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에 쓰는 편지 - 애너벨리 겨울밤에 쓰는 편지 - 애너벨리 깊은 밤 겨울에 깊음으로 자리를 잡고 한 통의 편지를 써봅니다. 헤아리기 어려운 밤하늘의 별들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그리움을 어둔 밤하늘에 풀어 헤치며 멀고 먼 은하수 너머에 있을지 모르는 당신의 형상을 찾아 마음을 적어봅니다. 겨울도 깊어서 누군가에게는 기..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2.05
안개 속에서 - 헤르만 헷세 안개 속에서 - 헤르만 헷세 안개 속을 헤매면 이상하여라 숲이며 돌은 저마다 외로움에 잠기고 나무도 서로가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다 혼자다. 나의 인생이 아직 밝던 시절엔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건만 이제는 안개가 내리어 보이는 사람 하나도 없다. 어쩔 수 없이 조용히 모든 것에서 사람을 떼..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2.04
겨울 노래 - 이해인 겨울 노래 - 이해인 끝없는 생각은 산기슭에 雪木으로 서고 슬픔은 바다로 치달려 섬으로 엎드린다 고해소에 않아 나의 참회를 기다리는 은총의 겨울 더운 눈물은 소리없이 눈밭에 떨어지고 미완성의 노래를 개켜 들고 훌훌히 떠난 자들의 마을을 향해 나도 멀리 갈길을 예비한다 밤마다 깃발 드는 예..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2.03
대화 - 원태연 대화 - 원태연 저 끝엔 뭐가 있을까 저 끝엔 길이 있겠지 그럼 그 끝엔 뭐가 있을까 그 끝에도 길이 있겠지 그렇다면 그 끝이 끝나는 그곳엔 편히 쉴 곳이 있을까 글쎄 그 끝이 끝나는 그 곳까지 가기엔 니 생각이 너무 무겁지 않겠니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2.02
겨울 초대장 - 신달자 ♧ 겨울 초대장 - 신달자 ♧ 당신을 초대한다. 아름다운 눈을 가진 당신. 그 빛나는 눈으로 인생을 사랑하는 당신을 초대한다. 보잘 것 없는 것을 아끼고 자신의 일에 땀 흘리는, 열심히 쉬지 않는 당신의 선량한 자각을 초대한다. 행복한 당신을 초대한다. 가진 것이 부족하고 편안한 잠자리가 없어도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2.01
* 낙엽 한 장 - 오광수 * * 낙엽 한 장 - 오광수 * 나릿물 떠내려온 잎 하나 눈에 띄어 살가운 마음으로 살며시 건졌더니 멀리 본 늦가을 산이 손안에서 고와라.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1.30
roses - Pierre de Ronsard roses - Pierre de Ronsard 장 미 - 피에르 드 롱사르 저물녘에 따 모은 이 꽃들 손수 엮어 꽃다발 만들어 당신께 보내드립니다. 내일 아침이면 이 꽃들 다 시들어 꽃잎들 땅위에 이리저리 떨어지리니. 이것을 분명한 보기 삼아 알기 바라나니 당신의 아름다움 지금 더없이 꽃 같으나 이들처럼 시들어 머지않아..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1.29
밤바다에서 - 박재삼 밤바다에서 - 박재삼 누님의 치맛살 곁에 앉아 누님의 슬픔을 나누지 못하는 심심한 때는 골목을 빠져 나와 바닷가에 서자. 비로소 가슴 울렁이고 눈에 눈물 어리어 차라리 저 달빛 받아 반짝이는 밤바다의 진정할 수 없는 괴로운 꽃비늘을 닮아야 하리. 천하에 많은 할 말이, 천상의 많은 별들의 반짝..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1.28
누군가 다시 만나야 한다면 - 원태연 누군가 다시 만나야 한다면 - 원태연 다시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면 여전히 너를 다시 누군가를 사랑해야 한다면 당연히 너를 다시 누군가를 그리워해야 한다면 망설임 없이 또 너를 허나 다시 누군가와 이별을 해야 한다면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한다면 두번 죽어도 너와는...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1.27
바람의 말 - 마종기 바람의 말 -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 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1.26
세 월 - 류시화 세 월 - 류 시화 > 세 월 - 류시화 강물이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네 저물녘 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홀로 앉아 있을 때 강물이 소리내어 오는 소리를 나는 들었네 그대를 만나 내 몸을 바치면서 나는 강물보다 더 크게 울었네 강물은 저를 바다에 잃어 버리는 슬픔에 울고 나는 그대를 잃어버리는 슬..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1.25
슬픔을 버리다 - 마경덕 슬픔을 버리다 - 마경덕 나는 중독자였다 끊을 수 있으면 끊어봐라, 사랑이 큰소리쳤다 네 이름에 걸려 번번이 넘어졌다 공인된 마약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문 앞에서 서성이다 어두운 골목을 걸어 나오면 목덜미로 빗물이 흘렀다 전봇대를 껴안고 소리쳤지만 빗소리가 나를 지워버렸다 늘 있었고 어..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1.24
떨어지는 것은 눈부시다 - 곽경효 떨어지는 것은 눈부시다 - 곽경효 떨어지는 것이 눈부신 까닭은 쓸쓸한 저녁이 있기 때문이다 화들짝 피었던 영산홍 꽃잎이 그림자를 지우며 지상으로 곤두박질 칠 때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햇빛 속으로 사라질 때 가을걷이를 끝낸 논바닥에 한 움큼의 이삭이 노을 속에서 혼자 젖고 있을 때..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1.22
낙엽 - 프레베르 낙엽 - 프레베르 기억하라 우리 행복했던 꿈 같은 시절을 그때 태양은 더 뜨거웠고 우리의 인생은 아름답기 그지없었지 낙엽은 삽 속에 쓸려 담겨지는데 나는 조금도 잊지 않았지 낙엽은 삽 속에 쓸려 담겨지는데 추억도 후회도 쓸려 담겨지는데 북풍은 그 모든 것을 망각의 싸늘한 어둠 속으로 싣고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1.20
가을에는 기차를 타고 - 김 춘경 가을에는 기차를 타고 - 김 춘경 또 가을이 왔습니다 지난 가을엔 깨우지 못했던 영혼의 종소리를 들으며 혼자서 기차 여행을 하고 싶었습니다 삶의 조각들이 차창에서 신음을 하며 두 눈에 부딪혀 와도 그 가을이 아름다울 꺼라 생각했습니다 고단했던 마음들을 달래며 그렇게 달리는 기차에 부서지..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