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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성목회칼럼 91. 아름다운 가을이여…

Joyfule 2007. 11. 20. 00:11
 
김지성목회칼럼 91. 아름다운 가을이여…        

계절도 취향에 따라 바뀌나 봅니다.  
어린 시절 특히 틴에이저 시절에는 봄을 좋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만물이 소생하고, 따뜻한 햇살 속에서 
파릇파릇하게 돋아나는 새순과 새싹은 미래를 꿈꾸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길가에 아른 아른 피어 오르는 아지랭이 사이로 
화려한 날개 짓을 뽐내며 춤추는 나비를 보며 큰 즐거움을 느꼈었습니다.  
20대엔 여름이 참 좋았습니다.  
뜨거운 태양이 만드는 열기는 마치 인생을 축복하는 에너지처럼 느껴졌습니다.  
뜨거운 한낮에 찾는 해변과 깊은 산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연 속 생기는 인생의 활기 그 자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30대엔 겨울이 좋았습니다.  
낭만을 찾으며 쿨한 분위기 속에서 느끼는 겨울의 정취는 
삶에 대한 자신감에 바탕을 두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겨울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정서와 신선한 공기 속에 
한없이 쏟아져 나오는 아이디어는 겨울을 사랑하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40 중반에 들어서면서 저는 가을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간 들떠서 살았던 인생을 돌아보게 만드는 차분함을 가을의 문턱에서 경험하고 있습니다.  
왠지 모를 고요 속에서 인생을 더 깊이 수준있게 살지 못했음을 
후회하게 만드는 지혜가 숨어있는 계절 같습니다.  
예전에는 나이를 먹는것에 대해서 별로 깊은 의미를 둔 적이 없었습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에 대하여 긍정성을  가져본 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인생의 연륜 속에 담긴 지혜를 발견하는 순간 가을은 
참으로 근사한 계절로 제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을은 버릴 것과 취할 것을 분명히 하는 계절인 것 같습니다.  
나무들은 여름 내내 푸른 자태를 뽐낸 이파리들을 떨구어 내고, 
봄에 다시 영롱하게 피워낼 새순을 가지 속에 소중하게 감추어 둡니다.  
움켜만 쥐고 차마 내려놓지 못하는 욕망, 야망, 
그리고 허세를 떨구어 버리도록 촉구하는 지혜가 이 가을에는 있습니다.
가을은 침묵을 촉구합니다.  
고요 속에서 정적을 깨뜨리는 행동을 주저하게 만드는 그 어떤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침, 저녁으로 점차 차가워지지만, 
신선하기 이를 데 없는 공기 속에 담겨진 고요를 경험합니다.  
다른 계절에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가을만이 가지고 있는 고요를 말입니다.  
그리고 그 고요함 속에 다른 소음을 용인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가을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위엄을 느낍니다.  
그래서 침묵 속에 빠져봅니다.  
그런데 그 침묵과 함께 자기 반성과 성찰이 이루어집니다. 
가을은 깊은 아름다움을 담고 있습니다.  
이 가을에 자신의 내면을 한번 살펴보면 어떨까요?  
너무 분주하게 사느라고, 너무 세상의 분위기에 휩쓸려 사느라고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자신의 깊은 모습을 말입니다.  
그러다 보면 이 가을이 가져다 주는 지혜가 생겨날 것입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맺은 열매와 알곡들을 거두는 계절입니다.  
수확이라는 것은 땀과 눈물이 빚어내는 것입니다.  
땀과 눈물 뒤에는 거둠의 기쁨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을이 자꾸 좋아지나 봅니다.  
이 아름다운 가을의 정취를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정신없이 살았기에 놓쳐버리기 쉬운 소중한 것들의 가치를 
다시금 재발견하는 은총의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계절의 변화가 깊게 느껴지지 않는 남가주에도 가을은 찾아왔습니다.  
계절이 바뀌면 느낌도 새로워집니다.  
쓸쓸하고 스산하기만 계절이 아닌, 
진솔한 삶의 의미를 가져다 주는 지혜의 계절인 이 가을을 즐기십시오.  
가을의 아름다운 정취를 나누며
목회실에서 김지성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