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제6장 : 누군가의 울음 소리가 들려와 2
3층에 올라가서야 문 손잡이를 돌려볼 생각을 했다.
메들록 부인이 말한 대로 문은 모두 닫혀 있었지만,
마침내 어떤 문손잡이 하나는 돌려 보니 돌아갔다.
손잡이가 쉽사리 돌아가는 느낌이 나자 나는 거의 기겁했다.
문을 밀어 보았더니 천천히 무겁게 열렸다.
육중한 문이었고, 그 안은 거대한 침실이었다.
벽에는 자수 벽걸이가 있고 이전에 인도에서 봤던 것과
비슷한 상감 장식 가구들이 방 여기저기에 놓여 있었다.
유리판을 납테로 나눈 널따란 창문 너머로는 황야가 내다보였다.
벽난로 선반 위에는 뻣뻣하고 평범한 외모의 소녀의 초상화가 하나 더 있었고,
소녀는 이전보다 훨신 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듯 했다.
"어쩌면 저 애가 이 방에서 잤을지도 몰라.
저 눈길에 기분이 이상해 지네."
그 이후로 난 더 많은 문을 열어 보았다.
방을 너무 많이 봐서 무척 피곤해졌고,
세어 보진 않았지만 정말 백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 방 모두에 오래된 그림이나 이상한 장면들이 벌어지는
오래된 장식 태피스트리가 있었다.
거의 방방마다 기묘한 가구와 기묘한 장식이 있었다.
숙녀의 응접실처럼 보이는 방에는 벽걸이장식은 모두 자수를 놓은 벨벳이고,
장식장에는 사아로 만든 작은 코끼리가 백 개는 들어있었다.
코끼리는 모두 크기가 달랐고, 그중 어떤 건 코끼리 몰이꾼이나 등에 가마가 딸려 있었다.
어떤 코끼리는 다른 것들보다 훨씬 컸고
또 어떤 코끼리는 아주 조그마해서 아기 코기리 같았다.
난 인도에서 조각한 상아를 보았고 코끼리를 매우 잘 알았다.
난 장식장 문을 열고 발걸이 의자 위에 올라가서 그중 몇 개를 가지고 한참 동안 놀았다.
그것도 지루해지자 코끼리를 원래대로 가지런히 놓고 장식장 문을 당았다.
긴 복도룰 지나 텅빈 방들을 누비며 돌아다니는 동안 살아있는 것은 하나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 방에는 뭔가 있었다.
막 장식장 문을 닫고 난 후에 바스락거리는 작은 소리가 났다.
그 소리에 난 펄쩍 뛰면서 소리가 들린 것 같은 난롯가 소파 쪽을 둘러보았다.
소파 구석에는 쿠션이 있었는데, 그 위를 덮은 벨벳 천에 구멍이 하나 나 있었다.
그 구멍 속에서 겁에 질린 눈을 한 작은 머리가 삐죽 올라왔다.
난 방을 살금살금 걸어가서 들여다보았다.
빛나는 눈동자의 주인은 작은 회색 생쥐로,
쿠션에 구멍을 갉아 놓고 거기 편안한 보금자리를 지어 놓았다.
작은 꼬마 생쥐 여섯 마리가 엄마 쥐 근처에서 웅크리고 자고 있었다.
백 개나 되는 방에 달리 살아있는 생물이 없다고 해도
이 일곱마리 생쥐들은 전혀 외로워 보이지 않았다.
"얘네가 그렇게 겁만 먹지 않았어도 데려갈 텐데."
난 혼잣말을 했다.
난 무척 피곤해져서 더 돌아다닐 수 없을때 까지 돌아다니다 돌아왔다.
두세 번 다른 복도로 들어섰다 길을 잃기도 해서
원래 복도를 찾을 때까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해야 했다.
하지만 마침내 자기 방이 있는 층으로 돌아올 수는 있었다.
여전히 방에서는 멀고 어디 있는지 정확히 모르긴 했어도,
"또 길을 다른데서 돌았나 봐."
난 벽에 태피스트리가 걸린 짧은 통로 같은 곳에 가만히 섰다.
"어느 곳으로 가야할 지 모르겠네. 모든 게 너무 고요해!"
거기 서서 이 말을한 순가 바로 어떤 소리에 이 고요가 깨졌다.
이번에도 우는 소리였지만 지난밤 들었던 소리와는 사뭇 달랐다.
이번에는 아주 짧았고, 아이가 칭얼대는 듯한 소리가
벽을 거쳐오면서 먹먹하게 들렸다.
"어제보다 가깝네."
내 심장이 더 빨리 뛰었다.
"그리고 울고 있어."
난 우연히 옆에 있는 벽걸이 위에 한 손을 놓았다 화들짝 놀라 뒤로 펄쩍 물러났다.
벽걸이 아래 가려졌던 문이 열리면서 그 뒤에 또 다른 복도가 보였다.
거기서 메들록 부인이 손에 열쇠 꾸러미를 들고 나왔다.
얼굴에는 아주 성난 표정이 떠올랐다.
"여기서 뭘 하는 거죠?"
부인은 내 팔을 잡고 끌어당겼다.
"제가 뭐라고 말했죠?"
"길을 잘못 들었어요.
어느 길을 가야 할지 몰랐는데, 누가 우는 소리를 들었어요."
난 그 순간 메들록 부인이 너무 미웠지만, 다음 순간에는 훨씬 더 미워졌다.
"그런 소리는 못 들은 거에요.
아가씨 방으로 곧장 가세요.
아니면 뺨을 찰싹 때려 줄 테니까."
그러면서 부인은 내 팔을 잡고 밀듯 끌듯 그 복도를 올라가
다른 복도로 내려가더니 날 문으로 밀어 넣었다.
"자, 있으라고 한 곳에 가만히 있어요.
아니면 아예 문을 잠가 버리는 수가 있으니까 말이죠.
주인님이 가정교사를 구해 주시는 게 좋을텐데.
그러겠다고 하긴 하셨지만, 누가 바짝 감시를 하면서 돌봐줘야 하는 아가씨네요.
난 그렇지 않아도 할일이 많은데."
부인은 방을 나가면서 문을 쾅 닫았다.
난 성이 나서 하얗게 질린 얼굴로 난로 옆 깔개에 가서 앉았다.
그렇다고 울지는 않았고 이만 득득 갈았다.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어. 누가 있었어. 있었다고!"
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이미 그 소리를 두번이나 들었고 언젠가는 누군지 찾아내고 말것이었다.
오늘 아침에는 많은 것들을 알아냈다.
긴 여행을 떠났다 돌아온 기분이었고,
어쨌든 그동안 무척 즐거운 것들을 많이 찾았다.
상아 코끼리들을 가지고 놀기도 했고, 벨벳 쿠션 안에
보금자리를 튼 회색 생쥐와 새끼들도 보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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