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마당
1983.2 마당통권제18호, 1983년2월1일펴냄. 1981년5월1일등록, 등록번호라-2561
서울종로구관철동12-19, 우편번호110 값2,750원
제목 : 국토기행/금강산 세계 최대 어린이 교회를 가다.
재적 어린이 3만 2천 지난해 12월 25일 아침.
부산시 서구 동대신동 1가 381의 1번지에 있는 예수교장로회 한국 총공회
서부교회에는 1만1천3백 명의 어린이들이 일시에 몰려 들었다가
일시에 흩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구덕 공설 운동장의 1킬로미터 남쪽이며 간선 도로와 지선 도로가
복잡하게 뒤얽혀 있는 곳에 있는 이 교회로부터 코흘리개 어린이들은 마치 팔방으로 뻗은
거대한 부챗살처럼 퍼졌다가 오므러들었다가 하는 것이다.
더구나 각종 차량과 일반 행인들이 복잡하게 엇갈리고 있는 속에서도 이들 어린이들만은
너무나 질서 정연하게 움직여 마치 철새 무리들이 군무라도 벌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했다.
1년 전의 81년 성탄일에 이보다 더 많은 1만3천여 명의 어린이들이
한꺼번에 이 교회에서 예배를 보았었다.
많은 어린이들이 몰려드는 것은 굳이 성탄일만이 아니다.
매주 일요일 아침 8시30분에 열리는 이 서부교회의 주일학교에는
평균 7천5백 명의 어린이들이 출석하고 있다.
봄 가을 철에는 평균 8천~9천 명으로 더 많은 어린이들이 몰려든다.
이 교회의 만 12세 이하 어린이 재적 숫자는 3만2천여명이며,
해마다 어린이 신도 숫자가 3천~4천 명씩 늘어나고 있어
세계 최대의 어린이 교회임이 분명하다.
어린이 신도 숫자로 본다면 보통 교회의 50~100배이며, 일반 신도 수로는 국내 최대인
순복음 교회나 영락 교회를 훨씬 앞지르고 있고,
다른 나라에서도 이만한 유례를 찾아볼 수가 없다.
30여 년 전에 설립된 이 교회는 백 영희 목사 (74)의 뜻에 따라
주일 학교에 절대적인 비중을 두고 있는 명실 상부한 어린이 교회이다.
중간반의 평균 출석 숫자가 18,000명, 장년반이 3,200명 쯤으로 주일 학교 보다
훨씬 밑돌고 있다. 전체 교인 숫자의 약 80퍼센트가 어린이들인 만큼
이 교회는 어린이 신도들의 왕국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반사만도 700명, 미아 담당 10명 거의 1만명에 가까운 주일 학교 어린이들은
1층과 2, 3층(극장계단식), 그리고 지하층의 세 곳으로 나뉘어져 따로 예배를 본다
서부 교회는 지난 70년대 이 후 급격하게 늘어나는 어린이 신도들을 수용하기 위해서
세 차례의 증축 공사를 해 왔다.
강당의 크기는 1층 270평, 2층 270평, 3층 170평,
재적 어린이 32,000명, 반사가 700명. 교회 주변 교통 정리에 동원되는 어른이 80명,
물 당번 어른이 50명, 식수가 하루 수십 드럼씩 쓰여진다.
저녁 5시의 수요 어린이 예배에는 400명쯤이,
일요일 새벽 5시 30분의 어린이 기도 시간에 200명쯤이 출석하고 있다.
서부 교회에 나오는 어린이들은 인근 지역의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태종대,
해운대, 구포, 다대포, 온천장, 수영과 같이 교회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곳까지
부산시내 전역에 골고루 퍼져있다. 먼 곳에서 버스를 타고 오는 시간만도
1시간 30분이상이나 걸린다.
아무 것도 주는게 없는데도 지하층이 87평인데 어린이 숫자에 비해서
너무 비좁기 때문에 1층은 의자 없이 마루바닥에 수용한다.
그것도 모자라 네번째의 대대적인 증축 공사를 하고 있다.
오는 5월 어린이 달에 이 증축 공사가 완료되면 1층은 440평, 2층 440평, 3층 220평,
지하층 190평으로 늘어나 1, 2층의 강당은 웬만한 운동장만큼 넓어진다.
일요일 아침 8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갖는 주일 학교 예배는 층 별로 부장 선생이 주제를 한다
1층은 정순한 장로(브니엘 고교 교사), 2. 3층은 서분행(영신여객 근무),
지하층은 이춘영 장로(개인 사업)가 부장이다.
맨 먼저 부장 선생이 기도를 한 뒤, 찬송, 질문과 대답, 기도순으로 예배가 이어진다.
분반 공부와 질문과 대답은 반별로 하는데,
부장의 강의 내용을 반사들이 다시 복습시키는 것이다.
이 교회의 반사 만도 자그만치 700명(원반사 470명, 보조 반사 230명)에 이르고,
1명의 반사가 맡고 있는 어린이는 평균 1백명을 웃돌고 있다.
주일 학교가 열릴때 어린이들을 위해서 교회 주변의 도로 교통 정리에 동원되는 어른이 80명,
물 당번 어른이 50명, 미아 담당 어른이10명씩인데,
여름철에는 식수가 수십 드럼씩 소요된다.
주일 아침 학교 밖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주일 오후예배가 하오5시30분부터 열리는데
평균700명이 출석한다.
또 수요일 주일학교가 열리는 일요일 아침에는 교회를 중심으로 골목길은 골목길대로
떼를 지어 걸어가는 어린이들로 넘쳐나고, 시내 버스는 버스대로 어린이들로 만원을 이룬다.
이들 어린이 가운데는 유치원에 다니거나 미취학 아동들도 적지 않게 포함돼있는데,
모든 어린이들은 주일 학교의 반사들이 집에서 교회까지 데리고 오고,
또 교회에서 집까지 일일이 데려다 준다.
서부교회가 세계 제일의 어린이 교회로 성장한 데는 물론 백 영희 목사의
의도적인 교회 운영과 뒷받침이 있었던 것을 엿볼 수 있다.
이를테면 교회를 행정, 사부, 설교, 인적 구성까지 주일 학교를 중심으로 하고있다.
백 영희 목사는 ‘아직 세속에 때묻지 않은 순진 무구한 어린이일 때부터
그들을 교회로 인도하여 신앙심을 심어 줌으로써 진정한 하나님의 아들이 되게한다’는 뜻에서
주일 학교의 어린이 신도들을 늘리는 데 주력해 왔다고 한다.
그러나 주일 학교에 주력을 하고 있다는 세계 최대의 이런이 교회가 놀랄 만큼
어린이들에게 아무런 혜택도 주지 않고 있으며,
겉보기로는 신앙을 심어 주는 교육방식도 아주 단순하고 딱딱한 느낌을 준다.
이 교회의 첫째 특징은 어린이들에게 일체 선물을 주지 않는 것이다.
다른 교회처럼 노트를 주지도 않고 크레용도 주지 않는다.
크리스마스때 사탕 한 알씩 주는 것이 유일한 선물인 셈이다.
둘째, 어린이들을 유치반이나 학년 별로 반을 구분하지 않고 코흘리개부터
국민학교 6학년 학생까지 한 반에 통합시켜 두고 있다.
따라서 유치반 교재나 학년별 주일학교 교재를 쓰지 않고,
이 교회가 독자적으로 만든 “공과”로 성경을 가르친다.
이 “공과”란 1주일 앞서 중간반, 장년반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했던 백목사의 설교 내용을
그대로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다시 정리 한 것이다.
“공과”는 강당의 층별 부장 선생이 1차로 가르치고,
그것을 다시 반사들이 반별로 복습을 시키게 된다.
어린이들은 찬송가를 부르기는 하나 따로 찬송가를 배우는 시간은 갖지 않으며,
오로지 성경을 중심으로 한 목사의 설교 만을 배우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