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학 핸드북 - 제4장 유대땅과 역사와 절기
필자는 1997년 유월절에 처음 유대 땅을 밟았다. 그때는 서울에서 텔 아비브까지 직항이 있었다. 필자가 이용한 항공기는 서울 김포공항을 이륙해서 뻬이징과 우루무찌 위를 날아 카스피 해를 건어 터키를 거쳐 키프러스 상공으로 해서 이스라엘로 들어 갔다. 정확하게 중앙아시아의 옛 비단길 위를 날았다. 열 한 시간의 비행기 여행이었다. 하지만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고비 사막과 파미르 고원 때문인지 한국에서 유대 땅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 유럽이나 미국을 돌아서 이스라엘에 갈 필요가 없다. 이스라엘에서 돌아와 필자는 그동안 읽어 왔던 영어나 독일어로 쓰인 책들을 덮고 히브리어를 익히기 시작했다. 다행히 그때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설된 울판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히브리어를 익히면서 성경 특히 신약 성경을 이해하기 위해서 서구 신학이 필수불가결 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만지지탄 속에서 깨닫게 되었다.
지중해 상공에서 유대 땅을 바라보았을 때 묘한 감흥이 솟았다. 지중해에 면해 있는 텔 아비브에서 동쪽 산악지대에 있는 예루살렘까지 자동차로 1시간 안에 갈 수 있다.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를 지나 갈릴리 호반의 도시 티베리아스까지는 유대인 성격대로라면 1시간 반 만에 갈 수 있다. 고대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영토를 '단에서 브엘쉐바까지 (삿 20.1, 삼상 3.20)'라고 했다. 단에서 브엘쉐바까지의 거리는 약 240 킬로미터다. 북쪽의 악고에서 갈릴리 호수까지는 약 45 킬로미터이고 남쪽의 가자에서 사해(死海)까지는 85 킬로미터다. 오늘날 유대 땅은 옛 이스라엘 땅과 같지 않다. 요르단 강 서안, 즉 웨스트 뱅크에 있는 팔레스틴 자치기구의 땅과 요르단강 동쪽의 요르단 영토를 빼야 하기 때문이다. 근대 팔레스틴 지방의 역사와 이스라엘을 둘러 싸고 벌어지는 복잡다단한 국제정치의 양상을 여기다 소개할 필요를 느끼지는 않는다.
4.1.1. 약속의 땅
유대 역사는 아브라함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하나님께서 그와 그 자손에게 주시겠다고 하신 가나안 땅으로 출발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이 가나안 땅이 바로 유대 땅이다. 이 땅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들에게 주시겠다고 여러 번 말씀하신 땅이어서 약속된 땅이라고도 한다. 이 땅은 토라에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묘사된다. 본디 척박한 땅이 아니었음을 말하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이 땅에서 3200년 전 여호수아의 정벌 때부터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다. 그러나 많은 유대인들은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이 땅을 떠났었다. 유대인은 오랜 동안 이 땅의 다수민족이 아니었다.
유대 땅은 유대교의 핵심이다. 유대교 613개 율법들 가운데는 유대 땅 밖에서는 행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랍비들은 유대 땅에서 사는 것이 율법이라고 한다. 탈무드는 이 땅 자체가 거룩하며 메시야는 이 곳에 오신다고 주장한다. 유대인이 유대 땅 밖에서 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라 한다. 유대 땅 밖의 세계를 '갈루트'나 '디아스포라'라고 한다. 디아스포라의 삶은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포로의 삶이다. 유대 땅을 떠난 유대인은 포로라는 것. 하지만 유대인은 주후 135년 이후부터 주후 1948년까지 이 땅에 대하여 주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4.1.2. 유대 땅의 지리적 개요
위치:
이스라엘 땅은 지중해의 동남쪽 구석에 있다. 남단의 에일라트가 북위 29도 30부에 있고 북단의 골란 고원이 북위 33도 20부에 있다. 북 오끼나와에서 제주도가 있는 위도에 위치한 것이다. 경도는 동경 34도 20부에서 36도 사이에 위치하여 한국보다 7시간이 느리다. 한국이 정오일 때 이스라엘은 아침 5시인 것이다. 일요일은 이 나라에서는 안식 후 첫날로 일을 해야 하는 평일이다.
넓이:
1967년 이래 이스라엘이 다스리고 있는 땅의 넓이는 28,251 평방킬로미터이다. 팔레스틴 자치기구가 다스리는 가자 지구(363 평방킬로미터), 웨스트뱅크(5,880 평방킬로미터), 시리아가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골란 고원(1,295 평방 킬로미터)을 제외하면 대략 20,700 평방 킬로미터가 된다. 대구와 경상북도를 합친 크기 정도이다.
인구:
이 땅에서 약 6백 만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이 가운데 80% 이상이 100개 이상의 나라들로 부터 이민 온 유대인들이다. 이들을 모두 유대교도로 본다. 그리고 15% 정도가 팔레스틴 사람들로 수니파 무슬림이다. 이스라엘에 있는 노쯔림 즉 예수를 구세주로 믿는 유대인들의 인구는 최대한 15,000명 수준이다. 인구 50만의 예루살렘은 유대인들의 영원한 수도이다. 그 크기는 고양시 일산구 쯤 될 것이다. 인구 150만 명의 텔 아비브는 이스라엘의 행정 수도이다. 예루살렘에서 텔 아비브까지 거리는 45킬로미터 쯤 되는데 이 두 도시는 성(聖)과 속(俗)이 극도로 대비된다. 예루살렘에는 술집이 없다. 그러나 텔 아비브는 유혹하는 여인들도 있다.
기후:
이스라엘은 겨울이 우기이고, 여름은 건기이다. 여름에는 비가 오지 않아 매우 덥고 건조해서 겨울과 봄에 돋아난 온갖 식물이 타버린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매우 심하다. 산악지대에 위치한 예루살렘의 8월 평균 기온은 낮이 섭씨 30도이고, 밤은 섭씨 18도이다. 그러나 이런 기후가 포도, 무화과, 메론, 석류 등과 온갖 곡식의 성숙에는 아주 좋아서 8-9월은 풍성한 추수의 계절이 된다. 여름에 양떼들은 서쪽으로 가서 봄에 추수한 보리와 밀을 먹는다. 10월 중순부터 그 다음해 4월까지는 비가 오고 폭풍이 몰아치는 거친 계절이다. 예루살렘에서는 드믈지만 눈도 온다. 예루살렘의 1월 평균 기온은 섭씨 10도이지만, 영하로 떨어질 때도 있다. 바람이 불면 매우 춥게 느껴 진다.
지형:
성경의 가나안 땅인 오늘날의 이스라엘과 요르단 지역은 대략 다섯 지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즉, 지중해 해안의 평야지대, 중앙 산악지대, 협곡지대, 트랜스요르단 산악지대, 그리고 동쪽 사막지대이다.
지중해안은 평야 지대이다. 이 해안 평야는 가자 남쪽에 있는 나할 베쏘르에서 북쪽 로쉬 하 니크라까지 인데 그 거리는 193 킬로미터이다. 이 지역의 연 강수량은 640-400 밀리미터인데 북쪽에 더 많은 비가 온다. 높이는 동쪽이 180미터 정도다. 여기에 욥바, 텔 아비브, 악고 등이 존재한다.
중앙 산악지대는 남쪽의 네게브 고원에서부터 북쪽의 이스르엘 계곡까지를 말하는데 동에서 서로 구부러져 있다. 이 지역은 해발 900미터가 넘는 산악지대가 산재한다. 여기에 브엘쉐바, 헤브론, 베들레헴, 예루살렘, 라말라, 세겜(나불루스) 등이 있다.
협곡지대는 에일라트에서 단까지 약 415 킬로미터의 지역이다. 여기에 사해 (수면은 해발 -392 미터이고, 가장 깊은 곳은 해발 -784 미터) 요단강, 갈릴리 호수가 있다. 이 지역은 아프리카에서 터어키까지 뻗어있는 5,950킬로미터의 대협곡의 일부이다. 연강수량은 단 지역이 600 밀리 미터이고 사해 지역은 40 밀리 미터이다. 이곳은 매우 더운데 여리고는 8월 평균 기온이 섭씨 40도에 이른다. 사해는 1월에도 기온이 섭씨 20도가 되는 때가 있어서 수영을 할 수 있다. 지대가 낮아 사해의 표면은 해발 -400미터다. 사해 남쪽부터 홍해까지는 아라바 지역인데 아라바의 동쪽은 에돔 산지이고 서쪽은 네게브 고원 지대이다.
트랜스요르단 산악지대는 남쪽 아카바 만에서부터 북쪽 헤르몬 산 (높이가 2,778미터)에 이르는 지역을 말한다. 이곳에는 높은 산들이 즐비하다. 강수량도 풍부하여 밀, 올리브, 포도 등이 많이 생산된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사막의 지세가 요르단 남쪽에서 부풀어 올라 길르앗과 바산을 거쳐 헤르몬 산에 이르는 것이다. 여기에 에돔땅, 모압땅, 왕의 대로가 있다.
트랜스요르단 산악지대 동쪽은 사막지대이다. 이곳의 강수량은 미미하다. 불모 지대가 동쪽에 있는 유프라테스 강까지 725킬로미터나 뻗어 있다. 이곳 사람들은 늘 비옥한 지중해 해안 지역으로 진출하고 싶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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