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은 왜?
9-16. 왜 어떤 유대인들은 특별한 물로 무교병을 만들까?
탈무드(Pesachim 94b)에도 기록되어 있지만, 밤에는 땅 속의 해가 우물과 시내를 데워서 물이 미지근해진다는 오래된 이야기가 있다. 따라서 랍비 유다는 이 미지근한 물을 사용할 경우 무교병 반죽의 발효가 촉진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랍비 유다의 말을 따르자면 무교병은 ‘마임 쉐라누(ma-yim she-lanu)’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은 ‘묵힌 물’ 또는 밤새 집안의 시원한 곳에 떠 놓았던 물을 말한다.
무교병에 작은 구멍들이 있는 것은 반죽을 펼쳐서 오븐에 넣기 직전에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드는 이유는 밀가루 반죽이 빨리 발효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반죽 안의 공기가 빠져 나가도록 하기 위함이다. 동시에 이 구멍들은 반죽을 굽는 과정에서 부풀어 오르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옛날에는 무교병의 구멍을 아름다운 모양으로 만들기도 하였으나, 지금은 그렇게 만드는 것이 금지되었다. 왜냐하면, 구멍을 만드는 목적이 발효를 늦추기 위함인데 비해 구멍을 만드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오히려 발효가 촉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율법대로 하자면, 무교병은 발효가 일어나기 전에 요리를 마쳐야 하는데, 그 시간은 반죽을 만들고 나서 18분 이내여야 한다. 요사이는 이 작은 구멍들을 빨리 만들기 위하여 바퀴처럼 생긴 ‘레이들(raydle)’이라는 도구를 사용하거나 자동으로 1cm에서 1.5cm 간격으로 점선을 만드는 기계를 사용하기도 한다.
9-18. 왜 기계로 무교병 만드는 일이 반대에 부딪혔을까?
19세기 중반에 기계로 만든 무교병이 등장하자 학자들간에 격렬한 논쟁이 시작됐다. 이 논쟁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는데, 학자들이 기계로 무교병 만드는 일을 반대하는 이유는 그 과정에서 발효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기계로 밀을 빻으면 밀에서 수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그리고 반죽의 일부가 무교병을 굽는 표면에 붙어서 빵이 다 구워지기 전에 발효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원래의 무교병은 모두 둥근 모양이었다. 그러다가 1875년 영국에서 무교병 만드는 기계가 등장하면서 처음으로 정사각형 무교병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이 기계는 곧 미국에도 소개되었다.
앞의 질문에 설명되어 있듯이, 무교병을 기계로 만드는 일 자체가 문제시되고 있다. 게다가 둥근 무교병에 익숙해 있던 사람들은 네모난 무교병을 둥글게 다듬어 먹기도 하였다. 어쨌든 오늘날에도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그것이 수제이든, 기계로 만든 것이든 둥근 무교병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9-20. 왜 유월절 축제 전날에는 무교병을 먹지 않을까?
유월절 축제(Seder) 전날에는 무교병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예루살렘 탈무드(Pesachim 10:1)에 기록되어 있다. 랍비 레비도 ‘축제 전날에 무교병을 먹어 버리면 유월절 축제에서 무교병을 먹는 진기한 기분이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한 ‘유월절 전날에 무교병을 먹는 것은 장인이 될 사람의 집에서 예비 신부와 미리 육체적인 관계를 맺어 버리는 것과 같다’라고도 했다.
유월절 밤 축제에서 오랜만에 무교병 먹는 기분을 더하기 위하여 한 달 전부터 무교병을 먹지 않는 유대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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