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기도가 지지부진한 이유

   당신의 기도가 지지부진한 이유

 

 

필자 집안의 종교는 기독교가 아니었다. 필자가 처음으로 교회에 나갔으며, 식구들은 여전히 예수님에 대해 무지하였고 굳이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집안과 마찬가지로 유교의례인 제사를 지내왔다. 물론 필자부부는 제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다른 식구들이 그 행사를 성실하게 거행했다. 그러나 맏며느리인 아내는 필자와 입장이 조금 달랐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탓에 제사음식을 준비하는 것을 그만 둘 계기가 좀처럼 마련되지 않았다. 아내가 제사음식을 준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식구들 간에 갈등이 고조되고 분열이 될 것 같아, 마지못해 제사음식을 장만하고 제사시간이 되면 조용히 집을 빠져나오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내키지 않는 제사음식을 계속 준비하려니까 짜증이 나고 부아가 치밀었다. 그래서 마침내 성령께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그랬더니 성령께서는 뜻밖의 말씀을 해주셨다. 너희들이 제사를 중단해 달라고 기도한 적이 있었는가 물으셨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사에 참여하지는 않았을지라도, 제사음식을 준비하는 일이 싫었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계속하면서도, 이를 그만두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 때부터 제사중지를 요청하는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성령께서는 제사를 중지하게 해주겠다는 응답을 해주셨다.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기적적인 사건이 벌어져서 제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그래서 이참에 기도의 중요성과 응답받는 기도에 대해 살펴보고 싶다.

 

너희가 얻지 못함은 구하지 아니하기 때문이요 구하여도 받지 못함은 정욕으로 쓰려고 잘못 구하기 때문이라(약 4:2,3)

 

위의 야고보서의 말씀은 지난한 삶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가, 하나님께 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신다. 많은 크리스천들이 문제투성이의 삶속에서 고단하고 팍팍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기도하지 않는다. 기도하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으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얻지 못한다. 기도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교회에서 요청하는 기도는 기도회에 참석하는 것을 종용한다. 그래서 새벽기도회나 금요기도회 등 교회에서 정한 기도회에 나와서 기도하라고 요청한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밤늦게 퇴근하는 많은 직장인들과 대다수의 자영업자들에게, 교회에서 정한 기도회에 참석하는 것은 그림의 떡이다. 새벽기도회는 오전 5시에 시작하는데, 여기에 참석하려면 4시30분에는 일어나야한다. 그렇다면 최소한 저녁 10시에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현대인에게 저녁 10시는 피크타임이다. 자정이 넘어서야 잠자리에 드는 이들에게 4시 30분에 일어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금요기도회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직장에서 야근과 회의를 밥 먹듯이 하는 이들에게 매주 기도회에 참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이런 기도회에 참석하지 못하면 아예 기도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아니, 하나님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자녀의 마음에 들어오시는 분이신데, 왜 꼭 특정시간에 교회에 와서 기도하는 것을 강요하는 것일까? 이는 쉬지 않고 기도하라는 기도를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쉬지 않고 기도하는 기도방식은 특정시간과 장소에서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 늘 기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러나 작금의 우리네 교회에서는 성경적인 기도방식을 가르치지 않고, 목회자 편의의 비성경적인 기도방식을 가르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다음으로, 기도응답이 없는 이유는 정욕으로 쓰려고 잘못 구했기 때문이라는 말씀을 찬찬히 살펴보자. 정욕은 일반적으로 강한 욕망을 가르치며, 특히 성적인 욕망을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말씀이 의도하는 바를 간과하기 일쑤이다.

 

그래서 헬라어 원문에 ‘정욕으로 쓰려고’ 라는 성경구절을 찾아보았다. 그것은 ‘히나(that) 엔(on) 타이스(the) 헤도나이스(pleasures) 휘몬(of you)’이다. 이 구절의 여러 영어번역은, ‘in order to spend what you get on your pleasure’(NRSV), ‘so that you may spend it on your pleasures.(NASV)’, ‘that you may spend what you get on your pleasures.’(NIV), ‘upon your lust’(KJV) 등이다. 즉 원문의 뜻은 ‘당신의 기쁨을 얻기 위해서’이며, NRSV. NASV, NIV의 번역도 원문과 같으며, KJV은 ‘당신의 탐욕을 위해서’로 번역했다.

 

물론 기쁨이나 탐욕은 거의 같은 뜻이며, 한글 번역인 정욕도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러나 원문이나 여러 영어번역본의 변역처럼 ‘자신의 기쁨을 위해서’와는 거리가 조금 멀어진 느낌이다. 필자가 장황하게 여러 번역본을 들이대는 이유는, 당신이 기도를 해도 응답이 없는 이유는,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당신이 원하는 기도를 하기 때문인 것을 알려드리고 싶기 때문이다.

 

교회에 오면 자신의 원하는 목록을 큰소리로 요청하는 게, 기도인양 잘못 배우고 있다. 그러나 당신의 기쁨을 위해 원하는 기도는 하나님이 듣지 않는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사실 우리는 그간 하나님이 듣지 않는 기도만을 주구장창 해왔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당신의 기도가 응답이 지지부진한 이유이다.

 

그러나 우리네 교회에서는 응답이 없는 이유가 기도내용이 하나님의 뜻에 어긋난 지 살펴보기보다는, 작정해서 새벽기도에 나오고, 기도할 때마다 헌금을 드리거나, 아예 기도원에 짐 싸들고 올라가 금식을 선포하는 등의 희생적인 기도로 강도를 높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 같은 기도방식은 하나님의 응답을 억지로 강요하는 패역무도하며 가증스러운 행위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기도하기 전에 필요를 이미 알고 계시는 분이시다. 새벽 일찍 일어나 교회에 가서 큰소리로 외친다고 들어주시는 분이 아니다. 응답을 받는 성경적인 기준은 기도의 강도를 높이는 게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의인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의인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자녀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하나님이 원하시는 기도를 하길 바란다. 그 기도가 바로 하나님을 간절히 찾고, 전심으로 성령의 내주를 간구하는 기도이다. 아셨다면 당장 실행에 옮기시라.

 

 

출처 : 다음카페 크리스천 영성학교, 글쓴이 쉰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