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 우종영 *◐*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 우종영 *◐* 사람들은 말한다, 사람사이에 느껴지는 거리가 싫다고. 하지만 나는 사람과 사람사이에도 적당한 간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오로지 혼자 가꾸어야 할 자기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떨어져 있어서 빈 채로 있는 그 여백으로 인해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1.01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 용혜원 ::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 용혜원 ::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 자판기 커피를 조금씩 조금씩 꼭꼭 씹어 먹고 싶을 때가 있다 떠나고 싶다 모든것을 뒤로 하고 떠나고 싶다 아무리 조금씩 마셔도 바닥을 드러내는 커피 처럼 내 삶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갈증이 느껴진다 목줄기부터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31
夢魂 (꿈속의 넋) - 李玉峰 夢魂 (꿈속의 넋) - 李玉峰 近來安否問如何(근래안부문여하) 님이시여 요즘 어떠신지요 月到紗窓妾恨多(월도사창첩한다) 창문에 달 비치면 새록새록 님 그리워 若使夢魂行有跡(약사몽혼행유적) 꿈 가는길 발자국 남기기로 하자면 門前石路半成砂(문전석로반성사) 님의 집 문앞 돌길 반은 모래 되었을..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31
사랑으로 가는 길은 지름길이 없었다 - 황라현 사랑으로 가는 길은 지름길이 없었다 - 황라현 한 사람 생각 안에 가부좌 틀고 앉으니 가슴 둔덕에, 북 소리 요란하였고 그리움의 분비물에서 느껴지는 체취에 밤을 보듬고 뒹굴다가 부시시 눈 비비며 아침을 맞아도 거뜬하였었다 빈손에서 무엇을 마구 만들어내는 마술사처럼 옹알이들을 자꾸 만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30
♤.시월의 편지 - 목필균詩人 ♤.시월의 편지 - 목필균詩人 깊은 밤 별빛에 안테나를 대어놓고 편지를 씁니다 지금, 바람결에 날아드는 풀벌레 소리가 들리느냐고 온종일 마음을 떠나지 못하는 까닭 모를 서글픔이 서성거리던 하루가 너무 길었다고 회색 도시를 맴돌며 스스로 묶인 발목을 어쩌지 못해 마른 바람 속에서 서 있는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29
가을에는 - 김종원 가을에는 - 김종원 하늘도 쓸쓸하여 가을을 불렀나보다 이 세상에 사랑하는 이, 이별하는 이 모두 깊고 넓은 마음 가지라고 저리도 높고 넓은 가을을 불렀나보다 무슨 열매의 알맹이처럼 빠알간 햇살도 한 세상의 풍경을 책임지던 나뭇잎 하나의 떨어지는 순간 놓히지 말고 잘 비추어주라고 하늘이 불..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28
가을의 노래 - 김재규 가을의 노래 - 김재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떠나지는 않아도 황혼마다 돌아오면 가을이다 사람이 보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편지를 부치러 갔다가 집에 돌아와보니 주머니에 그대로 있으면 가을이다 가을에는 마음이 거울처럼 맑아지고 그 맑은 마음결에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떠 보낸..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27
길 위에서 - 곽재구 길 위에서 - 곽재구 산을 만나면 산을 사랑하고 강을 만나면 강을 사랑하지 꽃이 많이 핀 아침을 만나면 꽃향기 속에서 너에게 편지를 쓰지 언덕 위에선 노란 씀바퀴꽃 하모니카를 불고 실눈썹을 한 낮달 하나 강물 속 오래된 길을 걷지 별을 만나면 별을 깊게 사랑하고 슬픔을 만나면 슬픔을 깊게 사..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26
[에세이] 마른꽃 향기 - 유경환 마른 꽃 향기 - 유경환 편지 한 통을 받았다. 글씨는 한 자도 없고 마른 꽃 쑥부쟁이 한 가지가 들어 있다. 바스스 부서질 것 같은 꽃대. 무슨 수수께끼 같기도 하고, 스무고개 암시 같기도 한데, 아무리 갸웃거려도 보낸 이가 누군지 짐작이 안 되었다. 쑥부쟁이라니……. 대학생 시절 농촌 계몽 행사에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24
물 위를 걸으며 - 정호승 물 위를 걸으며 - 정호승 물 속에 빠져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고 물 위를 걸으면 물 속에 발이 빠지지 않는다 물 속에 빠져 한마리 물고기의 시체가 되어도 좋다고 생각하고 물 위를 걸으면 물 속에 무릎이 빠지지 않는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여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주어진 물 위를 걸어가는 이 짧..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22
노란 종달새의 기도 노란 종달새의 기도 (수우족) 바람 속에 당신의 목소리가 있고.. 당신의 숨결이.. 세상 만물에게 생명을 줍니다.. 나는 당신의 많은 자식들 가운데 작고 힘없는 아이입니다.. 내게 당신의 힘과 지혜를 주소서... 나로 하여금.. 아름다움 안에서 걷게 하시고.. 내 두 눈이 오래도록 석양을 바라볼 수 있게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21
몹쓸 동경 - 황지우 몹쓸 동경 - 황지우 그대의 편지를 읽기 위해 다가간 창은 至福이 세상에 잠깐 새어들어오는 틈새 영혼의 인화지 같은 것이 저 혼자 환하게 형광한다. 컴퓨터, 담뱃갑, 안경, 접어둔 畵集 등이 공중에 둥둥 떠다니고, 천장에서, 방금 날아간 새 깃털이 내려왔다. 이데올로기가 사라지니까 열광은 앳된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20
낙엽끼리 모여 산다 - 조병화(趙炳華) 낙엽끼리 모여 산다 - 조병화(趙炳華) 낙엽에 누워 산다 낙엽끼리 모여 산다 지나간 날을 생각지 않기로 한다 낙엽이 지는 하늘가 가는 목소리 들리는 곳으로 나의 귀는 기웃거리고 얇은 피부는 햇볕이 쏟아지는 곳에 초조하다 항시 보이지 않는 곳이 있기에 나는 살고 싶다 살아서 가까이 가는 곳에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19
10월 - 기형도 10월 - 기형도 흩어진 그림자들, 모두 한곳으로 모이는 그 어두운 정오의 숲속으로 이따금 나는 한 개 짧은 그림자가 되어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쉽게 조용해지는 나의 빈 손바닥 위에 가을은 둥글고 단단한 공기를 쥐어줄 뿐 그리고 나는 잠깐 동안 그것을 만져볼 뿐이다 나무들은 언제나 마지막이라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18
추풍에 부치는 낙옆 - 노천명 추풍에 부치는 낙옆 - 노천명 가을 바람이 우수수 불어옵니다. 신이 몰아오는 빈 마차소리가 들려옵니다. 웬일입니까 내가슴이 써-늘하게 샅샅이 얼어듭니다. 인생은 짧다고 실없이 옮겨본노릇이 오늘아침 이말은 내가슴에다 화살처럼 와서 박혔습니다. 나는 아파서 몸을 추설수가 없습니다. 황혼이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