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관 자료 ━━/추천도서

천사의 시 / 정호승 (지은이), 조광호(그림)

Joyfule 2012. 6. 6. 02:24

 

천사의 시 / 정호승 (지은이), 조광호(그림)

 




'세상에서 천사처럼 살고자 노력했던' 고(故) 정채봉 작가의 영전에 바치는 시화집이다. 화가이자 성직자인 조광호 신부가, 자신에게 마지막 고백성사를 하고 세상을 하직한 작가 정채봉을 기리기 위해 '천사'를 주제로 한 수십여 점의 그림을 그렸다. 고인이 살아생전 가장 절친했던 정호승 시인은, 조광호 신부의 그림을 토대로 운문 형식의 글을 썼다.



천사의 얼굴은 오직 하나
인간은 가면의 얼굴을 지키기 위해
수천 개의 마스크가 필요하나
천사의 얼굴은 오직 하나
단 한 개의 마스크도 필요 없다
인간은 천사를 만나기 위해 마스크를 버려야 한다
흐르는 강물에 마스크를 멀리 던져버렸을 때
비로소 천사는 인간에게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나니



정호승 - 1950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첨성대'가,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위령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제3회 소월시문학상, 제10회 동서문학상, 제12회 정지용 문학상, 제11회 편운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슬픔이 기쁨에게>, <서울의 예수>, <새벽편지>, <별들은 따뜻하다>,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이 짧은 시간 동안>, <포옹> 등이 있고, 시선집으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등이 있다. 이 밖에 장편소설 <서울에는 바다가 없다>와 산문집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정호승의 위안>, 어른들을 위한 동화집 <항아리>, <연인> 등이 있다.

조광호 - 1947년 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났다. 1967년 천주교 성 베네딕도 수도회에 입회하여 서울 가톨릭대 신학부를 졸업하고, 신부가 된 다음 독일 뉘른베르크 미술대학을 졸업했다. 천주교 주교위원회 출판국장으로 천주교 200주년 기획위원으로 활동했으며, 독일유학 후 한국현대미술 50년전, 일본 국제 현대미술전 및 국내외(독일, 미국, 오스트리아) 10여 차례 개인전과 여러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국내외 가톨릭 교회에 많은 작품이 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월간 영성문화교양지 「들숨날숨」 편집인으로 활동했다. 2002년부터 현재까지 인천가톨릭대 종교미술학부 교수(학부장)로 재직 중이다. 가톨릭조형예술연구소 대표, 한국가톨릭문인회 지도신부로도 일하고 있다. 대표적인 미술 작품으로는 부산 남천 성당 유리화와 서울 2호선 당산철교 외벽의 벽화, 서소문 현양탑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그대 문의 안과 밖에서>, <꽃과 별과 바람과 시 - 조광호 신부 그림 에세이>, <얼굴 - 조광호의 그림과 글>, , <조광호의 스테인드글라스> 등이 있다.

내가 그린 천사는 이 세상에서 언제 어디선가 내가 만난 사람들이다. 꽃의 향기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 사람의 모습을 닮은 날개 달린 천사도 내 눈에 보이지는 않았다. 그동안 내가 만났던 수천수만의 사람들, 그들 가운데 나의 천사들은 때로는 눈부신 빛과 바람, 또 때로는 황홀한 설렘으로 내 곁에 엄연히 존재했다. 나의 일상 가운데 그들은 마치 날개를 단 천사처럼 예기치 않은 순간에, 눈부신 지혜와 아름다움으로 나를 찾아왔다. 이 책을 '세상에서 천사처럼 살고자 노력했던 우리들의 친구, 고(故) 정채봉 시인'의 영전에 바친다. - 조광호 (화가, 신부)

나는 이제 조광호 신부님의 그림 속 천사들을 만나면서 웃고 떠들고 이야기하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누구나 천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나 자신이 나 자신의 천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천사들은 모두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모습이자 나 자신의 모습이다.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죽은 이들을 다시 만났을 때 우리는 모두 이런 천사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천사가 된 정채봉' 형을 만나게 돼 감사한 마음 크다. - 정호승 (시인)

    

화가 조광호 신부와 시인 정호승이 전하는 천사의 메시지

우리의 일상 깊숙이 천사가 자리하고 있다.
꽃의 향기가 눈에 보이지 않듯, 사람의 모습을 닮은 날개 달린 천사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사랑이 머무는 곳 어디에나 천사가 있다.
그동안 당신이 만났던 수천수만의 사람들을 돌이켜보면 어머니는 ‘어머니라는 천사’였으며, 아이들은 ‘아이들이라는 천사’였으며, 나의 꽃과 새들도 모두 ‘꽃과 새라는 천사’가 아니었는가?
눈부신 빛과 바람, 또 때로는 황홀한 설렘으로 당신 곁을 지켜준 천사들...

천사처럼 살다간 시인에게 바치는 《천사의 시》

화가 조광호 신부님이 정호승 시인에게 기회가 닿으면 내 그림에 당신이 글을 써 책 한 권 묶자고 제안했다.
사실 조광호 신부가 정호승 시인에게 이런 제안을 한 것은 나름대로 또 다른 속사정이 있었다. 시인 정채봉이 왕성한 집필로 여러 권의 책을 출판할 때 그는 신부님에게 몇 차례 “신부님께서 그림 그리고 제가 글을 써서 예쁜 책을 한권 만듭시다”하였다. 그러나 그때 신부님은 선뜻 대답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당시 신부님은 조금 거칠고 어두운 그림을 즐겨 그리고 있었기에 정채봉 시인의 작품과는 잘 어울릴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 후 몇 해가 지나서 정채봉 시인은 조광호 신부님에게 마지막 고백성사를 하고 이 세상을 하직하였다. 정채봉 시인의 장례미사를 집전하면서 조광호 신부님은 시인의 제안에 선뜻 응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정채봉 시인을 기리는 마음에서 그가 살아생전 가장 절친했던 정호승 시인에게 책을 묶어 내자고 제안하였다.
이 모든 사연을 알고 있는 정호승 시인은 “천사가 된 정채봉 형을 만나게 될 수 있어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라며 조광호 신부님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그렇게 해서 조광호 신부님의 천사 그림과 그 그림을 언어로 승화시킨 아름다운 글이 어우러진 《천사의 시》가 완성되었다.
이런 사연이 있기에 조광호 신부님의 그림 하나하나 정호승 시인의 글 하나하나가 가슴에 와 닿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누구나 누군가의 천사가 될 수 있다. 천사의 메시지를 전하는 《천사의 시》를 통해 당신도 누군가의 천사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