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집게' 이승만… 일본의 美 침략·패망 모두 예견
1940년대 쓴 일기 등 중요 자료 발견
조선일보 2012-10-27 TPP [B4면]
"오전 11시에 정한경, 이원순, 이매리, 임병직 등을 만났다. 나는 전후(戰後) 대한민국의 선거 방법과 헌법 구상을 준비하기 위해 프린스턴대 슬라이 박사를 한국 행정부의 고문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1944년 4월 21일, 이승만 일기 중·사진)
최근 연세대 이승만연구원(원장 류석춘)은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1940년대 중반 미국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독립운동 활동을 엿볼 수 있는 영문 사료를 발굴해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태평양전쟁 기간 중 이미 일본의 패망을 예견하고 독립 이후 세워질 한국 정부의 헌법제정과 선거 방법에 대해 구상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주목된다.
자료는 이 전 대통령이 1944년 4월 15일 프린스턴대에서 연설한 원고를 비롯해 그 무렵 쓴 일기문 등 이다. 이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은 도덕적인 차원에서뿐 아니라 1882년 체결된 한미수호통상조약에 따라 (한국 독립을 도울) 조약 이행 의무를 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주류 지식인 사회에 한국의 독립을 부탁한 것이 아니라 독립 지원의 당위성을 설파했다는 것.
그는 연설을 통해 "한국은 유구한 역사를 가진 나라로 '동방의 악마' 일본으로부터 스스로 독립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나라"라고 소개한다. 이 전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를 인정하는 것이 독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또 "우리는 스스로 독립을 위해 싸워야만 하고,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한국이 스스로 싸울 수 있도록 미국에 비행기·총포 등 군수품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 연설 내용은 그 후 중경 임시정부(주석 김구)가 미국 OSS의 지원을 받아 국내진공작전을 전개하는 기반이 됐다.
이 전 대통령은 그에 앞서 일본의 미국 침략도 예견했었다. 태평양전쟁 발발 직전인 1941년 여름, 이승만 전 대통령은 'Japan Inside Out(일본 내막기)'를 출간해 일본 제국주의의 실체를 밝히고 일본이 곧 미국의 하와이나 알래스카 중 한 곳을 공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그해 12월 일본이 하와이의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며 전쟁이 발발하자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됐다.
류석춘 원장은 "일본의 미국 침략을 예견했던 이승만 전 대통령이 태평양전쟁 중에 이미 일본의 패망을 예견하고 독립 이후 어떤 국가를 세워야 할지에 대한 구상까지 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료"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공개한 자료에는 그 밖에도 1910년 이승만 전 대통령이 프린스턴대 총장으로부터 '클리오소픽 소사이어티(Cliosophic Society of Princeton University)'의 명예회원으로 선출되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문서도 포함돼 있다. 이 단체는 마크 트웨인, 스콧 피츠제럴드 등 당대 미국 주류 사회의 지식인이 대거 참여하고 있었다.
이승만연구원은 홈페이지 (http://syngmanrhee.yonsei.ac.kr)를 통해 원문을 공개했다. 이승만연구원은 지난해 3월 연세대 소속으로 설치된 이승만 전문연구소다.
지난 3일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모교인 미국 프린스턴대학교에 그의 이름을 딴 강의실 '이승만 홀(Syngman Rhee 1910 Lecture Hall)' 개관식이 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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