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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의 - 설득

Joyfule 2017. 4. 24. 23:31

 

 

제인 오스틴의 설득 (BBC) 

 

[DVD] 제인 오스틴의 설득 (BBC)

애드리안 셔골드,샐리 호킨스,루퍼트 펜리-존스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한국에서 후배가 보내준 북 하드에 소장된 제인 오스틴 원작을 영화화한 설득(Persuasion)을 감상했다. 한마디로 탄탄한 내용의 원작과 감독, 출연 배우의 삼박자가 잘 맞는 영화다. 최근에 가장 감정이 몰입하여 감상한 영화인 것 같다. 게다가 학창 시절 첫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 나 자신의 사랑 이야기가 이 영화 속의 이야기에 녹아 있는 듯해서 더욱 잘 보게 된 것 같다.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여류작가이자 현대 영미문학 최고의 고전 중 하나인 『오만과 편견』의 저자인 제인 오스틴이 죽은 후 출판한 ‘설득(Persuasion)’이란 소설의 제목을 그대로 영화 제목으로 한 이 영화는 워낙 고전으로 불리며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준 탓에 내가 본 2007년 제작된 영화 이전인 1995년에도 영화화되어 많은 관객이 감동하였을 것 같다.

 

원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것처럼 영화에서도 출연한 배우의 대사와 동작으로 섬세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성격 묘사를 잘했다. 영화의 배경이 18세기 영국 중상류층의 일상생활이다. 그래서 신분차별이 있는 귀족계급의 생활상이 영화 속에 등장한다. 그런 가운데 등장하는 여러 명의 결혼 적령기 여자의 심리를 정말 잘 그려내고 있어 남자인 나도 쉽게 공감이 가 영화 속으로 감정이 몰입되어 가도록 했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균형잡힌 줄거리 전개는 원작의 폭넓은 이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 같다. 이렇듯 깔끔한 줄거리의 진행은 여자 주인공의 나레이션으로 아주 가까이에서 같은 삶을 살아가는 것 같은 착각을 느낄 정도로 전달이 잘 되었다. 게다가 클라이맥스로 가는 과정도 아주 자연스러웠다. 영화 제목이 왜 설득인가가 파악되면서 잃어 버릴 뻔한 사랑을 찾아 사랑을 받아들일 때 나눈 키스 장면은 압권이었다.

 

첫 사랑이라고 할 남자와 8년이란 세월이 지난 시점에 다시 만나 사랑에 성공하는 과정에 끼워 넣은 복선들이 우리 일상생활에서 늘 겪게 되는 사람 사이에 상대방을 자신의 편견에 의해 오해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어서 쉽게 공감이 된다. 관객은 그저 화면의 흐름에 자신을 맡겨 놓으면 되기에 아주 편안하게 감상을 하도록 이끌린다. 그러다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되면서 아찔할 정도로 쾌감을 주는 클라이맥스에 이르게 된다.

 

좋은 영화는 영화를 보고 나서도 그 감명이 오래간다. 바로 이 영화가 그런 영화라 만족감을 물씬 느끼며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그 여운으로 나 첫사랑의 추억 속에 잠시 젖어 보게도 되었다. 내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이 영화에서처럼 내 첫사랑도 그 누군가의 잘못된 오만과 편견에 의해 비켜나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 번 설득당한 것을 절실하게 후회하며 자신의 주관으로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은 여주인공이 자신의 자유의사로 자신의 사랑을 찾은 모습은 관객 모두에게 승리감을 느끼게 해 주었을 것 같다. 모처럼 내용 있는 영화를 나 자신을 내던지고 영화 속에 몰입하여 관람하게 되니 로맨틱한 드라마를 선호하는 다른 분들에게도 이 영화는 추천하고 싶어진다. (2011년 12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