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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훈련을 하면서

Joyfule 2015. 2. 5. 19:21

 

 

기도 훈련을 하면서

 

 

필자가 충주 영성학교에서 기도훈련을 하기 전까지는 토요일을 가장 좋아했다. 왜냐면 토요일은 필자가 구내식당에 일하러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후가 되면 느긋하게 금강수계를 따라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을 즐기러 떠나곤 했다. 그러나 작년 10월말 갑자기 충주로 오게 되면서부터 낭만을 즐기던 그 시절(?)이 과거사가 되어 버렸다. 이제는 월요일이 가장 좋다. 수요일 저녁부터 훈련생들이 들이닥치지 시작하면 우리 부부의 개인시간은 없다.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훈련생들이 들락 달락한다. 그러다가 주일이 되면 예배를 드리고 축출기도를 하고 친교를 나누다가, 저녁을 먹고 나서 각자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배웅하면서 다시 주변이 고요해진다. 그러나 나흘이 넘게 쉬지 못했던 몸은 점점 파김치가 되어버렸다.

 

월요일 아침이 되면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지만 정적만이 흐른다. 아무도 없는 예배당에 혼자 남아, 새벽이 가깝게 찬양과 기도를 하고 성경을 읽으면서 하나님과 깊은 친교를 즐기던 아내는 아침이 되자 달콤한 잠에 빠져 있고, 필자는 아침기도가 끝나면 연탄을 갈러나가면서 홀가분한 일상을 누리기 시작한다.

 

필자가 원치 않게,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기도 코칭을 하게 되면서 악역을 도맡게 되었다. 악역이란 다름 아닌 사람들에게 귀신이 잠복해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과, 안일한 신앙생활을 반복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옥에 간다는 사실을 통보하는 일이다. 귀신의 잠복을 통보받은 사람들은 두려움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귀신에 대한 공포를 가진 채 살아왔는데, 자신 안에 귀신이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하겠다는 눈치이다. 그래서 필자는 암 진단을 통보해주는 의사가 된 심정이다. 그러나 의사들은 그 일을 하며 돈을 벌고 명예를 쌓지만, 필자는 해결해주어야 하는 무거운 책임만을 짊어져야 한다.

 

또한 지옥에 간다는 말을 하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글을 읽는 사람들은 교회를 오랫동안 다니고 있는 크리스천일 게다. 그러나 그동안 다닌 교회의 목사들에게서 지옥에 간다는 말을 결코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거꾸로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기쁜 소식만을 수도 없이 들어왔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성경말씀대로 영혼의 거처를 직설법으로 말해준다. 이러한 필자의 말투를 가지고, 어떤 분은 돌 직구를 던진다는 말을 하곤 한다. 필자에게서 귀신이 있다고 통보받는 것보다 더 듣기 싫은 말이 지옥에 간다는 말일 것이 틀림없다. 필자가 어떻게 하다가 그 누구도 하기 싫어하는, 악역을 도맡아 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그 이유는 필자의 신분이 하나님의 종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영혼이 지옥에 갈 수 밖에 없는 데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잊고 있다가 심판대 앞에서 알게 된다면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 그래서 필자는 이 땅에서 기회가 남아있을 때에, 그 사실을 알려주고 싶을 뿐이다.

 

그러나 필자의 마음을 알아주는 이들은 거의 없다. 그보다는 필자가 야속하게 느껴질 것이 분명하다. 필자가 굳이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직설화법을 사용하는 이유는 충격을 받아서 회심하기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그러나 악역을 맡은 필자의 마음이 상쾌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또한 하기 싫은 말이 더 있다. 훈련받으러 온 학생에게 그냥 짐 싸서 돌아가라는 말이다. 그런 사람은 두 부류가 있다. 한 부류는 필자의 코칭 방식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는 사람이고, 다른 한 부류는 혹독하게 기도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스스로 찾아 온 게 아니고 다른 사람의 손에 이끌려서 온 사람이다. 물론 세상에서 해결할 수 없는 답답한 문제가 있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혹독하게 기도하고 싶지 않아서 핸드폰이나 만지작거리는 이도 있고, 자신 안에 있는 귀신을 스스로 해결 하수 있는데 하면서, 그동안 쌓아올린 신앙의 연륜이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어서인지 자존심이 상하는 걸 참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에게는 한두 번 경고를 주고 나서도 고치려는 의사를 보이지 않는다면 돌아가라고 한다. 필자의 말을 들은 이들은 벌레 씹은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아마 되돌아가면 이쪽을 보고 오줌도 누고 싶지 않을 거라는 결심을 다질 지도 모른다.ㅎㅎ

 

필자가 석 달 전에 이곳에 오기 전에는, 악역을 맡아하는 입장에 놓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러나 선택의 여지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필자의 말에 상처를 받고, 억울해서 이를 갈고 있을 지도 모르지만 애써 개의치 않으려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칭찬받고 대접을 받을 때보다, 필자의 영혼이 안전할 거라는 말로 스스로 위안을 삼고 있다.

 

필자가 하소연을 하는 투로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필자가 조금이라도 악역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 예기치 못하게 악담(?)을 들었다고 할지라도 마음에 너무 담아두지 말라는 의미에서이다. 필자는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편견이 없으며 나쁜 감정은 결코 없다. 그러므로 필자에게서 서운한 말을 들었다고 할지라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기 바란다. 설령 필자의 진단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한쪽 귀로 듣고 그냥 흘려보내시기를 바란다. 그리고 더 좋은 목자를 만나서, 훌륭한 가르침을 받아 삶과 영혼에 풍성히 열매는 맺었으면 한다. 필자가 많은 얘기를 하다 보니 실수할 때도 있고, 부족하고 연약한 인간인지라 혹시라도 잘못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뒷담화를 하거나 혼자 삭히면서 힘들어하기보다, 필자에게 솔직하게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가랑비가 오락가락하는 한가한 월요일 오후가 되면서 긴장이 풀려서인지,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오기에 생각의 흐름을 따라 적어 내려가 보았다. 하나님이 필자에게 보내준 모든 분들이 천국에서 가까운 이웃으로 살기 바라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ㅎㅎ

 출처 : 다음카페 크리스천 영성학교, 글쓴이 쉰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