶어요.
어때요, 제 계획이?
점점 혼자 독립해 가고 있지요?
아저씨께서 저를 혼자 일어설 수 있게 해 주셨어요.
그리고 이젠 거의 혼자 걸어다닐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프린스턴 대학의 졸업식과 우리들의 시험이
우연히 같은 날이어서 많이 실망했어요.
샐리와 저는 졸업식에 맞춰 가려고 했는데,물론 허사가 돼 버렸죠.
안녕히 계세요, 아저씨.
즐거운 여름 보내세요.
그리고 가을에는 다음 1년을 대비해서
충분히 휴양을 취하셔서 힘을 비축 하시고 돌아오세요.
(아저씨야 말로 제게 이런 격려의 편지를 보내주셔야 하는 건데)
저로서는 아저씨가 여름을 어떻게 보내실지,
어떤 일을 하며 즐기실지 상상이 잘 안가요.
아저씨의 주변 환경을 떠올리기가 어렵거든요.
아저씨는 골프를 하시나요?
아니면 사냥? 승마? 아니면 그냥 일광욕을 즐기며 명상에 빠지시나요?
하여튼 무엇을 하시든지 즐겁게 지내세요.
그리고 주디도 잊지 마시구요.
언제까지나 당신의 주디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