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 당신의 아이를 칭찬하는 방법
지은이: 세키네 마사아키
제3장 산뜻하게 칭찬하는 방법
6편 따지고 드는 학생을 대할 때
2. 논리적으로 굴복시켜도 응어리는 남는다.
E는 따지고 드는 데 선수였다.
지각을 하거나 준비물을 잊고 안가지고 와도 모두 자신의 손해지
친구나 선생의 손해는 아니므로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잔소리를 들을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선생이 지각을 했다고 주의라도 줄라치면 E는 이렇게 따지고 들었다.
"내가 지각을 했다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은 없습니다.
지각을 해서 공부를 못 하더라도 내가 손해를 보는 것이지
반 아이들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지 않습니까?
선생님은 교실분위기가 어수선해진다든지,
다른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씀하시지만
나는 의도적으로 영향을 줄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니 영향을 받은 녀석이 모자란 놈입니다.
자기만 똑똑하면 설령 주변이 어수선해도 전혀 영향을 안 받을 겁니다.
어쨌든 나하고는 관계가 없는 일입니다.
그러니 제가 지각을 하든 말든 교실분위기가 영향받을 게 없지 않습니까?"
"아니, 그렇다면 너는 다른 사람과는 아무런 관계도 맺지 않고
멋대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너 좋은 일만 하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냐 말이야?"
선생이 이렇게 물으면 E는 태연하게 말했다.
"그래요, 나는 혼자서도 잘 해나가고 있어요."
이런 학생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설득을 하겠다고, "인간이란 독불장군식으로 살아갈 수 없는 거야."라든가,
"부모나 사회, 그리고 친구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은 배은망덕한 녀석이야."
혹은, "네가 입고 있는 옷과 네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누가 만들었지?
바로 다른 사람들이 일을 해서 만든 물건이야.
너는 이 세상 사람들이 땀흘려서 만든 물건과 다른 사람의 노력 덕분에 살아가고 있는거야."
하는 말들 따위로 아무리 입이 아프게 이야기해봐야 소용이 없다.
아무리 논리적인 이야기를 듣더라도,
"남은 남이고 나는 나일 뿐입니다."하며 말하는 사람을 무시하고 만다.
이런 학생의 정서에는, '내 개인의 일을 두고 시시콜콜하게 지도하거나
명령하려 드는 선생님이 꼴보기 싫다.'는 심정이 깔려 있다.
더구나 그런 자신의 심정을 스스로도 분명하게 의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하는 말이 이치에 닿는지 그렇지 않은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