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은 없고 무당에게 바치는 복비만 있다.
두 달 전 장모님이 집에 오셨습니다. 그때 아이 엄마와 이사 가는 문제에 대하여 한참 논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는데 이사 철이라 그런지 제법 많은 사람이 다녀갔습니다. 그러나 구경만 했지 막상 사겠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아마 요즘 거의 모든 아파트 세대들이 내부를 깔끔하게 리모델링 해서 쾌적한 기분으로 생활하려고 하는데, 우리 집은 사는 데 아무 지장 없으면 그냥 그렇게 꾸밈없이 살아갑니다. 하여 꽤 싸게 매물로 내놓았는데도 잘 안 팔리더군요. 이사문제로 이런저런 대화를 하는데 장모님이 느닷없이 "뭘 그리 고민해! 미리 감사헌금 성의껏 많이 드리고 기다리면 주님이 알아서 다 해결해 주니 걱정 붙들어 매고 무조건 헌금부터 해" 집사람과 저는 그 순간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헛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집은 며칠 후 예상보다 좋은 값에 (감사헌금 단 한 푼도 안 내고) 팔렸습니다. 그러나 장모님의 이 기복적인 충고의 말씀이 참 서글펐고 아직도 주님께 드리는 헌물을 주님과 거래하는 듯한 생각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시니 참으로 답답했습니다. 신앙생활을 늦게 시작한 장모님은 순복음 계통의 교회에서 처음 말씀을 듣기 시작했고 아직도 그 교회에서 삶의 모든 것을 끝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십니다.
근데 사실 저도 부끄럽지만 불과 5년 전만 해도 장모님과 다를 바 없는 똑같은 생각으로 교회를 다녔고 어떤 일이 해결되려면 미리 감사헌금을 두둑하게 드려야 어려운 일도 해결되는 거로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금요일 철야 기도회 때 간증 자들이 나와 하는 말이 거의 다 감사한 마음으로 미리 헌금했더니 삶을 회복시켜 주시고, 물질을 부어주시고, 좋은 직장으로 이직시켜주시고,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하게 되었다는 내용이 거의 백 퍼센트였기에 그렇게 인식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게 생각한 것은 그들의 평상시 삶이 세상 사람과 특별히 차이도 안 나는데 세상 복을 부어 주셨다고 하니 상당히 헛갈렸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주님은 저의 기복신앙적인 삶에 변화를 주셨고, 주님이 주신 진리를 흡수하고부터 지금은 어설프나마 맘몬의 영으로부터 해방되어 정말 주님이 요구하시는 복음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가 드리는 물질이 주님께 드리는 순수한 헌물인가..아니면 나의 정욕을 채우기 위한 주고받기식 거래로 이어지는 복비인가 하는 것입니다. 저는 사실 아직도 헌금은 한다고 하지만 진짜 헌금을 하는지, 복비를 내는지 헛갈릴 때가 가끔 있습니다. 아직 저도 완전히 거듭나지 못했기 때문이라 진단해 봅니다.
최근에 요즘 아주 잘 나가는 초특급 대형교회의 원로 목사님이 십일조 안 하면 집안에 우환이 오고, 저주받아 암으로 죽는다고 설교를 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 목사님이 하신 말씀은 어디서 들어본 듯한 뉘앙스가 풍기는데.. 티비를 통해 보면 귀신 내림을 받은 무당이 방울을 흔들면서, 최선을 다해 살벌한 도끼눈을 만들어 상대를 공격적으로 바라보며 하는 말.. "부담이 되더라도 정성을 다해 신령님께 푸닥거리 해야 해, 비싼 굿을 하면 모든 게 풀리지만, 안 그러면 집에 우환이 몰려오고 집안 식구 중 누가 죽어 나가니까 내가 시키는 대로 해" 하면서 협박하고, 듣는 사람은 겁에 질려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갑니다. 어떻습니까? 목사님이 하신 말씀과 무당이 한 말의 공통점이 보이십니까? 이 두 사람에겐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습니다. 공통점은 사람의 연약한 심리를 이용해 겁박하면서 돈을 뜯어내 자기의 정욕을 채우려는 파렴치한 마각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것이고, 차이점이 있다면 한 사람은 성의를 입고 강대상에 서서 마치 주님의 거룩한 종인 척 흉내를 낸다는 사실이고, 한 사람은 노골적으로 무당의 옷을 입고 무당행세를 하는 것입니다. 결국, 겉으로 보이는 옷의 모양은 달라도 속사람은 둘 다 마귀에게 지배받는 무당이란 사실입니다. 이리가 양의 가죽을 입은들 이리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거룩해야 할 성전이 그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신당을 만들어 저주의 굿판을 벌이고 있는 암울한 요즘 교회들의 현실입니다. 대형교회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흔히 보는 개척교회에서도 대형교회를 만들어가는 노하우를 터득한 목사님들이 그들을 흉내 내서 목회 성공하겠다는 일념으로 똑같은 전철을 밟아가고 있습니다. 육지와 바다를 두루 다니며 교인 하나를 만들어 놨더니 배나 지옥 자식으로 만들고 있다는 성경 말씀이 떠오릅니다. 우리가 명심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헌금은 무엇인가 대가를 바라고 내는 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주님은 결코 돈을 좋아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주님은 우리의 마음을 받길 원하십니다. 주님은 헌금의 대가로 뭔가를 주고받는 그런 장사꾼이 아닙니다. 그저 우리는 주님으로부터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님께 드리는 것이고 그렇게 드린 헌물은 우리 불쌍한 이웃을 위해 응당 덕을 세우고 공의롭게 사용하는 게 올바른 헌금의 개념입니다. 이웃에게 한 게 주님을 위해 한 것이라고 성경 말씀 속에서 가르쳐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웃의 어려움은 눈 가리고, 하나님께 바친다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서 큰 교회를 짓고, 교육관을 만들고, 비싼 돈 드려 오케스트라 초청하여 연주하고 성악가 불러서 성가대 솔로 시키는 것을 주님이 기뻐하실 것 같습니까? 주님은 이런 사치에 전혀 관심도 없고 고개를 돌려버리십니다. 주님이 원하시는 것은 아주 작은 물질이라도 정성과 마음을 다하여 이웃을 위해 사용하길 바라는 거룩한 마음으로 드리는 것을 원하십니다.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아직도 무엇인가 기대하는 심리로 돈 놓고 돈 먹기식 헌금하는 분이 있다면 포기하십시오. 하나님은 우리의 정욕을 만족하게 해주는 물주가 아닙니다. 영이 잘 됨같이 범사가 잘 된다고요? 진실로 영이 잘 된 사람은 이런 식으로 헌금하지 않습니다. 영이 잘된 사람은 가난하게 살아도 그 속에서 영적 풍족감을 느끼며, 일용할 양식에 만족하고, 자신은 하나님에게 붙들려 있다는 행복감에 젖어서 진정한 자유함과 해방감을 느끼는 것이 범사가 잘되는 것입니다. 돈 많이 벌어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범사가 잘 되는 것으로 아전인수식 착각은 하지 마십시오. 주님이 늘 우리에게 관심 있는 것은 우리의 영을 어떻게 하면 거듭나게 하여, 진정한 내 새끼로 만들까 그것에만 관심 있고, 이천 년 전 예수님의 오심도 죄로 물든 우리의 영을 구원하기 위해 오신 것이지, 타락해가는 우리의 정욕이나 채워주시려고 오신 게 아니란 말입니다. 왜 예수님을 얼굴마담으로 내세워서 귀한 성전을 내 욕심이나 채우려는 저주의 굿판으로 만드십니까? 라오디게아 교회에 대한 경고가 우습게 들립니까? 차라리 라오디게아 교회는 귀엽게 느껴질 정도로 지금 교회들은 더 타락해 가고 있습니다. 교인들은 목사가 그렇게 가르치니 어쩔 수 없이 따라간다고 변명하지 마십시오.
들고 다니는 성경을 제대로 읽었다면, 양의 가죽을 뒤집어쓴 무당들의 입에서 나오는 비릿하고 역겨운 굿 소리에 현혹되지 않고 잘 분별하여 거기서 돌아섰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마음속에는 세상의 정욕을 누리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니 성경의 진리를 뒤로하고 무당의 말에만 기대서 의지하는 것 아닙니까? 성경을 뭐하러 들고 다니십니까? 사기당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있습니다. 세상의 정욕을 탐하여 일확천금을 노리려는 심리가 가득한지라 사기꾼의 현란한 말의 테크닉에 유혹되어 거의 다 넘어간다는 사실입니다. 사기 안 당하는 사람들은 묵묵하게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며, 정직하게 내가 뿌린 만큰 거두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사기꾼들은 사기대상의 눈빛을 보면 안다고 합니다. 눈빛과 몇 마디의 말이면 상대가 욕심이 가득하여 사기에 넘어갈 사람인지 아닌지 금방 파악된다고 합니다. 여러분의 목사님이 아무리 현란한 말재주로 여러분을 어르고 꿰고 달래도, 여러분의 마음 자세가 세상 정욕 없이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여, 시선의 초점을 오로지 주님께로만 향했다면 절대 목사 흉내나 내는 무당의 은근한 협박에 절대 넘어갈 일이 없습니다.
마음의 밭이 욕심으로 가득하여 사기 당할 만 하니 사기당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사람이 타락하든 말든 물질 복이 쏟아지도록 주는 산신령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수준을 우리의 욕심이나 채워주는 대상으로 생각했다면 그냥 교회 나오지 마십시오. 그런 식으로 교회 마당만 밟고 다니면 어차피 지옥 갈 인생인데 뭐하러 여러분의 귀한 시간을 교회에 와서 낭비하는 것입니까. 그냥 차라리 집에서 개그프로그램이나 보시든지, 프로야구장 가서 시원한 맥주에 닭 다리 뜯으면서 응원하는 팀 이기라고 피 터지게 즐기는 게 훨씬 더 유익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온 천하 만물을 지으시고 우리의 영을 살리기도 하시고 죽이기도 하시는 분이라는 절대적 경외감이 있다면, 최대한 예를 갖추어서 우리의 모든 걸 내려놓고 주님께 나오십시오. 그리고 정말 가인이 아닌 아벨이 드렸던 진정한 제사를 주님께 드리십시오. 하나님을 물질 복이나 주는 산신령 레벨로 생각하여 복비나 드릴 생각 하지 말고, 성전에서 정성과 마음을 다하여 두 렙돈을 드려 칭찬받았던 과부와 같이 최선을 다해 마음과 정성을 드리십시오. 하나님은 대가를 바라는 복비가 아닌, 정성과 마음을 다하여 드리는 헌금에 관심을 보이십니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너희의 무수한 재물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뇨 나는 수양의 번제와 살진 짐승의 기름에 배불렀고 나는 수송아지나 어린 양이나 수염소의 피를 기뻐하지 아니하노라.
너희가 내 앞에 보이러 오니 그것을 누가 너희에게 요구하였느뇨 내 마당만 밟을 뿐이니라.
헛된 재물을 다시 가져오지 말라 분향은 나의 가증히 여기는 바요 월삭과 안식일과 대화로 모이는 것도 그러하니 성회와 아울러 악을 행하는 것을 내가 견디지 못하겠노라. (이사야:1장11절~1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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