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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고 불안한 안철수의 생각

Joyfule 2012. 7. 28. 10:04

선진화포커스 제99호
위험하고 불안한 안철수의 생각
김 성 욱 리버티 헤럴드 대표
1.
안철수 교수가 입을 열었다! 유력한 대권(大權)후보이면서도 국가의 주요 현안에 침묵해 온 그가 책을 통해 정치적 의견을 표현한 것이다.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이 책은 19일 출간된 뒤 서점가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됐다. 안 교수에 대한 사람들의 높은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안철수의 생각>에 대한 기자의 개인적 평가는 ‘기대 이하’다.

눈에 띄는 대목은 북한·통일 분야. 안 교수는 “정의로운 복지국가의 전제는 평화 체제 구축”이라면서 “금강산 관광, 개성관광 등이 다시 시작돼야 하며 개성공단과 같은 협력 모델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기계적 상호주의를 고수한 것은 북한 붕괴 시나리오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시나리오는 설득력이 없다”며 “단기적으로는 중단됐던 남북대화와 경제 협력을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핵문제와 관련해선 “한반도 비핵화는 우리에게 양보할 수 없는 목표”라며 “북한 핵은 지금까지처럼 6자회담을 통해 국제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되 남북 간 경제협력을 통해 접촉 창구를 넓힐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안 교수의 대북(對北)인식은 북한 주민이 아닌 북한 독재정권의 편에 서 있다. 북한의 변화를 전제로 한 대북지원을 “기계적 상호주의”라며 비판한 뒤 금강산 관광, 개성관광, 경제협력 등을 들먹이며 조건 없는 대북지원을 주장한다.

그의 대북 인식은 선악(善惡)에 대한 기준이 없다. 금강산 관광, 개성관광이 중단되고 대북지원이 줄어든 이유는 북한의 끝없는 도발 탓이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2009년 9월 임진강 관광객 6명 피살에 이어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당시엔 한국군인 46명이 순국했고 금양호 선원들, 한주호 준위 등 60명이 목숨을 잃었다. 같은 해 11월 연평도 포격까지 합친다면 북한은 64명의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앗아갔다.

안 교수는 북한주민 2400만 명을 노예처럼, 벌레처럼 짓밟아온 김일성 가문이 대한민국 국민까지 죽이고 있다는 엄중한 현실을 외면한다. 그리곤 2006년 10월 북한 핵무장의 시간적 여유와 재정적 자금을 마련해 준 6자회담 재개, 소위 남북경제협력을 재개하라고 요구한다. 불안하기 짝이 없는 김정은 정권을 가리켜 “북한 붕괴 시나리오는 설득력이 없다”는 주장엔 실소(失笑)를 금할 수 없다.


안 교수는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선 이렇게 말했다.

“저는 기본적으로 정부의 발표를 믿습니다. 다만, 국민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문제가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국가 차원에서 '합리적 의문'을 풀어주려는 노력이 필요했지만 이견을 무시하는 태도가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봅니다.”

북한 소행을 인정한다면 당연히 북한을 욕해야 하는데 화살을 정부에 돌린다. 마찬가지다. 선악의 기준이 없다. 안 교수가 46명의 국민을 살해한 김정은 정권이 나쁘다는 생각이 없기에 얻어맞은 정부에만 비난의 칼을 들이대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 순수한 게 아니라 순진한(naive) 인식이다. 이런 사람에게 대한민국 군통수권을 맡기는 미래를 생각하면 우려부터 앞선다.


2.
안 교수는 제주 해군기지에 대해서도 일갈(一喝)했다. ‘참극’이라는 표현을 썼다. “소통 부재와 개발만능주의가 빚어낸 참극이었던 강정마을 사건과 용산참사는 거주민들을 고려하지 않고 개발논리만을 밀어붙인 것이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제주 해군기지는 강정항에 해군 기동전단(機動戰團)을 수용하기 위해 기지(민·군 복합형 관광미항)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동북아 정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처음 사업을 추진할 때보다 더욱 긴박하다. 일본은 핵무기를 보유할 정치적·법적 정비 작업에 나서며 인접국 분쟁에 개입할 길을 내고 있고, 중국은 서해에서 동·남중국해에 이르기까지 제해권(制海權) 확보를 위해 핵 추진 항공모함 전단(戰團)을 건설한다.

한국경제는 교역과 무역에 절대 의존한다. 안전한 해상 수송로 확보를 위한 해군기지는 절박한 생존의 문제다. 대륙붕 경계 획정(劃定)을 놓고 중국·일본과 이해가 충돌할 위험이 상존하는 상황이니 해군기지 건설은 더 이상 미룰 수도 없다.

대법원 역시 7월 5일 제주도 주민 438명이 강정 해군기지 사업 계획 승인을 무효로 해달라고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해군이 강정 해군기지 건설을 진행한 절차는 적법하다”며 국방부에 승소 판결을 내렸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 현장에선 반한(反韓)·반미(反美)·좌익세력이 지역민을 선동하여 반대를 부르짖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조국을 향한 저주와 조롱의 굿판인 셈이다. 안 교수는 이 왜곡된 흐름에 힘을 실어주며 “소통 부재와 개발만능주의”로 몰아갔다. 대법원마저 우습게 여기는 무지(無知)와 오만이 아닌가.

3.
안 교수는 소위 소통과 합의를 강조했다. 그는 “선진국들의 경험을 보면 복지국가는 정치·사회 세력 간 대립이 아니라 소통과 합의가 이뤄져야만 가능하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보수, 진보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두 진영은 적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상식과 비상식의 대립이 보수와 진보의 건전한 협력을 막고 있다”며 “누가 봐도 절실한 복지 확충, 경제 민주화 같은 과제에 대해서도 좌파의 딱지를 붙이며 색깔 공세를 펴는 비상식적 세력이 건전한 보수와 진보의 소통을 방해한다”고 강조했다.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보수, 진보 상호보완의 덕담을 꺼낸 뒤 소위 “색깔공세”를 펴는 이들을 “비상식적 세력”으로 비난하는 안 교수 특유의 말투다. 진실은 이렇다.

한국의 보수·우파랄 것도 없는 건전한 시민들이 제기하는 “색깔공세”의 대상은 이석기·김재연 같은 종북(從北)세력이다. 700만 동족을 학살한 집단을 편드는 주사파들이 권력의 총대를 메는 현실을 염려한다. 평소 “빨갱이가 어디 있냐”던 안 교수는 <안철수의 생각>에서 아예 자유를 짓밟는 세력에 대한 건전한 비판을 “비상식적 세력”의 “색깔공세”로 몰아갔다.

12월 안철수 대통령 당선이 현실이 된다면, 대한민국의 자유는 위태로울 수 있다. 검증된 적 없는 위험한 국가관·안보관·대북관은 다른 좌파 후보들의 당선보다 더 불투명한 미래를 보여준다. 한국인은 쉽게 속는다. 그러나 과연 5000만 국민이 이런 안 교수를 자신을 지켜줄 지도자로 선출할 것인가? 기자의 예측은 이렇다. <안철수의 생각>, 이것으로 그는 아웃(OU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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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7월 25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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