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익 칼럼]사랑을 지닌 사람들 [엄상익 칼럼]사랑을 지닌 사람들 초여름 땡볕이 주차장 마당 위로 뜨겁게 쏟아지고 있었다. 거무죽죽한 아스팔트 바닥 위에서 화사한 파란색의 드레스를 입은 삼십대의 아름다운 여자가 금빛 플루트로 '아베마리아'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맑고 투명한 소리가 뜨거워지는 공기를 타고 인.. ━━ 지성을 위한 ━━/column 2018.05.12
병아리 예비검사의 허약한 의식 병아리 예비검사의 허약한 의식 사법시험으로 법조인을 뽑던 시절 고시 면접관을 한 적이 있었다. 재판을 하듯 면접관 세 명이 장래 판사나 검사 또는 변호사가 되겠다는 사람들의 인격을 심사하는 자리였다. 가운데 서울법대교수와 원로판사 그리고 변호사인 내가 면접 시험관이었다. .. ━━ 지성을 위한 ━━/column 2018.05.10
진실이 두 개라는 법관의 위선 [엄상익 칼럼] 진실이 두 개라는 법관의 위선 평생을 법관생활을 해 온 이웃의 선배변호사와 점심시간 법률사무소들이 들어있는 빌딩 지하의 작은 밥집에서 만났다. 얼큰한 동태탕과 오징어 볶음을 시켜 밥을 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내가 판사를 하던 시절은 변호사가 .. ━━ 지성을 위한 ━━/column 2018.05.01
출세욕 - 엄상익 출세욕 미세먼지가 빌딩사이의 허공에 안개같이 가득 차 있다. 노년의 한적한 일요일 오후 세 시경이다. 나는 ‘TV다시보기’에서 지나간 드라마를 보고 있다. 팔십대의 고교은사가 전화로 ‘미스티’라는 드라마가 재미있다고 보라고 했다. 팔십대의 스승과 육십대 중반을 넘긴 제자는 .. ━━ 지성을 위한 ━━/column 2018.04.28
브라질 여인이 본 한국 브라질 여인이 본 한국 엄상익 변호사 [일요신문] 한 달 동안 남미의 여러 나라를 다녀왔다. 브라질 코파카바나 해변의 밤낮이 재미있었다. 대낮의 백사장은 비키니 미녀들의 소유다. 어둠이 내리면 노숙자들이 따뜻해진 모래에 몸을 묻고 잠을 청했다. 도시 리우의 외곽은 수십만이 사는.. ━━ 지성을 위한 ━━/column 2018.04.25
마지막 챕터 - 엄상익 [엄상익 칼럼] 마지막 챕터 지하철 2호선 교대역 앞을 걸어갈 때 였다.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나의 팔을 살짝 건드리면서 “할아버지”하고 불렀다. 돌아보니 삼십대 말쯤 되어 보이는 남자가 손에 든 이어폰을 내게 주면서 말했다. “할아버지, 조금 전에 주머니에서 이어폰이 떨어졌어.. ━━ 지성을 위한 ━━/column 2018.04.18
성조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 작성자 엄상익 성조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 이명박 대통령시절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원로 언론인들을 만난 적이 있었다. 막걸리 잔이 돌고나서 한 원로 언론인이 이렇게 말을 시작했다. “우리는 노예근성을 없애야 해요. 무슨 일만 터지면 미국의 눈치를 보는 게 노예근성 아니고 .. ━━ 지성을 위한 ━━/column 2018.04.17
짜장면 배달 소년의 꿈 엄상익변호사 짜장면 배달 소년의 꿈 화면에는 길가에 서 있는 가난하고 수염이 덥수룩한 육십 대의 남자가 나온다. 머리위의 듬성듬성 한 백발이 겨울의 시든 풀 같이 쓸쓸해 보인다. 그는 세상에서 실패했다. 하던 사업이 부도가 나서 가족과 함께 인생의 밑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무.. ━━ 지성을 위한 ━━/column 2018.04.15
마지막 챕터 [엄상익 칼럼] 마지막 챕터 지하철 2호선 교대역 앞을 걸어갈 때 였다.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나의 팔을 살짝 건드리면서 “할아버지”하고 불렀다. 돌아보니 삼십대 말쯤 되어 보이는 남자가 손에 든 이어폰을 내게 주면서 말했다. “할아버지, 조금 전에 주머니에서 이어폰이 떨어졌어.. ━━ 지성을 위한 ━━/column 2018.04.13
출세욕 [엄상익 칼럼] 출세욕 미세먼지가 빌딩사이의 허공에 안개같이 가득 차 있다. 노년의 한적한 일요일 오후 세 시경이다. 나는 ‘TV다시보기’에서 지나간 드라마를 보고 있다. 팔십대의 고교은사가 전화로 ‘미스티’라는 드라마가 재미있다고 보라고 했다. 팔십대의 스승과 육십대 중반.. ━━ 지성을 위한 ━━/column 2018.04.12
진실이 두 개라는 법관의 위선 [엄상익 칼럼] 진실이 두 개라는 법관의 위선 평생을 법관생활을 해 온 이웃의 선배변호사와 점심시간 법률사무소들이 들어있는 빌딩 지하의 작은 밥집에서 만났다. 얼큰한 동태탕과 오징어 볶음을 시켜 밥을 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내가 판사를 하던 시절은 변호사가 .. ━━ 지성을 위한 ━━/column 2018.04.11
거짓말 하는 사회 [엄상익 칼럼] 거짓말 하는 사회 점심시간 무렵이었다. 나의 법률사무소로 고교동기인 친구가 그 형과 함께 법률상담을 하러왔다. “토지매수인이 골프장을 만드는데 그 일부 귀퉁이에 있는 우리 임야가 필요하다고 해서 사놓고 지금에 와서는 허가가 떨어지지 않았으니까 계약이 무효.. ━━ 지성을 위한 ━━/column 2018.04.09
북한의 국교 [엄상익 칼럼] 북한의 국교 북한법률들을 소개하는 책을 쓴 적이 있다. 자료를 구하는 과정에서 북한에서 발행되는 여러 책들을 읽고 사람도 만났다. 주체사상이라는 책을 얼핏 본 적이 있다. 경전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성경속의 하나님 자리에 ‘인민대중’을 집어넣은 것 같았다. 국.. ━━ 지성을 위한 ━━/column 2018.04.05
따뜻한 재벌가 [엄상익 칼럼] 따뜻한 재벌가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법과대학의 친구들이 저녁을 함께 했다. 대부분이 정년퇴직을 했다. 대학시절 우리는 사회를 향해서 흐르기 시작한 산골짜기의 물방울이었다. 그 물방울이 긴 인생의 강줄기를 따라 바다 근처의 하류에서 빙빙 돌고 있다. 한 생을 다.. ━━ 지성을 위한 ━━/column 2018.04.03
고독연습 [엄상익 칼럼] 고독연습 토요일 오후 2시 나는 지하철역의 경노석에 앉아 자그마한 독서수첩을 읽고 있었다. 책을 읽다가 마음에 다가오는 구절들을 기록하고 소가 되새김을 하듯 이따금씩 다시 보아왔다. 그래야 영혼 깊숙이 각인이 됐다. “그게 뭡니까?” 바로 옆에 있던 등산복 차림.. ━━ 지성을 위한 ━━/column 2018.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