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相思) - 김남조 상사(相思) - 김남조 언젠가 물어보리 기쁘거나 슬프거나 성한 날 병든 날에 꿈에도 생시에도 영혼의 철사줄 윙윙 울리는 그대 생각, 천 번 만 번 이상하여라 다른 이는 모르는 이 메아리 사시사철 내 한 평생 골수(骨髓)에 전화(電話) 오는 그대 음성, 언젠가 물어보리 죽기 전에 단 한 번 물어보리 그대..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16
가을 안에서 우리는 *◐* 가을 안에서 우리는 *◐* 가을은 사랑의 집입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더 깊이 사랑하게 됩니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사랑을 찾아 길을 나서고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더 애타게 사랑하게 됩니다 가을은 진실의 집입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더욱 진실해집니다 단풍잎을 말갛게 비추는 햇살..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15
시월 - 황동규 시월 - 황동규 내 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석양이 짙어가는 푸른 모래톱 지난날 가졌던 슬픈 여정들을, 아득한 기대를 이제는 홀로 남아 따뜻이 기다리리 지난 이야기를 해서 무엇하리 두견이 우는 숲 새를 건너서 낮은 돌담에 흐르는 달빛 속에 울리던 목금소리 목금소리 목금소리 며칠내 바람이 싸..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12
오늘 - 유안진 오늘 - 유안진 어느 날의 내게는 오직 어제만이 있었다 또 어느 날의 내게는 내일만이 있고 싶었다 등뒤의 풍경 같은 지난날이여 배경처럼 흐르는 아픈 가락이여 얼마나 나는 행진가를 부르며 부풀고 싶었으랴마는 어제도 내일도 아닌 서로가 싸늘히 그늘을 드리운 자리 合自然의 오늘은 그 한때 쓰디..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11
가을 햇볕에 - 김남조 가을 햇볕에 - 김남조 보고 싶은 너 가을 햇볕에 이 마음 익어서 음악이 되네 말은 없이 그리움 영글어서 가지도 휘이는 열매, 참다 못 해 가슴 찢고 나오는 비둘기떼들, 들꽃이 되고 바람 속에 몸을 푸는 갈숲도 되네 가을 햇볕에 눈물도 말려야지 가을 햇볕에 더욱 나는 사랑하고 있건만 말은 없이 기..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10
갈대 - 신경림 갈대 -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09
두 사람만의 아침 - 류시화 두 사람만의 아침 - 류시화 나무들 위에 아직 안개와 떠나지 않은 날개들이 있었다 다하지 못한 말들이 남아 있었다 오솔길 위로 염소와 구름들이 걸어왔지만 어떤 시간이 되었지만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사람과 나는 여기 이 눈을 아프게 하는 것들 한때 한없이 투명하던 것들 기억 저편에 모여..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08
별까지는 가야 한다 - 이기철 별까지는 가야 한다 - 이기철 우리 삶이 먼 여정일지라도 걷고 걸어 마침내 하늘까지는 가야 한다 닳은 신발 끝에 노래를 달고 걷고 걸어 마침내 별까지는 가야 한다 우리가 깃들인 마을엔 잎새들 푸르고 꽃은 칭찬하지 않아도 향기로 핀다 숲과 나무에 깃든 삶들은 아무리 노래해도 목 쉬지 않는다 사..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07
백만번 산 고양이 - 사노 요코 (그림책) 백만 번 산 고양이 | 원 게시물을 보시면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Lost sheep / Sigmund Groven ▨ 백만 번 산 고양이 - 100만 년 동안이나 죽지 않은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100만 번이나 죽고서도, 100만 번이나 다시 살아났던 것입니다. 멋진 호랑이 같은 얼룩고양이였습니다. 100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그 고..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06
가을 날 - 라이너 마리아 릴케 가을 날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드리우시고 들판 위엔 바람을 놓아 주십시오. 마지막 열매들이 영글도록 명하시어, 그들에게 이틀만 더 남극의 따뜻한 날을 베푸시고, 완성으로 이끄시어 무거운 포도 송이에 마지막 단..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05
가을빛 - 이해인 가을빛 - 이해인 가을엔 바람도 하늘 빛이다.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주고 받는 말들도 기도의 말들도 모두 너무 투명해서 두려운 가을 빛이다. 들국화와 억새풀이 바람속에 그리움을 풀어헤친 언덕길에서 우리 모두 말을 아끼며 깊어지고 싶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04
그 빈자리 - 유 하 그 빈자리 - 유 하 미류나무 앙상한 가지 끝 방울새 한 마리 앉았다 날아갑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바로 그 자리 방울새 한 마리 앉았다 날아갑니다 문득 방울새 앉았던 빈 자리가 우주의 전부를 밝힐 듯 눈부시게 환합니다 실은, 지극한 떨림으로 누군가를 기다려온 미류나무 가지의 마음과 단 한 번..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03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막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03
가을 유서 - 류시화 가을 유서 - 류시화 가을에는 유서를 쓰리라 낙엽되어 버린 내 시작 노트 위에 마지막 눈 감은 새의 흰 눈꺼풀 위에 혼이 빠져 나간 곤충의 껍질 위에 한 장의 유서를 쓰리라 차가운 물고기의 내장과 갑자기 쌀쌀해진 애인의 목소리 위에 하룻밤새 하얗게 돌아서 버린 양치식물 위에 나 유서를 쓰리라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