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동행(同行) 3 - 임철우
네가 다시 차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었다. 그 날 나는 서점에서 책을 고르고 있는 그녀와 마주쳤다. 몰라보게 얼굴이 안되어 보여 안타까왔다. 바다가 보이는 시골 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는 순임은 어떻게 지내느냐는 물음에 그저 그렇죠 뭐, 라고만 대답하며 쓸쓸히 웃었다. 그래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재미있다고 했다. 자취방에서 혼자 무료할 때면 시집을 읽곤 해요. 그러다가 가끔은 눈물을 쏟곤 하는 부끄러운 버릇이 생겨 버렸다며 그녀는 시집 하나를 골라들고 총총히 돌아섰다. 유난히 가날퍼 뵈는 그녀의 뒷모습이 인파 속으로 묻혀 가는 것을 지켜보다가 그제서야 나는 정작 너에 대한 얘기를 한마디도 주고받지 못하고 헤어져 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어머니께는 연락드렸니.
아니. 하지만 얼마 전에 이모님댁으로 대신에 전화를 했었으니까 알고 계실 거야. 물론 고향에 와 있다는 얘긴 안 했어. 이모는 그냥 울기만 하시더구나…… 너는 담배연기를 차창 밖으로 불어날리며 말했다. 들판을 질러 나 있는 황톳길을 시골아이들이 줄지어 달리고 있었다. 언젠가 내가 찾아갔을 때 네 어머니는 마침 꽃밭에 물을 뿌려 주고 계셨다. 얼마 전부터 성당에 나가기 시작했노라시며 내게도 그러는 게 어떻겠느냐고 물으셨다. 네가 지내던 방은 아직 치우지 않은 채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책장에 꽂힌 책들과 벽에 걸린 옷, 책상 위에 놓인 네 영어사전까지도 예전과 똑같았다. 그 녀석은 쉽사리 죽지 않는다. 어디엔가 꼭 살아 있으리라고 난 믿구 있어. 오랜 가뭄으로 희뜩희뜩 말라 가는 화초에 물을 뿌려 주시며 어머니는 그렇게 말씀하시던 것이었다.
조그만 시골역을 지나 기차는 M시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때로는 역사(驛舍)조차 없는 간이역에서 한참씩 정차하곤 했으므로 과연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역에 닿을 때마다 사람들이 오르고 내리느라 왁자지껄했다. 이윽고 창밖으로 뿌연 흙빛 강줄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영산강이었다. 헐벗은 들녘을 구불구불 돌아 흐르는 강기슭엔 어디에나 반쯤 진흙을 뒤집어쓴 갈대가 껑충하니 늘어서 있었고 탁한 강물은 흐르기를 멈추어 버린 듯 맥이 빠져 있어 보였다.
우리는 꽤 오래 침묵하고 있었다. 그 침묵의 틈바구니에서 가끔씩 입을 열어 보곤 했지만 어느 것도 우리를 한데 묶어 놓지 못하고 이내 끊어져 버리곤 했다. 그때마다 나는 그렇게 토막난 언어의 파편들을 어떻게 처치해야 할지를 몰라 쩔쩔매었다. 나는 너와 함께 마지막으로 연습했던 그 연극에 대해서 얘기했다. 석 달 동안이나 라면으로 허기를 채워 가며 빈 강당에서 추운 겨울밤을 보냈던 우리들은 끝내 막을 올릴 수 없다는 통고를 받았을 때 부둥켜안고 울고 싶었었다. 공연을 이틀 앞둔 그날, 세트 설치까지 모두 끝난 무대 위에서 우리는 막걸리를 받아다 놓고 목이 터져라 뽕짝을 불렀다.
어느 순간 벌떡 일어난 너는 무대 위로 뿌르르 쫓아나가더니 무대장치를 난폭하게 때려부수기 시작했다. 벌겋게 술이 올라 우리는 말없이 네가 하는 짓을 지켜보고 있었다. 정말이지 그것은 또 하나의 처절한 연극만 같았다. 그 외에도 나는 학교에 대해 얘기해 주었다. 우리들의 은사와 친구들에 대해서, 분필가루와 먼지 냄새가 배어 있는 강의실과 잔디밭과 등나무 벤치에 대해서, 그리고 유난히도 비가 오지 않았던 지난해 여름 어느 날, 말라붙은 도서관 앞 연못 속에서 흙반죽 위로 길게 자국을 남기며 뜨거운 여름 한낮을 배로 북북 기어다니던 금부어들과 그놈들의 지겨운 헐떡거림에 대해서 나는 이야기했다.
이제 난 고향이…… 싫어졌어.
마침내 나는 그렇게 말했다. 그건 사실이었다. 나는 두려워지고 있었다. 거리에 나서면 누구의 이마에나 음습하게 드리워져 있는 악몽 같은 기억의 그림자를 읽을 수 있었고, 그 때문에 전혀 모르는 사람들조차도 한결같이 낯익게만 느껴지는 얼굴들뿐이었다. 나는 그들의 얼굴에서 형언하기 어려운 짙은 피곤함을 보았다. 어쩌다 마주치면 사람들은 문둥이처럼 오그라진 가슴을 숨기고 저마다 실실 눈길을 피해 갈 뿐 어느덧 모두들 이제는 차라리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기를 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은 잠이었다. 나는 고향의 그 혼곤한 잠이 싫다고, 무덤처럼 무겁게 내리누르는 한낮의 수면이 두려워졌다고 네게 얘기했다.
너, 은유를 쓰는 그 버릇은 여전하구나.
내 얼굴을 찬찬히 건너다보고 있다가 네가 소리없이 웃었다. 예전에도 너는 늘 내가 은유법을 너무 자주 쓰는 버릇이 문제라며 비꼬듯 말하곤 했었다. 현명해. 너는 분명히…… 하지만 가끔은 지나치게 현명하다는 것이 결점이 되는 경우도 있거든. 예를 들면, 눈은 크지만 입이 너무 작은 사람처럼 말이야. 임마. 입을 크게 키워라. 그러지 않을 바엔 차라리 눈을 작게 뜨든지. 그것이 아마도 앞으로 네가 세상을 무난하게 살아가는 방법일지도 모르잖아. 언젠가 그렇듯 네가 해준 말을 나는 아직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별안간 시야가 캄캄해져 버렸다. 천정의 전구가 눈을 부릅떴고 한동안 쿨쿨거리는 쇠바퀴의 진동만 객실 안을 가득히 채우고 있었다. 터널로 들어선 것이었다. 물밑으로 까마득히 가라앉고 있는 듯한 어지러움증으로 문득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나는 무엇엔가 쫓기는 것 같은 조급함을 느끼며 맞은편에서 흐릿하니 지워져 가고 있는 네 모습을 눈으로 더듬었다.
왜 돌아왔느냐. 무엇 때문에 그 잊어버리고 싶은 어둠속으로부터 너는 이렇게 뛰쳐나온 것이냐. 제발 이대로 내버려 두어 다오. 우린 자고 싶다. 이 평온한 잠에서 더는 깨어나지 않고 오래오래 누워 있고 싶다. 물론 우리는 너를 사랑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너는 우리의 사랑을 나눠 지니고 있으며, 앞으로도 역시 너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 항문 위쪽 뭉툭하게 잘린 꼬리뼈의 흔적처럼 우리들의 아이들에게까지도 오래도록 남겨지게 되리라.
하지만 제사(祭祀)는 이미 끝났다고 믿고 싶은 걸 어찌하랴. 이제 새삼스럽게 제단으로부터 치워져 버린 순결한 짐승의 가죽, 아니 그놈의 핏자욱 하나 털 한 오라기조차도 감히 보여주려 하지 말아 다오. 제식은 끝났으니까. 아브라함에게 이삭을 되돌려주신 그 전능하고 자애롭기 그지없으신 신으로부터 이제 우리는 안식과 평온과 권태의 밤을 그 제사에 대한 당연한 보답으로 받아 누려야 할 차례이므로, 제발 이제는 그냥 내버려 다오. 우리는 피곤하다. 너무도 피곤하여 다만 자고 싶다. 자고 싶다.
눈앞이 다시 환해졌다. 천정의 전등이 이내 꺼졌다. 터널을 벗어나기까지의 짧은 순간에 나는 그렇듯 어둠 속에서 너에 대한 은밀한 배신을 혼자 재빨리 해치워 버리고 말았다. 한동안 나는 너를 쳐다보기가 두려웠다. 무엇 때문인지 스스로도 분간키 어려운 온갖 감정들이 엉망으로 헝클어지고 엉켜져서 마치 커다란 갱엿 한 덩이를 목구멍으로 삼키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것은 어쩌면 무엇인가에 대한 죄스러움과 분노, 그리고 혹시는 내 자신에게 느끼는 혐오감과 연민 혹은 서글픔 같은 것일 수도 있었다. 어둠이 터널 속으로 빨려들 듯 사라져 버리고 난 후에도 한참이나 나는 그런 혼돈 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차창 너머로 멀리 구불구불 휘어져 흐르는 사행천의 모습이 다시 보이고 있었다. 너는 여전히 내 앞에 말없이 앉아 있을 뿐이었다.
열차가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다. 오밀조밀한 기와지붕들이 나타났다. 그 위로 곤충의 더듬이 같은 무수한 TV 안테나들이 삐죽삐죽 돋아나 있었다. Y시였다. 거기서 종착역인 M시까지는 삼십여 분 남짓 걸리는 거리였다. 승객들이 선반에서 짐을 끌어내릴 차비를 하고 있었다. Y역에서는 팔 분 가량 정차하겠노라는 안내방송이 들렸다. 우리는 그 동안 잠시 풀어 두었던 긴장감을 일깨우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땅거미가 서서히 내려앉기 시작했다. 우리는 차창 밖으로 사람들이 오르내리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이윽고 기차가 플랫폼을 떠났다. 하나 둘 수은등이 커지고 있는 역사를 뒤로 밀어내며 나는 자꾸만 가슴 한 귀퉁이가 조금씩 조금씩 허물어져내리는 듯한 느낌에 손가락을 뚝뚝 꺾었다. 쓸쓸했다. 참으로 견딜 수 없도록 쓸쓸한 저녁이었다. 기차는 마악 시의 외곽을 벗어나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 하늘은 어두웠고 차창 밖 거리마다 사람들은 집을 향해 바쁜 걸음을 옮기고 있는 참이었다. 철로 옆 작은 길로 자전거를 탄 사람이 무심히 지나갔고 조무라기 아이들이 뭐라 소리를 지르며 이쪽을 보고 손을 흔들어 주었다.
모두가 한결같이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언덕에 굴 껍질처럼 다닥다닥 맞붙어 있는 지붕들이 어둠 속에서 차츰 제각기의 윤곽을 허물고 한 덩어리가 되어 갈 무렵이면 사람들은 저마다 집을 찾아 골목을 돌아오고, 부엌에선 식구들을 맞기 위해 밥상을 차리는 아낙네들의 손길이 분주할 것이었다. 집집의 창문마다 하나 둘 나팔꽃으로 피어나기 시작하는 불빛의 송이송이를 헤아리다 말고 나는 몇 번이나 마주앉은 네 얼굴을 우울하게 훔쳐보곤 했다. 그러다가 문득 목구멍을 치밀어 오르는 까닭 모를 서글픔으로 황급히 너를 외면하며 나는 차창 밖으로 눈길을 던지고 말았다.
열 네 번. 그 일 년 반 동안 끊임없이 거처를 옮겨다녀야 했었을 너의 피곤한 여정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결국 넌 이렇게 돌아왔다. 스무 일곱 해가 되도록 너를 키워 준 고향으로 다시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고향은 너를 받아 주지 않았다. 그 까닭에 지금 너는 추방당한 이교도처럼 고향의 변두리를 숨어 헤매고 있는 것이리라.
밖은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빗발은 그치지 않고 쏟아져내렸다. 차안의 환한 불빛이 유리창에 달라붙었다가 미끄러지곤 하는 물방울들을 샅샅이 비추어내고 있었다. 끊임없이 덜컹거리는 바퀴소리만 규칙적인 진동을 전해 올 뿐 객실은 마치 무덤 속처럼 조용했다.
야, 한잔하지 않을래? 청승맞게 이러구 있지 말구.
문득 너는 지나가는 판매원을 불러 소주와 오징어 한 마리를 집어드는 것이었다. 그래도 괜찮을까 싶어 내가 쳐다보았다.
염려 마라. 이 정도로는 취하지 않을 테니까.
오랜만에 대하는 너의 밝은 웃음을 내심 놀라와하며 나는 순순히 잔을 받았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참으로 오래간만에 술을 나누는 셈이었다. 일 년 반 우리는 그 잃어버린 시간을 위해서, 그리고 이 기묘하고 쓸쓸하기만 한 우리들의 재회를 위하여 함께 건배했다.
너, 아까 그랬었지. 고향이 이젠 두려워졌다고…….
내 잔을 채워 주며 네가 말했다. 나는 말없이 네 두 눈을 들여다보았다.
나 역시 처음엔 그런 생각을 했어. 이 집 저 집 문등이처럼 옮겨다니면서 객지에서 해매던 시절이 차라리 덜 괴로웠던 것도 같았고…… 하지만, 결코 그 때문에 떠나려는 것은 아니야. 난 다시 돌아온다. 아마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난 그걸 믿어.
떠난다고……?
응. 그러고 보니 이번이 꼭 열 다섯번째가 되는 셈이던가. 허허.
별안간 머리가 텅 비어 오는 듯한 느낌에 나는 멍청하게 네 얼굴을 바라보았다. 뜻모를 웃음이 너의 입가에 떠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기이하게도 내게는 어떤 알 수 없는 안도감을 느끼게 하는 그런 웃음이었다.
글쎄, 이건 더럽게 감상적인 얘기 같다만 왠지 이번만은 혼자 떠나기가 싫었어. 고향에서까지 내쫓기는 것 같은 처량한 신세가 되고 싶지는 않았거든. 그래서 너더러 동행해 달라고 부탁했던 거야. 미안하다. 허허. 하지만 M시에 닿기만 하면 너의 임무는 다 마친 셈이니까 안심해라. 자, 한 잔씩만 더 하자.
네가 부어 주는 술잔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나는 좀처럼 입을 열 수가 없었다. 두 가닥의 레일을 따라 쿵쾅거리며 기차가 흔들릴 때마다 잔 속의 술이 위태롭게 출렁거리고 있었다. 목구멍으로 무언가가 뜨겁게 치밀어 오르는 것 같아 나는 입술을 깨물어야 했다.
M시에 도착한 것은 여덟 시가 훨씬 지나서였다. 우리는 승객들이 어느 정도 내려간 다음에야 차에서 내렸다. 수문을 향해 물살이 쓸리듯 사람들이 바삐 플랫폼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너는 또 아까처럼 내게 먼저 나가라고 말했다. 나는 순순히 응했다. 개찰구를 향해 걸으며 슬쩍 뒤돌아보니 낯선 사람들 틈에 묻힌 채 네 커다란 몸집이 천천히 뒤따라오고 있었다. 너와 나를 떼어놓고 있는 그 멀지 않은 거리의 의미를 나는 다시 한 번 고통스럽게 확인했다.
우리는 역 광장에 섰다. 빗발이 아까보다 더 굵어져 있었다. 저만치 거리를 질주해 가는 차량의 불빛이 어지러웠다. 비닐우산 한 개를 사서 함께 썼다.
이젠 여기서 그만 헤어지는 게 좋을 것 같다. 고맙다. 공연히 나 때문에 고생이 많았어. 그러나저러나 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면 막차 시간에 늦지 않으려나 모르겠다.
그건 염려 마라. 시간은 충분해.
네가 내민 손을 나는 잡았다. 불현듯 어쩌면 너를 앞으로 영영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불길한 예감 때문에 나도 모르게 손아귀에 안타깝게 힘을 주고 있었다.
뭔가…… 뭔가 말야. 내가 해야 할 일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난 그걸 아직도 모르겠어.
그런 나를 너는 한동안 물끄러미 들여다보고 있었다.
글쎄. 그렇지만 누구도 그걸 가르쳐 줄 수는 없겠지. 자기 몫의 삶을 결정하는 건 오직 자기 스르로일 뿐일 테니까 말야. 어쨌든 모든 게 잘 될 거야. 무엇보다도 넌 현명하잖니.
나는 말없이 네 손을 놓아주었다. 한동안 손바닥에 너의 체온이 남아 있었다. 우산을 쓰고 가라고 했지만 너는 억지로 그것을 내 손에 쥐어 주며 말하는 것이었다.
난 괜찮아. 갈 길은 나보다도 네가 더 멀잖아.
너는 등을 돌려 빗속으로 뛰어나갔다. 이내 네 뒷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 네가 서 있던 자리는 어느새 짙은 어둠으로 채워져 있을 뿐이었다. 어디로 갔을까. 너는 또 어디로 스며들어가 버린 것일까. 나는 네가 억지로 떠맡겨 놓고 간 그 허약하고 초라하기 이를 데 없는 싸구려 비닐우산으로 간신히 몸을 가리운 채, 네가 비워 두고 사라져 버린 그 막막한 어둠의 공간을 지켜보며 혼자서 오랫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어쩌면 이제 그 빈자리는 남아 있는 내가 채워야 할 몫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나는 그제서야 조금씩 깨닫고 있었다.
이윽고 나는 돌아서서 역을 향해 휘적휘적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네 말대로 이제부터 내가 혼자 돌아가야 할 길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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