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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ful 백 일곱번째 묵상 겔러리

Joyfule 2012. 12. 29. 08:31


Joyful 백 일곱번째 묵상 겔러리    

 
 존재감 확인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발전하는 세상에 사는 노인들은
거기에 함께 보조를 맞추지 못해 소외감과 상실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
우리가 자랄때에 비해서 어린아이들도 얼마나 아는 것이 많고 똑똑한지....
내 친구중엔 자녀들도 모두 훌륭하게 키워내고
전국규모의 모 단체에서 회장도 지낸 인텔리이지만 
교회에서 청년들 세미나 하는 중에 강사가 하는 말을 듣고 
와하하하 하고 청중들이 웃었는 데 
자신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해 멀뚱하게 있었다며 세대간의 차이를 실감한다고 했다.
"인터넷을 하세요 그럼 변화하는 세상물정에 밝게 되요."
그랬더니 컴퓨터를 한다는 것에 겁이 난다면서
"나는 세탁기 돌리는 것만도 장하게 생각해요." 라고 한다.
나이가 많아지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변화를 겁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나도 카메라를 바꿨을 때 사용법을 숙지하는 일에 겁을 내고
거의 한 달동안 쇼파 한쪽 귀퉁이에 팽개치듯 놓고 
그것을 볼때마다 밀린 과제물을 보듯 했으니 말이다.
요즘 지하철에서 보면 어른 아이 할것 없이 모두들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고 있다.
아이들은 즐겁게 활용하느라고, 어른들은 사용방법을 숙지하느라고....
편리를 위해서, 또는 시대감각에 맞춰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그러면서 존재감을 확인하는 것 아닌가 싶다.
우리 교회에 나보다 연세가 많은 권사님이 계시다
집에서도 편한 옷을 입지 않고 단정한 옷차림을 하시고
예배드릴때도 항상 꼿꼿이 앉아서 예배드리며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는 분이다
그럼에도 세월을 이길 수 없는 지 2년전부터 치매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신도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하면서도 아닌 척 하신다.
"여전도회 친목모임이 있으니 내일 몇시까지 교회로 오세요"
라고 몇 번 확인시켜도 안 오시고는 
난 몰랐다고.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았다고 서운해 하신다.
두어달 전부터 오후 6시에서 7시 사이에 그 권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권사님 오늘 교회 가는 날이에요?"
"아니요. 오늘은 월요일이니까 예배안드려요."
"아, 난 생각이 안나서.... 권사님이 엄마같아서 물어본다."
"집사님들은(아들.며느리)아직 퇴근 안했어요?"
"네~ "
"저녁 식사는 하셨어요?"
"아직요."
"시장하실텐데 먼저 드시지요."
"애들 오면 함께 먹을려고요."
항상 똑같은 레파토리이다.
그런데 꼭 교회에 예배가 없는 날만 전화가 온다.
처음엔 똑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통화가 귀찮았지만
이런 마음은 예수님이 기뻐하실 마음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아들 며느리 출근하고, 손자들 학교에 가고, 온종일 혼자 계시니
대화를 나눌 사람도 없고, 마치 외로운 섬에 고립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이렇다 할 취미도 없고, 성격상 아무나 좋아하지 않아 경로당이나 복지관 같은 데도 안가신다. 
해가 지고 어둑해지면 너무 쓸쓸하여 존재감 확인을 위해서 전화하는 것 아닌가 싶다.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마태복음 25:36~45)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
그 모습이 언젠가 나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그분을 주님처럼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친절하게
할수 있는 대로 더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겠다고 다짐한다.
고령화 시대가 되었는데 누가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