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을 앓을적에는 조금 느긋해져서 좋다.
온 몸이 쑤시고 아프니 따끈따끈한 방에 느긋하게 누워서
보고싶었던 영화를 챙겨보기엔 딱이다.
졸음이 오면 슬슬 졸아가면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은
조제라는 장애인 소녀가
심해처럼 캄캄하고 조용한 세상에서
어떻게 세상밖으로 천천히 걸어나오는가를 보여주는
아름답고 담백한 사랑이야기였다.
사랑은 어쩌면 예기치않는 곳에서
뜻밖에 찾아오는
기적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세월따라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부식되어간다고 할지라도.....ㅎㅎ
사람의 장애는 눈에 보이는 데 있지 않고 부정하는 데 있다
이 작품은 일본 여류작가 타나베 세이코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다리를 쓰지 못하는 장애인
조제(이케와키 지즈루)와 한 남자 쓰네오(쓰마부키 사토시)의 얘기다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어찌 만나고 어찌 헤어지게 되는 지를 보여주는 얘기..
이 영화는 남녀가 어찌 사랑하게 되고 어찌 이별하는 지를 보여주는 게 결코 아니다
사랑의 얘기가 아니라 청춘의 이야기고 그 시절을 어찌 지나오는 지를 보여주는 영화일뿐..
우리들은 어떻게 그 시절을 보내 왔으며 또한 앞으론 또 어찌 보내게 될지..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다
우리가 갖는 첫사랑..
생전 처음으로 가슴 두근거림과 내밀의 깊은 집착 그리움.. 그런걸로 달콤하게 치장된 사랑은
늘 눈을 가린다 계산적이거나 타산적인 셈에 빠르지 않다
그러기에..
내가 상대의 비워진 공간을 채울 수 있으리란 생각 착각을.. 가져오고 결국은 그 착각때문에
그 사랑은 바닷가 모래집마냥 쉽게 허물어 내리기도 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늘 조심스럽고 어려운 부분이 바로 이러한 감정의 흐름에 대한 적절한
자신만의 거릴 얼마나 능숙하게 유지하고 다루느냐가 가장 큰 관건인건 인간의 관계라는 게
늘 양면(밀고 당기는)성을 띠는 데다 늘 예기치 않은 또다른 변수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시간은 모든 걸 변하게 한다
천년만년 기다릴 거 같은 사랑의 盟誓도 얼음장같던 미움과 증오도 시간이 흐르면 서서히
부식하고 그리고 스러진다..
하물며 사랑이 식어서가 아니라 그 사랑에 겁을 먹은 남자..
냉정하게 안녕을 고하고 떠나는..
그 모든 것을 대신하여 조제만을 선택할 수 없는 그 젊음.. 회피
그냥 하는 말론 현실적인 선택 혹은 현명한 선택이라고 하던데..
남자의 나이때문일까.. 견딜 수 있는 에너지가 없어서? 아니..
그 전부를 안을 수 있는 나인.. 스믈 셋은 아니 되고 서른이나 마흔은 가능할까? 아니..
이게.. 지금 우리들의 사랑이다
비어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거.. 나만이 그걸 채울 수 있다는 욕심을 버리는 거..
이별은 늘.. 자신이 떠나는 것이다
스스로 떠나지 않는 한 이별은 없는 거.. 그걸 받아 들이는 순간 이별은 결정되는 거다
영화속의 그네 둘은 이별이 아니라 단지 헤어지는 것일 뿐이다
사람은 사랑을 통하여 성숙되는 게 아니라 이별을 통하여 커진다 했지.. 않던가?
戀人들의 距離 - by 鶴
눈 감아봐.
뭐가 보여?
아무것도. 깜깜해.
그 곳이 옛날에 내가 있던 곳이야,
어디가?
깊고 깊은 바다 밑바닥.. 난 그곳에서 헤엄쳐 올라온 거야
뭐때문에?
자기랑 이 세상에서 제일 야한 짓을 하려고.
그렇구나. 조제는 해저에서 살고 있었구나..
그곳에는 빛도 소리도 없고 바람도 불지않고 비도 내리지않아. 너무도 고요해.
외롭겠다.
그다지 외롭지는 않아.애초부터 아무 것도 없었으니까
단지 아주 천천히 시간이 흘러갈 뿐이지..
난 두번 다시 그곳으로는 돌아갈 수 없겠지
언젠가 자기가 없어지게되면 미아가 된 조개껍데기처럼
혼자서 바다밑을 데굴데굴 굴러다니게 되겠지.
하지만 그것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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