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학 핸드북 - 제5장 유대인의 글과 상징과 행동
5.1.1. 히브리어
우리 기독교인들은 히브리어를 사랑한다. 구약 성경이 히브리어로 기록 되었기 때문이다. 구약성경의 히브리어를 우리는 성경 히브리어(Biblical Hebrew)라고 부른다. 오늘날 우리가 접하고 있는 장방형의 히브리어 글자는 사실 바벨론의 글자였다.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 갔던 유대인들이 이 글자를 익혀서 성경을 기록했던 것이다. 그 이전에는 다소 유치해 보이는 쐐기형 글자로 히브리어를 기록했다. 우리가 성경의 원본을 볼 수 있다면 그것은 쐐기형 글자로 기록된 고대 히브리어일 것이다.
유대인들이 바벨론에서 돌아와서 성전을 재건함으로써 제2 성전 시대를 열었다. 이때 가나안 땅에서 많이 사용한 언어는 아람어였을 것이다. 이후 헬라인들과 로마인들이 들어오면서 가나안 땅에서는 헬라어나 라틴어도 사용이 되었다. 하지만, 이때에도 유대인들은 히브리어를 사랑했다. 그리하여 종교 문서 대부분을 히브리어로 기록했다. 오늘날 우리가 외경(外徑)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그 내용의 건실성에도 불구하고 또한 그 책 안에 원본은 히브리어로 기록되었다는 언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대인의 정경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오로지 히브리어로 쓰여진 원본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후 70년 성전이 파괴되고 유대인들이 강제로 가나안 땅을 떠난 이후에도 유대인들은 그들의 종교 문서들은 여전히 히브리어로 기록했다. 그 대표적인 문서가 미쉬나와 그것에 주석을 붙인 탈무드이다. 탈무드에 사용한 히브리어는 성경 히브리어와 조금 다르다. 또한 성경시대 유대인들이 알지 못했던 이디쉬와 라디노의 단어들이 들어가 있다. 이것을 중세 히브리어(Middle Age Hebrew)라고 한다. 그래서 중세 히브리어를 읽으려면 별도의 히브리어 사전을 사용해야 한다.
유대인들은 정착한 지역의 언어를 사용해서 저들의 어휘를 늘려 갔다. 독일이나 스페인에서는 유대인 특유의 언어가 생겨났는데 히브리어와 독일어 및 슬라브어를 섞어 만든 언어를 ‘이디쉬’라 하고 히브리어와 스페인어를 섞어 만든 언어를 ‘라디노’라 한다. 랍비들은 장방형의 히브리어 글자 대신에 쓰기 쉬운 히브리어 필기체를 고안해 냈다. 오늘날 유대인들은 이 필기체를 애용하고 있다.
유대인들은 종교인들이 중심이 되어 성경 히브리어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진실로 히브리어는 한번도 죽어 본 적이 없었다. 성경 히브리어가 오늘날 되살아 난 것은 리투아니아 출신의 엘리에제르 벤 예후다 덕분이다. 그는 100여 년 전 부터 성경 히브리어를 일상생활에서 사용 할 수 있도록 정리하고 문법을 체계화 했다. 현대 히브리어가 성경 히브리어와 아주 흡사하게 정리된 것은 그의 노력 덕분이다. 현대 히브리어에는 이디쉬와 라디노는 물론 영어, 불어에서 온 단어들도 많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현대 히브리어를 배우면 히브리어 성경을 읽는 데에 별 문제가 없다. 현대 히브리어는 ‘울판’이라고 부르는 히브리어 강좌를 통해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보급되고 있다.
5.1.2. 알레프베트의 문자
히브리어를 유대인들은 ‘이브리트’라고 발음한다. 영미 사람들은 헬라식 발음을 좇아 ‘히브류’라 하고 우리는 그 발음을 좇아 ‘히브리語’라 한다. 히브리어는 27 개의 글자로 이루어졌다. 첫 글자가 ‘알레프(a)’이며 맨 나중 글자가 ‘타브(t)’ 또는 영미식 발음으로 ‘타우’다. 히브리어 알파베트를 알레프베트라고도 부른다. 베트(b)는 두번째 글자이다. 히브리어의 모든 글자는 자음이다. 다만 바브(w)나 요드(y)를 모음처럼 사용한다. 예수님께서 말씀 하신 일점일획에서 일점은 요드를 말하고, 일획은 바브를 말한다. 히브리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쓴다. 카프(k), 멤(m), 눈(n), 페(p), 차데(c)는 단어 끝에 올 때는 긴 꼬리를 가지며 나타난다.
5.1.3. 모음과 부호
초기 셈어와 마찬가지로 알레프베트에는 모음이 없다. 그런데 랍비들이 정확한 발음을 가르치기 위해서 점과 선으로 된 '느쿠토트'라는 모음 기호들을 만들어 냈다. 이 모음 기호들은 알레프베트의 각 글자 머리나 가운데나 옆이나 아래에 붙어 각종 발음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히브리어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런 모음 기호가 없어도 히브리어 문장을 잘 읽을 수가 있다. 이스라엘에서 출판되는 책들은 유치원 아이들이나 울판 학생들을 위한 책들 말고는 대개 모음 기호를 붙이지 않는다.
어떤 글자는 두 가지 발음을 갖는다. 베트와 카프와 페는 첫음절에서 경음이 된다. 두번째 음절에서는 연음이 된다. 모음 기호를 붙여 만든 책에서 경음일 경우 글자 가운데 점을 찍는다. 이를 견강점이라 한다. 정통파 유대인들과 나이든 유대인들이 사용하는 아쉬케나짐의 발음은 타브가 연음이 된다. 견강점을 갖고 있지 않으면 '스'로 발음한다. 바브는 '브'로 발음하는데 가끔 '우'나 '오'로 발음하는 경우도 있다. '우'로 발음할 때는 글자 가운데 점을 찍는다. '오'로 발음할 때는 글자 위에 점을 찍는다. 쉰(v)은 '쉬'로 발음하는데 글자 위 오른쪽에 점을 찍는다. 위 왼쪽에 점이 찍히면 '스'로 발음한다.
5.1.4. 히브리어 쓰기의 스타일들
히브리어 쓰기 스타일은 히브리어 책마다 다르다. 토라 두루마리나 트필린과 메쭈자에 사용하는 쓰기 스타일은 아주 독특하다. 이것을 ‘스타임’이라 부른다. 스타임은 '시프레이 토라, 트필린 그리고 메쭈자'의 첫머리 글자들을 모아 만든 것이다. ‘라쉬 스크립트’는 토라와 탈무드를 주석한 라쉬를 기념하는 필체다. 탈무드의 아람어 주석이 이 체다.
5.1.5. 히브리어를 한글이나 로마 문자로 표기하기
한글이나 로마자로 히브리어를 표기할 때는 일정한 규칙이 없다. 소리나는 대로 적는다. 문제는 거친 후음(喉音)인 ‘헤트(x)’같은 것을 어떻게 쓰냐는 것. 헤트의 ‘헤’는 ‘케’ 발음에 가깝다. 그래서 로마 문자로 Chanukah로 표기한다. Hanuka로 표기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글로는 ‘카누카’라고 하지 않고 ‘하누카’라 한다. ‘헤’가 단어 끝에 올 때, 로마 문자는 h로 표기하면 되지만 우리말로는 ‘흐’라 해야 할 지 결정하기 어렵다. 유대인들의 페싸흐 발음은 페싹으로, 샤바트는 샤밭, 마쉬아흐는 마쉬아로 들린다.
5.1.6. 알레프베트의 문자 값
히브리어의 모든 문자는 나름의 값을 지닌다. 알레프에서 요드까지는 1에서 10까지 1씩 올라가는 값을 갖는다. 요드부터 코프까지는 10에서 100까지 10씩 올라가는 값을 갖는다. 코프부터 타브까지는 100에서 400까지 100씩 올라가는 값을 갖는다. 11은 요드-알레프(ay)로 쓰고, 12는 요드-베트(by)로 쓰며, 21은 카프-알레프(ak)로 쓰는 식이다.
토라란 단어는 ‘타브-바브-레쉬-헤(hrwt)’로 기록이 되기 때문에 그 값은 각 글자 값을 합한 수, 즉 611이 되는 것이다. 15는 요드 헤(hy)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이름이 ‘요드 헤 바브 헤’가 되므로 요드 헤로 쓰지 않고 테드 바브(wj) 즉 9+6으로 쓴다. 이런 식으로 하면 모든 히브리어 단어를 숫자로 표현 할 수 있다. 유대 신비주의, 즉 게마트리아는 이 숫자에 집착해서 예언을 한다. 18이란 수는 아주 중요하다. 이것은 생명을 나타내는 히브리어 단어 ‘하야” 즉 헤트+요드(yx)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부금을 항상 18로 나타낸다. 최근 인터넷의 www를 666으로 보고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바브 셋이므로 18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면 좋은 의미가 된다.
5.1.7. 히브리어 - 어근의 글자
히브리어 단어는 세 글자로 된 어근에서 출발한다. 토라의 첫번째 책 창세기를 히브리어로는 '브레쉬트(tvarb)'라고 하는데 이것은 '레쉬-알레프-쉰(var)’이란 어근에서 출발한 것이다. 레쉬 알레프 쉰은 ‘머리’ 또는 ‘처음’이란 의미다. 히브리어의 어근을 찾는 것은 그 단어의 본 뜻과 그 단어 용례의 역사를 아는 데에 도움을 준다. 이것은 성경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필수적이다. 성경을 이해하기 위해 어근을 연구하는 것은 매우 값진 일이다. 성경 히브리어의 원형을 찾는 데에 도움을 주는 도구들 가운데 하나가 스트롱 코드 (Strong Code)다. 성경에 나오는 모든 히브리어 단어들의 원형에 번호를 매긴 것이다. 스트롱 코드를 기록한 성경책을 구입하여 활용해 보면 성경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성경 히브리어의 어근이 놀랍게 발전하는 모습을 현대 히브리어에서 볼 수 있다. 예컨데 ‘코프-달레트-쉰(vdq)’이란 글자를 보자. 그 의미는 '거룩'이다. 이 어근에서 우리는 케투샤흐(거룩함), 키두쉬(안식일이나 절기의 기도), 카디쉬(애도의 기도 가운데 중요한 부분), 아론 코데쉬(거룩한 캐비닛- 토라 두루마리를 넣어 두는 곳), 키두쉰 등의 단어들이 파생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사메흐-달레트-레쉬(rds)를 보자. '순서'란 의미다.
여기서 시두르(매일 기도문), 세데르(유월절 예식 순서), 시드라흐(주간 토라 읽기로 파르샤 라고도 한다)가 나왔다. 랍비들은 성서 연구에 있어서도 어근으로 의미를 해석해 낸다. 예컨데 하나님께서 남자를 지으셨을 때는 ‘예쩨르’란 단어가 사용되었고, 여자를 만드셨을 때는 ‘예벤’이란 단어가 사용되었다. ‘만들다’란 단어의 어근은 ‘베트-눈-헤(hnb)’인데 '비나흐'와 아주 흡사하다. 이렇게 해석을 시도하는 것이다.
5.1.8. 히브리어의 기본 인사
감사 및 격려의 인사: 라브 토다, 노라 토다, 하몬 토도토 (매우 감사합니다), 식가욘! (환상이네요), 아니 로 마아민! (믿을 수 없어), 아니 오헤브 오타ㅋ흐(남자에게 사랑해요), 아니 오헤베트 아트ㅋ하(여자에게 사랑해).
안식일 관련 인사: 샤밭 샬롬(안식일 어떤 때나 사용할 수 있는 인사), 샤부아 토바(좋은 한 주간이 되시길 - 샤밭을 끝내는 예식인 하브달라 때).
절기 인사: 하그 싸메아흐(수꼬트나 샤부오트 또는 페싹 때 인사), 레 샤나 토바(로쉬 하샤나와 근신의 날에 사용), 레샤나 토바 틱코테부(당신 이름이 생명책에 기록되기를 - 로쉬 하샤나 때).
다른 인사: 샬롬(가장 자주 사용하는 인사로 본디 전쟁 중의 평화란 뜻), 마잘 토바(축하한다는 의미의 인사), 레 ㅋ하임(생명을 위하여!란 뜻으로 '건배'의 의미로도 사용).
거절하기: 한국 사람들에게 거절은 힘들지만 유대인들과의 관계에서 이유없이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꼭 사용해야 한다. 로 토다 (고맙지만, 사양하겠어요), 아타 로 쪼데크 (당신이 틀렸어요), 쩨 로 니르에흐 리 (나는 그걸 싫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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