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 Webster
Daddy Long Legs
키다리 아저씨께.
6월 10일
이렇게 난처한 편지를 쓰기는 처음입니다.
하지만 제가 해야 할 일을 이미 결정해 버린 후라서 이제와서 생각을 바꿀수는 없답니다.
이번 여름에 저를 유렵 여행을 보내 주시겠다니
정말로 아저씨는 다정하고 마음이 넓고, 좋은 분이시군요.
일순간 아저씨의 제안으로 너무 기뻐 흥분했어요.
하지만 차분히 다시 생각해 보니, 그 제안은 거절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교육비를 거절하고 있는 마당에, 그 대신 그 돈을 오락에 쓰다니요.
이치가 맞질 않아요!
제게 너무 여러 가지 사치를 누리게 하셔서는 안 돼요.
아저씨, 인간이란 가진 것이 별로 없을 때는
그럭저럭 아무렇지 않지만 그것들은 당연히
그의 ㅡ 아니, 그녀의
(영어란 남자와 여자로 구분해서 대명사를 사용해야 되는 군요.)것이라고
일단 생각하기 시작하면, 이제는 이미 그런 것이 없이는
살아가기가 몹시 힘들어지는 법이죠.
샐리나 줄리아와 함께 사는 것이 금욕적 철학을 가진 제게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어요.
두 사람 다 어릴 때부터 물질면에서 풍요롭게 자라왔기 때문에
행복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이고 있어요.
그 아이들은, 세상이 자기들에게 빚진 것이 있으니가
무엇이든 자기가 원하는 것은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어쩌면 그럴 지도 몰라요.
어쨌든 세상은 그들에게 진 부채를 인정하고
꼬박꼬박 반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그런데 저는 달라요.
세상은 저에게 아무것도 빚진 것이 없어요.
태어난 순간부터 이미 그랬어요.
그래서 제게는 신용 임대를 청구할 자격이 없지요.
언젠가 세상이 제게 지불을 거부할 때가 분명히 올테니까요.
너무 비유가 뒤죽박죽이군요.
하지만 제가 말씀드린 의미를 아시겠죠?
어쨌든 올 여름은 가정교사를 해서 스스로 독립해 보는 것이
저에게는 유일하고 올바른 선택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