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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융(Carl G. Jung, 1875∼1961) - 분석적 심리치료 - 성격의 발달

Joyfule 2015. 9. 10. 07:04

 

 

칼 융(Carl G. Jung, 1875∼1961) - 분석적 심리치료

 

성격의 발달

많은 심리학자들은 프로이드를 따라 인간의 성격 발달은 5살 전후에 끝나는 것이라고 믿었다. 이 견해에 따르면 성격형과 본질은 유년기나 아동 초기의 경험에 의해 결정되며, 그 이후에는 성격이 변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본다. 몇몇 학자들은 성격은 청년기까지 계속 발달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으나 5세 때에든 15세 때에든 어린 시절에 형성된 것이 일생 동안 우리의 본성이라는 모양을 형성하고 있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성인 초기나 중년기, 노년기에는 이미 형성된 성격을 다듬거나 확고히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융은 처음으로 이 문제를 연구하기 시작하고, 성격 발달은 일생동안 계속되며 35세에서 50세 사이에는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고 생각한 사람이다. 이 견해는 현재 위기의 중년기를 겪고 있는 사람에게 뿐 아니라 이 변화기를 앞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적어도 우리는 아동 초기의 경험 속에 갇혀 있으라는 선고를 받은 것은 아니다.

융은 성격 발달을 아동기, 청년 및 성인 초기, 중년기 그리고 노년기의 4단계로 기술했다. 그는 아동기(childhood)가 성격 형성에 있어 특히 중요한 시기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유아의 행동은 본능에 의하여 지배되므로 심리적 문제는 있을 수도 없고 사실상 있지도 않다. 왜냐하면 문제란 의식부에 자아(ego)가 존재해야 생기는 것인데 이 시기에 자아는 아직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아는 배를 채우고 배설하고 잠자는 것에 관심이 집중될 뿐이다.

자아(ego)는 아동기에 처음 원시적인 방식으로 발달하기 시작하나 독특한 자신(self)이나 주체의식은 없다. 아동의 "성격(personality)"은 부모의 성격을 반영하는 데 불과하다. 그러므로 부모는 어린이를 대하는 행동을 통해서 성격 형성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오히려 완전한 발달을 저해하기도 한다. 예컨대 자식이 자기 분신(分身)이기를 원하여 자기 성격을 아이에게 강요하는 수가 있다. 혹은 자기 결점을 대리 보상받기 위해 자기와 완전히 다를 것을 기대하기도 한다.

성격 발달의 제 2단계인 청년 및 성인 초기(youth and young adulthood)는 일정한 성격 형태와 내용이 발달하는 사춘기(puberty)에 시작된다. 융은 사춘기를 "심리적 탄생기(psychic birth)"로 불렀는데 많은 문제와 갈등, 또한 적응의 시기이다. 현실 세계가 청년에게 아동기의 행동과 환상(fantasy)으로는 대처할 수 없는 새로운 요구를 한다.

청년기(adolescence)부터 성인 초기에 다가오는 첫 임무는 직업에 대한 준비와 성인으로서의 책임을 맡을 준비를 하는 것이다. 교육 초점이 맞춰지고 난 후 직업을 갖기 시작하고 결혼하여 가정을 꾸민다. 활력은 자신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외부로 향하고 태도는 대개 외향적이다. 의식이 지배적이고 인생의 목표는 이 세상에서 성공하여 자기의 위치를 공고히 다지는 것이다. 성인 초기는 성공한 이에게는 도전의 시기이며 새로운 전망과 새 영역과 성취의 연속이다. 젊은 성인은 인생의 자극에 대해 매우 열광적인 열의를 쏟는다.

그러나 40대쯤에는 중년기(middle age)가 닥쳐와 우울증과 성격 변화를 유발한다. 중년기에는 대부분 생의 요구에 비교적 잘 적응하여 상당한 만족감을 맛보는 시기이다. 직업상으로나 사회적ㅗ가정적으로나 안정되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된다. 우리들 대부분에게는, 몰아치고 갈구하던 시기에 대한 성과가 나타나 안정감을 갖고 인생을 즐기기 시작할 수가 있는 시기이다. 이것이 융이 고된 시련을 경험하던 바로 그 상황이었고, 그의 환자 중 3분의 2도 인생에 있어 똑같은 단계에 처해 있었다. 인생의 중간점에서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단 말인가? 어째서 마침내 성공을 했는데도 절망과 비참함과 무가치함을 느낀단 말인가? 융은 자기의 환자들에게 귀를 기울여 그들과 본질적으로 같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모험과 인생의 자극적인 맛과 열망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고 하고 삶의 의미를 잃은 채 공허와 무감각만을 느꼈다. 융은 인생의 시기(자신과 자기 환자들의)를 분석할수록 그런 격렬한 성격 변화는 불가피하고 범세계적인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중년기는 성격상에 있어서 필연적이고 유익한 변화를 경험하는 자연스러운 과도기이다.

얄궂게도 융은 중년기를 맞은 사람들이 인생의 요구를 충족시켰다는 느낌을 가지면서도 변화를 경험하는 원인을 찾아냈다. 인생의 전반기를 준비 활동으로 많은 정력을 소비하나 40대 쯤에는 그 준비가 끝나버려 인생과의 도전이 충족되어 버리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아직도 정력이 남아 있으나 소비할 곳이 없다. 그러므로 인생의 다른 측면에 재투자 되어야 한다.

융은 인생의 전반기는 외부 세계에 관심을 기울인다고 기술했다. 인생의 후반기는 이제껏 게을리 해왔던 주관적 내면세계에 헌신해야 한다. 성격의 태도면에서도 내향적이 된다. 이전엔 의식부에 집중되던 것이 무의식의 경험을 깨달음으로써 조절된다. 흥미는 육체적이고 물질적인 데서 종교적ㅗ철학적이며 직관적인 쪽으로 옮겨지고, 자아(自我)를 인식하는 과정이 시작되기 위해 예전의 편중성(의식부에의 집중)은 성격의 모든 부분의 조화로 대치된다.

중년에는 젊은 시절의 가치관-금전과 특권, 명성, 지위를 계속 갈구할 수가 없다. 그것들은 이미 의미를 잃어버렸으므로 새로이 의미를 찾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영혼은 파산하고 인간은 말할 수 없는 절망에 빠지게 된다.

융은 이런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이 우리 삶에서의 하나의 가치인 종교의 침식 때문에 점차 어려워진다고 믿었다. 새로운 가치와 신선한 동기,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안목이 필요하다는 사실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의식부와 무의식부를 조화롭게 통합하고 자신의 내면의 존재를 경험한 사람은 긍정적인 심리적 건강, 즉 융이 개별화(individuation)라고 부른 상황을 성취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다.

성격 성장의 마지막 단계는 노년기(old age)이다. 융이 노년기에 대해 저술한 바는 거의 없지만 일생의 초기와 마지막 기간에 대해 저술한 것이 있다. 노년기나 아동기는 무의식부가 지배적이어서 성격은 완전히 그 속에 잠긴다. 나이든 사람들은 과거를 되돌아 보아서는 안 된다. 그들에게도 미래를 향한 목표가 필요하다. 사후(死後)의 삶에 대한 약속(목표)에 집착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종교적 가치의 설득으로 무마하는 것도 역시 문제가 있다. 그러나 죽음의 불가피성은 어느 정도 그 자체가 하나의 목표로서, 즉 우리가 바라보며 노력할 목표로서 다루어야 한다. 우리의 심리적 건강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