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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모르는 99가지 - 18. 성희롱 즉효약

Joyfule 2021. 7. 17. 13:18
    
     
     
 여자가 모르는 99가지 -  이재현  
 18. 성희롱 즉효약  
서울대 조교 우모양 사건으로 불거져나온 
우리 사회의 여성에 대한 성희롱은 매우 심각하다. 
이 사건이 법정 소송으로 표면화되기 전까지, 
아니 지금도 여자들은 남자가 있는 어느 장소에서건 
알게 모르게 성적으로 시달려온 게 사실이다. 
학교나 직장에서 또는 전철, 버스 아니면 택시 안에서조차 
여자들은 오감을 통해 갖가지 성적 희롱은 당하며 사는데 하도 당하다 보니 
이게 어느 정도 생활화되다시피 한 지경이다. 
예쁘고 몸매가 좋은 팔자를 타고 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는 데마다 야, 죽인다 죽여! 소리를 듣기도 하고 아니면 
그 반대의 체격을 가진 죄 아닌 죄 때문에 거, 
만두속 많이 나오겠다~라는 살벌한 말도 들어야 하는 게 여자다. 
만두속 많이 나오겠다는 소리는 살이 쪘으니 달리 쓸데는 없고 
잡아서 만두속에 넣을 고기로나 써야겠다는 중국식 농담이다. 
옛날 중국 오지에서는 가축이 귀하므로 지나가는 여행자 중 살찐 사람을꼬셔서 
술을 잔뜩 먹인 다음 그를 만두 재료로 삼았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사실, 남자들은 자기 자신이 여자를 얼마나 희롱하고 있는지 아닌지도 잘 모르고 있다. 
인격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사람도 어쩌다 재미있는 얘기를 한답시고 
시작하는 얘기가 음담패설인 경우가 허다하다. 
또 술을 한 잔 먹으면 대부분은 취했다는 핑계로 
슬그머니 어깨에 팔을 두르거나 나이트클럽에 가서는 
싫다는 데도 강제로 블루스를 땡기는 족속들도 부지기수다. 
그러면서도 자기가 여자를 희롱하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것이다. 
성희롱의 심각성은 여기에 있다. 
나는 싫어서 죽겠는데 상대방은 그걸 모르고 있으니 뚜껑 열릴 일이 아닌가. 
그러므로 성희롱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에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런데 말이 쉽지 이게 여자 입장에서는 잘 안된다고 한다. 
내 아내도 대기업에서 9년이나 직장 생활을 했지만 
결정적인 게 아닌 다음에야 어떻게 일일이 그걸 따지겠느냐고 말한다. 
상대방이 고의로 그랬느냐 아니냐도 구별하기 어렵고 
괜히 잘못 따지고 들었다가 짱구가 되면 오히려 웃음거리가 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어디든 유난히 밝히거나 집적거리는 인간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모든 남자들을 성희롱 상대자로 보아서는 세상이 피곤해서 살 수 없다. 
따라서 대상을 축소해 놓은 다음 이 인간들을 멋있게 한 방 먹여 준다면 
남자들은 질겁을 하고 당신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다. 
자고로 더러운 것은 피해 가라고 했다. 
무엇보다 남자들의 음담패설에는 끼지 말라. 
피치 못할 자리라면 화제를 바꾸고 정 안 되면 대놓고 면박을 줘라. 
그런 소리 집에 가서도 하느냐고. 
손버릇이 더러운 인간은 본인이 아닌 상사에게 항의하자. 
이때 냉정을 잃어서는 안 된다. 
차분히 설명하고 시정을 요구한다면 두 번 다시 그런 일은 당하지 않을 것이다. 
남자들은 빈 틈을 보이는 여자를 넘겨다본다. 
괜히 저녁 먹자. 술 한 잔 하자는 제의를 받아들이지 말고
밤 늦게까지 동료 직원들과 헤메고 다니지 말라. 
누가 불쌍해 보인다고 쓸데없이 관심을 보여서도 안된다. 
대인 관계는 항상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남자란 조금만 호의를 베풀어도 저를 좋아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인간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