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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cret Garden - 비밀의화원 열쇠 발견

Joyfule 2017. 11. 6. 11:39
    
    
      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제7장 비밀의화원 열쇠 발견 1  
     
    이날로부터 이틀 후, 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으며 마사를 불렀다.
    "황야를 봐! 보라고!"
    ​폭풍우가 걷히고 회색 물안개와 구름이 밤새 바람에 쓸려 갔다.
    바람도 잦아들어 환한 짙푸른 하늘이 황야 높이 떠 있었다.
    ​난 하늘이 그렇게 파랄 수 있다고 한번도, 단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다.
    인도의 하늘은 뜨겁고 활활 타올랐다.
    ​지금 하늘 색깔은 깊고 시원한 푸른색으로 바닥이 들여다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호수의 물처럼 반짝거리는 듯했고,
    아치문 같은 푸른 하늘 높이 여기저기 눈처럼 하얀 양떼 구름이 두둥실 떠 있었다.
    저 멀리까지 뻗은 황야 세상 자체가 음울한 검자줏빛이나
    끔찍하게 황량한 회색이 아니라 부드러운 파란색으로 보였다.
    "허."
    마사는 명랑하게 생긋했다.
    "폭풍우가 잠깐은 멎었네요.
    1년 중 이때는 이렇답니다.
    폭풍우가 온 적도 없고 다시는 올리도 없다는 양 밤새 싸그리 사라진다니까요.
    봄이 오고 있기 때문일 거여요.
    아직 오려면 한참 남았지만 오긴 오는 구먼요."
    "난 영국은 어쩌면 항상 비가 오고 흐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어이쿠, 그렇지 않어요!"
    마사는 검은 솔로 난로 검댕을 닦다 말고 뒤로 쭈그리고 앉았다.
    "당체 아녀라!"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진지하게 물었다.
    인도에선 원주민들이 몇 사람끼리만 알아듣는 다 다른 사투리를 썼기 때문에 
    마사가 자기가 모르는 말을 써도 놀랍지 않았다.
    ​마사는 첫날 그랬던 것 처럼 깔깔 거렸다.
    "에구머니나, 메들록 부인이 그렇게 쓰지 말라고 했는데도 
    요크셔 사투리를 또 써 버렸네.
    '당체'라는 건 '당최'라는 말이어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거죠."
    ​마사는 천천히 조심스레 설명했다.
    "하지만 그런 말을 쓸 날은 오래가지 않어요.
    햇빛이 비칠 때 요크셔는 세상에서 가장 화창한 곳이지라.
    아가씨도 가끔 지나면 황야를 좋아하게 될 거라고 했잖어요.
    쫌만 기다리면 금색 가시금작화와 양골 담초 꽃을 볼수 있을 거고 
    히스가 자주색 종 같은 꽃을 피울 거라요.
    그러면 수백 마리의 나비들이 팔랑팔랑 날아오고 벌이 윙윙 대고 
    종달새가 하늘높이 날아오르며 노래를 혀요.
    아가씨도 디컨처럼 해 뜨자마자 나가서 종일 거기서 살고 싶을 거여요."
    "저기까지 갈 수 있을까?"
    난 창문 너머 저 먼 곳의 푸르른 하늘을 보며 간절히 바라는 눈으로 물었다.
    무척 새롭고 커다랗고 굉장한 천국의 색깔이었다.'
    "모르겄네요.
    아가씨는 태어난 이후로 그 다리를 제대로 써 본 적이 없잖어요.
    8킬로미터는 걸을 수 없을걸요.
    제 오두막까지 8킬로미터 거리랍니다."
    "마사네 오두막 보고 싶어."
    마사는 기묘하다는 듯 잠깐 바라보더니 다시 청소 솔을 들고 난로 살을 닦기 시작했다.
    그 순간 마사는 꼬마 아가씨의 못생긴 얼굴이 
    첫날 아침 보았을 때만큼 그렇게 뚱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꼬마 수전 앤이 뭘 몹시 갖고 싶어 할때와 살짝 비슷하기도 했다.
    "엄니에게 물어볼게요.
    엄니는 거진 늘 해결책을 생각해 내시는 그런 분이니께요.
    오늘은 내가 휴일이라 집에 가요.
    아! 좋아라.
    메들록 부인이 저희 어머니를 참 좋게 생각하셔라.
    아마도 엄니가 말해 줄 수 있을 거여요."
    "나도 마사 어머니가 좋아."
    "그럴줄 알았당게요."
    "난 한번도 본 적 없지만 말이야."
    "그려요. 본적이 없지라."
    ​마사는 다시 몸을 일으켜 쭈그려 앉으면서 순간 어안이 벙벙한듯 손등으로 코를 닦았다.
    하지만 꽤 긍정적으로 말을 맺었다.
    "뭐, 엄니는 그렇게 사리분별이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고 착하고 깔끔한 분이니께 
    본 사람이든 아닌 사람이든 엄니를 좋아할 수밖에 없어라.
    휴일이라 엄니를 만나러 집에 갈때면 참 좋아서 팔짝 팔짝 뛰면서 황야를 건너간당게요."
    "디컨도 좋아. 한번도 못봤지만. 뭐."
    난 씩씩하게 말했다.
    "새들이 걔를 좋아하고 토끼, 야생 양떼랑 조랑말, 
    여우새끼들까지 좋아한다는 말을 제가 했기 때문이겄죠."
    마사는 곰곰이 생각하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디컨이 아씨를 어떻게 생각할까나?"
    "별로 좋아하지 않을거야."
    난 평소대로 뻣뻣하고 매몰차게 말했다.
    "날 좋아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마사는 다시 곰곰이 생각하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어째서 아가씬 자기를 좋아하지 않으신다요?"
    마사는 정말 알고 싶다는 듯 물었다.
    난 잠깐 머뭇거리며 생각해보았다.
    "좋아하지 않아, 정말로. 하지만 그전에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일이 없었어."
    ​마사는 무슨 편안한 기억이라도 떠오른 양 잠깐 생긋 웃었다.
    "엄니는 이런 말을 하셨어라.
    엄니는 빨래통에 빨래를 하고 계셨고 
    저는 기분이 나빠서 사람들 흉을 보고 있었어라.
    그랬더니 엄니는 저를 휙 돌아보시면서 말씀하시더랑게요.
    '여우맹키로 심술궂기도 하구먼!
    거기 서서 얘도 싫다, 쟤도 싫다 조잘대기만 할 뿐이잖어.
    그러고서 너 자신을 좋아할 수 있겄어?'
    그 말씀을 들으니 웃음이 나왔고 금방 정신이 다시 들지 뭐여요."
    ​마사는 내게 아침식사를 차려 주자마자 명랑한 기분으로 집을 나섰다.
    집까지 8킬로미터 거리를 걸어 황야를 건너갈 것이고 
    어머니가 빨래를 하고 그 주에 먹을 빵을 굽는 걸 도와 드린 후 
    아주 재미있게 놀다 올 작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