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적 성격장애 .
"신경증 내담자는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고, 성격장애자는 다른 사람을 비참하게 만든다."
상담실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른바 신경증이나 성격장애로 고통받고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 두 증세는 의무에 대한 혼란에서 유래한다. 하지만 두 증세는 세상의 문제점들이나 자신과 세상과의 관계에서 생긴 문제들에 대하여 정반대의 태도를 지니고 있다.
신경증 내담자는 너무 많이 의무를 떠맡으려고 하는 반면에, 성격 장애를 가진 사람은 의무를 떠맡으려고 하지 않는다.
신경증 내담자는 자신이 세상과 충돌을 일으킬 때 자동적으로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고 판단한다.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세상과 충돌할 때 그들은 자동적으로 세상에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
신경증 내담자와 성격장애자는 이야기하는 방식에서부터 다르다.
신경증 내담자의 이야기는 '나는 해야 한다' 또는 '나는 해서는 안된다'라는 당위적 표현을 쓰는 게 특징이다. 이것은 자신의 이미지를 항상 목표에 미달하거나 잘못된 선택을 하는 열등한 존재로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성격장애자의 이야기는 압도적으로 '나는 할 수 없다', '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했다.'라는 표현이 많다. 이것은 자신이 선택할 능력이 없거나, 자기 행동이 어쩔 수 없는 외부의 힘에 의해 완전히 제약되는 존재로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신경증 내담자는 성격 장애자에 비해 비교적 정신치료하기가 쉽다.
왜냐하면, 신경증 내담자는 자신의 어려움에 책임감을 느끼므로 자신이 문제를 가진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성격장애자는 치료하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무척 어렵다. 그들은 자신이 자기 문제의 근원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변화될 필요가 있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을 분석하고 진단할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사실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신경증과 성격장애를 함께 갖고 있었다. 이것을 '신경증적 성격장애'라고 한다. 이것은 삶의 어떤 부분에서는 자신의 책임이 아닌 것에 대해 죄의식에 시달리는 반면에, 다른 어떤 부분에서는 실제적으로 자신의 책임을 떠맡지 않으려는 것을 가리킨다. 다행하게도 이러한 사람은 그의 성격 가운데 신경증적인 부분을 덜도록 도와주면, 대개가 자신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갖게 된다. 또한 의무를 회피하려는 성격장애적 측면도 그 원인을 함께 분석·진단하고 적절한 처방으로 교정이 될 수 있다.
우리 가운데 어느 정도의 신경증이나 성격장애를 갖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그래서 어느 누구건 정신요법을 받을 경우에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어느 정도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인생에서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삶의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 번 해결했다고 해서 다시는 문제가 되지는 않을, 그런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우리는 항상 변화하고 있는 사건의 과정에서 우리의 의무가 어디에 있는지 항상 평가하고, 또 재평가해야 한다. 이것을 제대로 그리고 정직하게 시행하고자 하면 거기에는 반드시 고통이 따른다.
각각의 과정을 제대로 행하기 위해서 우리는 부단히 자기 조사라는 고통을 감내할 힘과 자발성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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