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첫번째는 스피치… 객관적 연설문 준비하라

새 학기가 시작되면 으레 하게 되는 연례행사가 있다. 바로 '반장선거'. 세상에 태어나 가장 먼저 접하는 사회 조직이 초등학교다. 초등학교 반장을 했던 경험은 평생토록 든든한 자산이자 저력이 될 수 있다. 현재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지식인 중 어린 시절 반장을 해서 리더십을 기른 경우가 많다.

흔히 '반장선거'에 대해 갖기 쉬운 오해와 편견들이 있다. 성적이 우수한 몇몇 아이들의 독차지가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아니올시다'다.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모든 아이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성적 기준은 사라졌다. 누구나 반장이 될 수 있다.

반장은 아무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되는 것은 아니다. 친구들 앞에서 선거 연설을 하고 홍보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반장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리더의 자질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 그러나 선거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준비 과정을 즐기자. 반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자녀를 둔 학부모가 알아야 할 행동지침을 소개해본다.

■왜 반장이 되고 싶은지, 아이 스스로 목적의식 있어야

먼저 아이에게 반장선거에 나가는 분명한 이유가 무엇인지 목적의식을 갖게 한다. 한마디로 왜 반장이 되고 싶냐는 것이다. 만약 "반장이 돼 학급 친구들을 부하처럼 부릴 수 있어서 좋다"거나 "시험을 못 봐도 성적이 잘 나올 것 같아서"라고 답한다면 틀린 생각임을 곧바로 지적해야 한다. 반장은 리더인 동시에 학급의 일꾼이며 학우들의 도우미다. 진정한 리더는 남을 먼저 배려하고 조직을 조화롭게 아우르는 중요한 사람이라는 점을 각인시켜줘야 한다.

아이에게 그 동안 어떤 반장이 좋고 싫었는지를 물어보는 것도 좋다.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반장들을 구체적으로 떠올려보게 하는 것이다. 어떤 반장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는 반면, 어떤 반장은 기억하기조차 싫다. 그렇다면 호불호(好不好)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묻고 스스로 문제점을 찾게 한다. 그런 다음, 학급 친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줄 수 있는 모범적인 반장이 될 것을 권한다.


■선거 연설이 관건, 꼼꼼히 준비시키자

선거 당일 연설은 반장이 되는 가장 중요한 관문이다. 다른 학급 친구들에게 반장이 될 만한 능력이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사실 리더의 가장 중요한 자질 중 하나가 바로 스피치 능력이다.

부모는 아이의 평소 이미지와 장단점 등을 꼼꼼히 분석해 아이에게 맞는 연설문을 만들도록 도와준다. 이때 부모의 주관적인 분석이 아닌, 아이의 객관적인 모습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강조하며 앞으로 학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이끈다.

친구들 앞에서 말할 때는 논리적인 말하기 훈련이 필요하다. 정확한 발음, 적절한 속도, 전달력 있는 목소리로 말하도록 연습하자. 말하기에 문제가 있는 아이라면 이것을 고치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 부모는 평소 아이가 어떤 말을 어떻게 하는지 관심을 갖고 아이의 언어능력에 대해 정확히 파악해둔다.

▲ 이혜범 커뮤니케이션 교육전문가 '내 아이의 리더십 초등반장선거로 결정된다' 저자

말 잘 못하는 아이, 유형별 치료법

●늘 웅얼거리며 말하는 아이_ 아이가 웅얼거리며 말할 때는 정확한 발음으로 다시 말해 달라고 하거나, 아예 못 알아듣는 척 연기해본다. 웅얼거리며 말하는 것이 상대방을 얼마나 답답하게 하는지 깨닫게 하자.

●발음이 정확하지 않은 아이_ 다섯 가지 기본 모음(아, 에, 이, 오, 우)을 발음할 때, 입을 크고 정확하게 벌려 소리를 내도록 연습시키자. 부정확한 발음은 대부분 입을 정확하게 벌리지 않아서 그렇다.

●고함지르듯 시끄럽게 말하는 아이_ 시끄럽게 말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피해를 주는지 설명해준다. 소리를 낮춰 차분히 얘기하지 않으면 못 들은 것으로 하겠다고 아이에게 단호하게 말한다.

●목소리가 불안정한 아이_ 노래를 부를 때처럼 아랫배에 힘을 주고 "아~"하는 소리를 내어 가장 편안한 목소리 톤을 찾도록 훈련시킨다.

●말할 때 시선이 불안정한 아이_ 평소에 엄마의 눈을 보고 말하도록 한다. 말할 때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지 못하면 자신의 말을 상대방이 거짓말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고 얘기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