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에이지운동의 도전 - II. 서양문명의 위기
컨콜디아신학교교수:지원용
뉴에이지 운동의 발생은 기독교의 영향으로 밑에서 여러 세기동안 내려온 현대 서방세계의 고민점과 약점과 쇠토현상을 명백히 나타내주고 있다. 서방 세계는 피곤을 느끼고 물질문명에서 오는 여러가지 모순과 부조리로 인하여 사회적으로 사상적으로 종교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 같다. 그와 같은 싹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서방세계에 대한 비판이나 후퇴와 위기를 외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은 아니다. 많은 역사 비판가들과 문명 비판가들에 의하여 이야기된 바 있다.
이미 20세기초 오스왈드 스펭글러(Oswald Spengler 1880-1936)같은 사람은 [서양의 몰락 (Der Untergang des Abendlandes)]이라는 책에서 흥미있는 관찰을 한 바 있다. 자연세계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거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문명이 그와 같은 단계를 거친다는 것인데, 이른바 서양문명이 봄과 여름을 거쳐서 가을에 다다랐다는 말이다. 그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이미 19세기초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그의 견해는 그 많은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유럽과 미국에 걸쳐 지성인들의 흥미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그 이후 영국의 유명한 역사비판가 아놀드 토인비의 글이나, 미국의 라인홀드 니버의 글 역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일본의 사상가요 무교회주의 운동 창시자인 우찌무라 간조(1866-1930)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세속주의와 현대문명의 물결과 파산한 서구의 기독교 원리(Failure of the West in living up to the christian principle, under secularization and modernizati on)" 인간이 이 세상에 존재하기 시작한 이후 나타난 것이 종교와 종교적 현상 및 종교생활이었다. 종교는 인간의 역사와 더불어 시작하여 계속되어온 것이다.
그리고 종교는 인간문화의 기초와 기반이 되어 문화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여 왔다. 그런가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문화는 이른바 문명으로 탈바꿈을 하는 것이다. 완전히 다른 것으로써가 아니라 그 형태의 변화 내지 인간 생활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 등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주게 된다.
그런 점으로 볼때 문명은 문화의 산물이라 하는 것이 타당성이 있다. 어떤 문명이든 영구히 계속하는 것은 드물었다. 그 이유는 인간문명은 시간이 감에 따라 후퇴하고 몰락현상에 이르게도 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여 인간의 정신적, 영적 생활 및 도덕적 가치관이 부패하게 되고 그 대신 물질주의와 쾌락주의가 사람들의 삶을 주관하게 될 때 문명은 반드시 후퇴하는 것이며 결국에는 몰락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인류 역사에서 한때 화려하던 문명이 영구히 땅에 묻혀 버리고 이제는 고고학자들의 학문연구의 관심거리 정도로 남아 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모르나, 알베르트 슈바이낫 자신의 책[문명의 철학] (1960)에서 인간문명의 윤리적 성격을 특별히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문명이란 인류의 복지와 향상과 발전을 위하여 우리 자신을 주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고 말했다.(Civilization consists in our giving ourselves for the advancement and progress of human welfare).
현재 되어가는 여러가지를 종합하여 볼 때 온 인류가 당하는 문제나 어 려움은 말할 것도 없겠으나 지난 18세기 계몽주의 사상이래 온 세계를 지도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이른바 선진문명, 선진국가라는 대명사를 갖고 발전해온 서방세계가 당면한 여러가지 문제를 잘 알 수 있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종교적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일어나는 현상들을 하나하나 들어서 관찰할 수 있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소련의 작가 솔제니친의 충고가 생각난다. 그는 어떤 민족과 문명을 뒷받침하고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물질 발전에 앞서 '윤리의식'에 있다고 했다. 어쨌든 서방세계는 많으니 문젯거리를 안고 쇠퇴현상에 이르렀다고 하는 점을 생각할 수 있다.
그 가운데 특히 서방사회의 정신세계는 특별한 어려움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그런데그 서방세계의 정신적, 영적 생활의 지주역할을 하여 온 것이 이른바 유태교-기독교(Judeo-Christian)의 영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2천년 역사를 내려오는 동안 여러 가지 굴곡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서방 기독교가 그들의 정신생활의 구심점이 되었고 구심력 역할을 하여 왔다.
그런데 지금에 이르러 당면한 문제가 우리의 관심을 끌게 되는 것은 이와 같이 오랫동안 기독교의 영향 밑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선교하는데 앞장섰고, 특히 지난 2,3백년 동안은 선교하는 일에 온갖 힘을 집중하여 힘써 온 서방세계내의 정신문화와 종교생활 가운데 염려할 만한 질병이 생기게 되었다는 점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들에게 어떤 질병이 있게 될때 그들의 영향을 직접 간접으로 받아온 사람들에게 어떤 결과가 일어날 것이냐 하는 점은 너무나 분명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 있어서 서방국가의 정신세계의 약화나 몰락현상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 오게 될 것이다. 이른바 뉴에이지운동의 발생의 원인을 생각할 때 미국 사회 현황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