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제7장 비밀의화원 열쇠 발견 2
난 마사가 집에 없다는 걸 생각하니 한층 더 외로워졌다.
될 수 있는 한 빨리 정원으로 나갔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분수 화단을 빙글빙글 열 번이나 돈 것이었다.
난 숫자를 꼼꼼하게 셌고 다 돌았을 때는 훨씬 기분이 좋아졌다.
햇빛이 비치니 정원 전체가 무척 달라보였다.
높고 깊고 푸른 하늘이 황야처럼 미슬스웨이트 장원 위에도 뻗어 있어서
난 얼굴을 쳐든 채로 저 작은 눈 같은 구름 속에 누워 두둥실 떠다니며
기분이 어떨까를 상상하며 계속 올려다 보았다.
나는 첫번째 채마밭으로 들어갔다가 다른 정원사 두 명과 함께 일하는 벤을 보았다.
바뀐 날씨가 벤에게도 좋은 기운을 끼친 듯했다.
벤이 먼저 내게 말을 걸었다.
"봄이 오는 구먼.
냄새가 안 나나?"
난 킁킁 냄새를 맡아보며 느껴보니 약간 느낌을 알수 있을듯 했다.
"뭔가 좋고 신선하고 축축한 냄새가 나는데요."
"그거이 기름진 땅 냄새여.
이제 흙이 아주 기분이 좋아서 식물이 자랄 준비를 마쳤제.
꽃과 나무를 심는 때가 오니 기쁜 거여.
암것도 할 일이 없을 때는 지루했지.
저기 화원에는 뭔가 꿈틀대고 있을 거여.
햇볕이 뜨뜻이 데우지.
이제 조금만 지나면 초록 새순들이 검은 흙 위로 삐죽 얼굴을 내미는 걸 볼 거구먼."
벤이 땅을 파면서 대꾸했다.
"어떤 꽃이 나오나요?"
"크로커스와 스노드롭, 수선화지.
아직 본적 없는가?"
"없어요. 인도에선 비가 온 후에는 모든게 뜨겁고 촉촉하고 초록색인걸요.
그리고 난 꽃들은 밤에 자라는 줄 알았는걸요."
나는 말했다.
"이 꽃들은 밤에 자라지 않제.
이꽃들을 보려면 기다려야 혀.
여기 높이 슬쩍 얼굴을 내밀었다 저기 잠깐 꽃줄기를 밀어내.
그러다 오늘 내일 잎을 피우는 거여.두고 보랑께."
"그럴게요."
날개가 부드럽게 퍼덕이는 소리가 들려와 난 울새가 다시 날아 왔다는 것을 금방 알았다.
울새는 아주 기운이 넘치고 팔팔했다.
새가 발치에서 콩콩 뛰어다니다 머리를 한쪽으로 갸우뚱 기울이고
아주 영리하게 쳐다보는 터라 난 벤에게 물었다.
"쟤가 절 기억하는 것 같아요?"
내가 물으니 벤이 부르르 화를 내며 말했다.
"기억 하냐고!
쟤는 이 정원에 이 정원에 있는 양배추 밑동도 다 기억하는데 사람을 모르겄어?
여기서는 꼬마 아가씨를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아씨에 관해 모든 걸 알아내려고 열심이라고.
쟤한테는 뭘 숨기려고 할 필요가 없어."
"저 새가 살고 있는 정원에도 깜깜한 땅 밑에서 뭔가 꿈틀대고 있나요?"
내가 벤에게 물었다.
"무슨 정원?"
벤이 갑자기 퉁명스러워져서 툴툴거렸다.
"오래된 장미 나무가 있는 정원요.
거기 꽃들은 다 죽었나요?
아니면 몇 송이는 여름에 다시 피나요?
장미가 있긴 있어요?"
난 너무 궁금해서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재한테 물어보든가.
아는 건 쟤 뿐이니께.
그밖에 다른 사람들은 거기 10년 동안이나 들어간 적이 없어."
벤은 울새를 향해 어깨를 웅크렸다.
'10년이면 긴 시간이네.'
난 생각했다.
난 10년 전에야 태어났다.
난 천천히 생각하면서 그 자리를 나왔다.
울새와 디컨과 마사의 어머니가 슬슬 좋아지기 시작한 것과 마찬가지로
정원도 슬슬 좋아지기 시작했다.
마사도 점점 마음에 들었다.
여긴 좋아할 만한 사람들이 많은 듯했다.
남을 좋아하는 마음에 익숙하지 않은 이라도, 난 울새를 그런 사람처럼 여겼다.
난 나무 우듬지만 보이는, 담쟁이 덩굴이 덮인 긴 담장 바깥을 따라 걸어갔다.
두 번째로 그 담장을 따라 올라갔다가 내려왔을 때
아주 재미있고 신 나는 일이 내게 일어났다.
모두 벤의 울새 덕분에 일어난 일이었다.
난 새가 재잘재잘 비비배배 지저귀는 소리를 들었다.
왼쪽의 텅 빈 화단을 보자 새가 콩콩 뛰면서
나를 따라온게 아니라고 말하려는 듯 땅에서 뭔가 쪼는 척 했다.
하지만 나는 울새가 나를 따라왔다는 것을 알았고
기쁨이 섞인 놀라움이 마음을 가득 채워 약간 몸이 떨릴 지경이었다.
"날 기억하는구나!
난 기뻐서 소리를 질렀다.
"기억하고 있어!
넌 세상 무엇보다도 예뻐!"
나도 울새에게 재잘거리며 살살 꾀었고,
울새는 콩콩 뛰고 꽁지를 살랑 살랑 흔들면서 비비배배 지저귀었다.
마치 말을 거는 듯했다.
빨간 조끼는 새틴으로 만든 것 같았다.
작은 가슴에 공기를 잔뜩 불어 넣어 부풀린 모습이 무척 곱고 당당하고 예뻤다.
내게 자기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고,
얼마나 사람처럼 보일 수 있는지 알려주려는 것 같았다.
좀더 다가가는데도 울새가 가만히 있자,
난 평생 남한테 까칠께 굴었던 걸 다 잊어버리고 새소리처럼 속삭이면서 말을 걸었다.
아!
내가 가까이 갔는데도 울새는 어찌나 얌전히 기다리고 있던지!
울새는 이 세상 어떤 일이 있어도 내가 자기에게
손을 내밀거나 놀라게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울새는 진짜 사람이었기 때문에 알았다.
다만 세상의 어떤 사람보다도 더 다정했다.
난 무척이나 행복해서 감히 숨을 내쉴 수도 없었다.
화단이 아주 휑한 것만은 아니었다.
여러해살이 식물의 경우, 겨울동안 쉴 수 있도록 잘라 냈기 때문에
꽃은 없었지만 화단 뒤에는 크고 작은 관목들이 자라고 있었다.
울새가 그 아래서 콩콩 뛰어다닐때 난 울새가 갓 뒤집어 엎은
작은 흙더미에서 깡총거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울새는 벌레를 찾는양 그 위에 멈추어 섰다.
개가 두더지를 찾으려고 깊이 구멍을 파 놓았기 때문에 땅은 막 파헤쳐져 있었다.
나는 어째서 구덩이가 거기 있는지 잘 모르고 들여다 보았다.
한참 보노라니 새로 뒤집힌 흙속에 뭔가 묻혀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녹슨 철이나 놋쇠 고리 같은 것,
울새가 가까이 있는 나무 위로 날아가자 난 손을 내밀어 그 고리를 주웠다.
하지만 그건 단순히 고리가 아니었다.
오랫동안 묻혀 있었던 듯 보이는 오래된 열쇠였다.
난 고리를 손가락에 걸고 기겁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어쩌면 10년동안이나 묻혀있었는지도 몰라.
이거 어쩌면 비밀의 화원으로 들어가는 열쇠일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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