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편은 집에다 사무실을 차려놓고 조그만 청부업을 하고 있는데
자동차 운전중에도 전화를 쓸 수 있도록 자동차에 카폰을 설치했다.
남편은 새로 유행하는 이 문명의 이기를 가설해 놓고서 자기도 신기했던지
어느 날 오후에는 다섯 차례나 전화를 걸어
“나한테 연락온 거 없어 ?”
하고 묻는 것이었다.
“당신이 아까 20분 전에 전화를 걸고 난 후로 전화 온 것 없어요”
하고 대답하면서 나는 남편이 언제쯤 그놈의 기계에 싫증이 나게 되려나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막 전화를 끊고 났는데 뜻밖에 남편이 바로 현관으로 걸어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
남편은 문 앞에 자동차를 세우고 전화를 했던 것이다.
남편이 즐겨 입는 청바지는 궁둥이가 다 해졌는데도 남편은 좀처럼 버리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궁둥이에 알록달록한 헝겊을 대고 꿰매 주었더니
그래도 남편은 그 바지를 입고 다녔다.
어느 해 우리는 여행중에 뉴잉글랜드지방을 지나다가 어느 시골 식료품가게에 들렀다.
그 가게 문 앞에서 한 노인이 흔들의자에 앉아 한가로이 몸을 흔들며 더위를 잊고 있었다.
궁둥이에 알록달록한 헝겊을 댄 남편의 바지가 그 노인의 눈에 띄지 않을 리 없었다.
노인이 큰소리로 외쳤다.
“여보게 젊은이,
자네 몸뚱이 중에서 어느 부분이 가장 많은 일을 하는지 알겠네 !”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서 해마다 정월 초하루에 열리는 장미행렬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는 장미행렬이 가장 잘 보이는 특별관람석에 자리잡고 구경을 했다.
그런데 꽃수레가 앞을 지나갈 때마다 우리 앞에 앉아 있던
덩치 큰 남자가 일어나서 사진을 찍는 바람에 우리 시야가 가려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우리는 비상대책을 강구해야 했다.
나는 가지고 있던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그가 우리 면전을 가리고 있는 모습을 찍었다.
나온 사진을 앞의 남자에게 건네주었더니
그 사람은 자기 엉덩이가 찍힌 그 사진을 들여다보고 할 말을 잊은 듯했다.
그뒤로 그는 행렬이 끝날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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