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당신의 아이를 칭찬하는 방법
지은이: 세키네 마사아키
제3장 산뜻하게 칭찬하는 방법
6편 따지고 드는 학생을 대할 때
1. 또 한 편의 지각 이야기
C는 따지고 들기를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머리는 좋은 편이었지만 진지한 자세가 부족했다.
공부, 운동, 어떤 작업을 할 때도 몰두하지 못했다.
가정적으로 불행한 편이기 때문에 순수한 면이 조금 모자란 것 같았다.
그 학생이 겪는 불행은 어른 입장에서 보면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자신의 가정환경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집착하느냐였다.
경제적인 빈곤, 좁은 집, 막노동을 하는 아버지.
C는 그런 현실에 좌절하고 회피하고자 했다.
그래서 그는, '우리 집이 그 모양인데 뭘 할 수 있겠어......'라든가,
'아버지가 분명히 못 하게 하실 거야.'와 같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앞세우며 매사에 비뚤어진 태도를 보였다.
그래서 그는 소극적인 성격이 되고 말았다.
그런 C가 어느 날 지각을 했다.
지금까지 좀처럼 없었던 일이었다.
마침 국어시간이라 국어담당인 D여선생은 별다른 생각없이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야, 지각을 다하고?"
그랬더니 C가 말대꾸를 했다.
"이유는 뭐하러 들으려고 하세요?"
D선생은 무척 당황한 듯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도 왜 지각을 했는지 이유는 들어야 하지 않겠어?"
그러나 C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말했다.
"알아서 뭐하시게요?
제가 지각한 이유하고 국어수업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C의 표정은 무척 어두웠다.
D선생은 '그 녀석 따지고 드는 폼새가 영 못마땅한데....'
하고 느꼈지만 부드럽게 말했다.
"야, 너한테 한방 먹었다.
그래, 네 말이 맞는 것 같다. 너는 참 논리적이구나.
하지만 나는 여자라 조금 정서적이잖아?
그래서 무슨 일이 있는지 걱정이 돼서 별다른 의미없이 물었던 거야.
지금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듣고 싶어.
이런, 또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있네.
하지만 쓸데없는 소리가 없다면 세상은 너무 삭막하지 않겠어?
그래, 지각을 하기는 했지만 그 까닭을 말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을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이 겪는 모든 경험을 상담하고 싶어.
그래서 선생님이 됐는지도 몰라. 이런, 또 쓸데없는 소리......자자, 수업이나 하자."
D선생은 마지막에는 혼잣말처럼 말하고 서둘러 수업으로 들어갔다.
그날 방과후, 무슨 볼일이 있는지 교무실에 들른 C가 D선생에게 다가갔다.
"선생님, 오늘 아침에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C는 고개를 푹 숙였다.
"응? 왜?"
D선생은 아침에 있었던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가
C가 사과하러 왔다는 것을 깨닫고는,
'이 아이에게 이렇게 순진한 면이 있었구나.'하고 느꼈다고 한다.
이 일이 있은 후 C는 차츰 마음의 문을 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