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균 수필 연재 - 살포 목성균 수필 연재 - 살포 지금은 없어졌지만, 농부가 늙어서 드는 농사 연장에 살포라는 것이 있었다. 물꼬 보는 데 쓰는 연장인데 긴 자루 끝에 손바닥 크기의 납작하게 날이 선 네모진 삽이 달렸다. 언뜻 보면 창 같다. 실제로 장비처럼 전의(戰意)가 충천해서 고샅을 내닫는 늙은..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1.12.05
목성균 수필 연재 - 사기등잔 목성균 수필 연재 - 사기등잔 시골집을 개축할 때, 헛간에서 사기등잔을 하나 발견했다. 컴컴한 헛간 구석의 허섭스레기를 치우자 그 속에서 받침대 위에 오롯이 앉아 있는 하얀 사기등잔이 나타났다. 등잔은 금방이라도 발간 불꽃을 피울 수 있는 조신한 모습이었다. ‘당신들이 ..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1.12.03
목성균 수필 연재 - 부엌궁둥이에 등을 기대고 부엌궁둥이에 등을 기대고 - 목성균 고향의 초가삼간은 동향집이었다. 망종(亡種) 무렵, 앞산 유지봉 위로 해가 떠오르면 동향집은 해일(海溢)같이 쏟아지는 햇살에 어뢰를 맞은 함정처럼 여지없이 침몰했다. 떠오르기 전에 아버지는 침몰하는 함정의 함장처럼 결연하게 “어서 ..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1.12.01
목성균 수필 연재 - 그리운 시절 그리운 시절 - 목성균 그리운 시절들은 다 여름에 있다. 여름이 젊음의 계절이기 때문인지 모른다. 성장만 하면 되는 여름은 무모하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존재의 치열한 향일성(向日性)들은 아픔도 모르고 세포분열에 주력한다. 아, 그리운 시절, 그 여름날들. 산그늘 진 갈..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1.11.30
목성균 수필 연재 - 누비 처네 누비 처네 - 목성균 아내가 이불장을 정리하다 오래된 처네 포대기를 찾아냈다. 한 편은 초록색 한편은 주황색 천을 맞대고 얇게 솜을 놓아서 누빈 것으로 첫 애 진숙이를 낳고 산 것이니까 40여 년 가까이 된 물건이다. 낡고 물이 날라서 누더기 같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시골에서..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1.11.29
허생전, 조선 18세기 풍자 단편 소설 허생전, 조선 18세기 풍자 단편 소설 허생전(許生傳), 諷刺 小說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의 <열하일기(熱河日記)> 中 "옥갑야화(玉匣夜話)" 허생은 묵적골(墨積洞)에 살았다. 곧장 남산(南山) 밑에 닿으면, 우물 위에 오래된 은행나무가 서 있고, 은행나무를 향하여 사립문이 열렸는데, 두어 칸 초..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1.01.15
(에세이) 배 필(配匹) - 목성균 배 필(配匹) - 목성균 강화도 최북단 철산리 뒷산에 있는 180오피는 임진강과 예성강, 한강 하구의 질펀한 해협이 굽어보이는 돈대 위에 있다. 대원군의 쇄국정책을 위해서 흑색 쾌자를 입고 돼지털 벙거지를 쓴 병졸들이 창을 들고 불란서 함대와 맞서 있었음직한 곳이다. 43년 전, ..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05.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