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을 변화시키는 131가지 이야기
지은이:유재덕
128. 모범의 힘
1865년 어느 주일 아침,
흑인 한 명이 버지니아주의 리치먼드에 있는 아름다운 백인 교회에 들어섰습니다.
예배당에서는 한창 성찬식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는 의자 옆 통로를 걸어서 제단 앞으로 나가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회중 사이에 즉시 분노가 일었습니다.
공화당 대표로 선거에 나가서 대통령에 당선된 링컨이 노예제도를 반대하자
남부 사람들은 남 캐롤라이나를 선두로 삼아서 11개 주가 아메리카 연방을 세웠습니다.
남부 산업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노예는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그들은 생각했습니다.
결국 1861년 북부와 남부는 전쟁을 개시하였고 1865년에 남부가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비록 전쟁에서 패배하기는 했지만 한 때 남부 연맹의 수도였던 리치먼드의 백인 교회에서
감히 흑인이 성찬식에 참여하겠다고 앞으로 나선 것이었습니다.
성찬식에서 흑인과 함께 졸지에 포도주를 같은 잔으로
둘러 마셔야 할 입장에 처한 백인들의 자존심은 커다란 상처를 입었습니다.
얼마 전에 겪어야 했던 수치스런 패배의 기억도 함께 떠올린 그들은
흑인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백인들이 더 이상 불만을 억누를 수 없는 바로 그 순간에
어느 평신도가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그는 사람들을 헤치고 통로를 지나서 제단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리고는 그 흑인의 옆에 나란히 무릎을 꿇었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행동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가 다름 아닌 남부군 전체를 지휘했던 로버트 E. 리 장군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받은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남부 출신 가운데 그 누구보다 전쟁의 패배에 대한 회한과 상처가 남았을
로버트 리 장군이 흑인과 더불어 성찬을 받기 위해서
앞으로 나가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회중들은 자신들이 잠시 전에 느꼈던 분노와 상관없이
리 장군을 따라서 말없이 일어나 제단 쪽으로 줄을 잇기 시작했습니다.
*사랑하는 자여 악한 것을 본받지 말고 선한 것을 본받으라(요한삼서 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