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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빛

Joyfule 2006. 12. 22. 01:19
 
황혼의 빛(Lights In The Dusk, Laitakaupungin Valot, 2006)

국가 : 핀란드    
감독 : 아키 카우리스마키 
출연 : 얀 히티아이넨, 마리아 헤이스카넨, 마리아 예르벤헬미      




<줄거리>
핀란드 헬싱키. 고도로 번영한 도시에서 일개 경비원으로 살아가는 코이스티넨. 
마치 채플린 영화 속 방랑자 같은 모습의 그는 자신이 소외된 부유한 세상 속으로 들어갈 
기회를 엿보고 있는 고독한 남자다. 그러나 동료들과 익명의 조직은 그의 소박한 희망을 
차례로 망가뜨리기 시작한다. 그들은 코이스티넨의 직분을 이용해 범죄를 계획하면서 
그가 오랫동안 사랑을 갈망해 왔다는 사실을 알아채고는 팜므파탈의 여성을 접근시킨다. 
이 사건은 결국 코이스티넨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그는 직장, 자유, 꿈 모든 것을 잃게 되는데....


<어둠은 걷히고>와 <과거가 없는 남자>에 이은 핀란드 3부작의 마지막 편으로, 
한 외로운 남자의 이야기가 아키 카우리스마키 특유의 유머감각과 내러티브를 통해 
펼쳐진다.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남자 코이스티넨은 한 여자와 그녀의 친구들을 
관찰하기 위해 야간 경비원과 직업을 바꾼다. 그녀를 멀리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는 침묵을 고수하며 자신의 자유마저 포기한다. 감정의 단절을 응시하는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미니멀리즘적 영화.



<영화해설>
아키 카우리스키 감독의 영화에는 대사가 별로 없다. 
주인공은 거의 침묵 속에서 움직인다. 카이스티넨이 입을 여는 순간은 정말 꼭 언어가 
필요할 때뿐이다. 그의 굳게 다문 입은 세상으로부터 버림 받고 소외된 인간들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 마지막 방어선을 쌓은 것처럼 보인다. 
차갑고 냉정한 도시와 무표정한 인물들 속에서 우리는 삶의 아름다움과 사랑의 
따뜻함을 역설적으로 갈구한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우리는 그러나 작은 희망을 찾을 수 
있다.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이 고독한 남자가 이제 따뜻한 사랑을 시작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비로소 안도한다. 결국 사랑의 소중함, 
따뜻하을 말하기 위해 감독은 이렇게 차가운 현실을 의도적으로 강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