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좋은 변화 2
콜린은 눈앞에서 일어나는 변화 하나하나를 관찰하며 모두를 보았다.
매일 아침, 콜린은 밖으로 옮겨졌고 비가 오지 않으면
꼬박꼬박 모든 시간을 정원에서 보냈다.
심지어 흐린 날에도 콜린은 기분이 좋았다.
풀밭 위에 누워 "식물이 자라는 것을 바라보겠다"고 했다.
한참 그러고 있으면 꽃봉오리가 저절로 터지는 것을 볼 수 있다고까지 했다.
또한 뭔지 알 수 없지만 진지한 것만은 틀림없는 잔일들을 처리하느라
뛰어다니는 낯설고 바쁜 곤충들과 친구가 될 수도 있었다.
이런 벌레들은 가끔 작은 지푸라기나 깃털, 먹이 조각을 나르기도 하고
풀잎 날이 무슨 나무인 양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온 나라를 굽어볼 수 있다는 듯 기어오르기도 했다.
두더지 한 마리가 고랑 끝의 둔덕에서 튀어 올라 마침내
요정 손처럼 보이는 앞발로 기어 다니며 아침을 한껏 들이마셨다.
개미도 나오고, 무당벌레도 나오고, 벌들도 나오고, 개구리도 나오고,
새들도 나오고, 식물들도 나와 콜린에게 탐험해 볼만한 신세계를 주었다.
디컨이 이 모두를 알려 주고 거기에 더해 여우가 나오고,
수달이 나오고, 담비도 나오고, 다람쥐도 나오고,
송어와 물쥐와 오소리가 나오는 길까지 가르쳐 주었으니
얘기하고 생각할 거리는 끝이 없었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좋은 변화라고도 할 수 없었다.
정말로 자기 두 발로 일어섰다는 사실 덕분에 콜린은
변화에 관한 생각에 푹 빠졌는데,
내가 자기가 일으킨 좋은 변화에 관해 얘기해 주자
콜린은 들떠서 그 말에 백배 동감했다.
콜린은 쉴새 없이 좋은 변화를 얘기하곤 했다.
"물론 세상에는 변화가 많이있어."
콜린은 똑똑하게 말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게 어떤 건지, 어떻게 일으킬 수 있는지 알지 못해.
어쩌면 정말 좋은 일이 일어날때까지 일어난다고 말하는 게 시작일지 몰라.
나도 한번 실험해볼거야."
다음 날 아침 우리들이 비밀의 화원에 갔을때,
콜린은 즉시 벤을 불러오라고 했다.
벤이 부리나케 달려와 보니 라자가 나무 아래 두 발로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콜린은 아주 위엄이 있었지만 또한 아주 아름답게 미소 짓고 있었다.
"안녕, 벤."
콜린이 말했다.
"난 할아범과 디컨, 메리양이 모두 한 줄로 서서 내 말을 들어줬으면 좋겠어.
난 아주 중요한 얘기를 할 작정이니까."
"예이, 예이 도련님."
벤이 이마를 만지며 대답했다.
(벤은 오랫동안 숨겨놓은 매력 중의 하나는 소년시절 그가 집을 나가
뱃사람이 되어 항해한 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뱃사람처럼 대답할 수 있었다.)
"난 과학적인 실험을 할 거야."
라자가 말했다.
"내가 자라면 위대한 과학 발견들을 할거지만
지금은 이 실험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어."
"예이, 예이 도련님."
벤은 위대한 과학 발견이라는 말을 이번에 처음 들어보긴 했지만 즉시 대답했다.
나도 그 말을 처음으로 듣기는 매한 가지였다.
하지만 심지어 이런 단계에서도 콜린은 괴상한 아이긴 해도
아주 특이한 얘기들을 많이 읽었고 어쨌든 아주 믿을 만한
얘기를 하는 소년이라는 것을 새삼깨닫게 되었다.
콜린이 고개를 쳐들고 이상한 눈으로 빤히 쳐다볼 때면
콜린이 아직 열 살, 이제 곧 열한 살밖에 되지 않지만
자기도 모르게 그 말을 믿어 버릴 것만 같았다.
이 순간, 콜린은 어른처럼 연설을 한다는 일에
갑작스레 매혹을 느꼈기 때문인지 특힘 믿음직스러웠다.
"내가 할 위대한 과학 발견은"
콜린은 말을 이었다.
"좋은 변화에 관한 것이야.
변화는 위대한 것이고 옛날 책에 나오는 몇 사람 말고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 메리는 조금 알지.
메리는 인도에서 태어났고, 거긴 파키르가 있으니까.
디컨도 좀 아는 것 같아.
하지만 디컨은 자기가 안다는 걸 모르지.
디컨은 동물과 사람을 홀려서 부려.
디컨이 동물을 부릴 줄 몰랐더라면 난 절대로 만나주지 않았을 거야.
또 아이들도 홀릴 수 있으니까.
아이는 동물이나 같잖아.
난 진심은 모든 것에 깃들어 있다고 믿어.
다만 그걸 제대로 깨닫고 우리에게 이롭게 쓸수 있는 감각이 없을뿐이야.
전기나 말이나 증기처럼."
이 말은 어찌나 인상적이었는지 벤은 몹시 들떴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예이, 예이 도련님."
그러면서 벤은 아주 꼿꼿이 일어섰다.
"메리가 이 정원을 찾아냈을 땐 참 죽은 듯 보여."
연설자가 계속 말했다.
"그런 다음 무언가 식물들을 흙에서 밀어내고 없던 것을 만들어 냈어.
어느 날에는 없었던 것이다 다음날 생겨났어.
이전에는 그런 것들을 본 적이 없어서 호기심이 들었어.
과학적인 사람들은 항상 호기심이 많고,
나는 과학적인 사람이 될 거니까.
항상 이렇게 혼잣말해.
'그건 뭐지? 뭘까?'
대단한 거야. 하찮은 걸 리가 없어.
이름은 모르지만 이걸 순리라 부르겠어.
해가 뜨는 걸 본적이 없지만 메리와 디컨은 본적이 있고,
그 아이들이 해 준 말을 생각해보면 그것도 분명히 진정한 힘이야.
무언가 해를 밀어내고 끌어내는 거야.
정원에 나온 이후로 이따금 나무 사이의 하늘을 올려다보면
뭔가가 내 가슴 속에서 밀어내고 끌어 올려서
숨을 더 빨리 쉴수 있게 하는 것처럼 이상하게 행복한 기분이 들었어.
진실한 것은 항상 밀어내고 끌어 올리고 없던 것을 만들어 내지.
모든 것이 진실한 것들로 만들어 진거야.
이파리와 나무, 꽃과 새, 오소리와 여우, 다람쥐와 사람,
그러니 진정한 이치는 우리 주변에 있어.
이 정원 어디에나.
이 정원의 살아움직이는 힘때문에 나는 일어설 수 있었고
살아서 어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
나는 그 생명의 힘을 좀 얻어서 내 안에 넣는 실험을 할 거야.
그 생명의 힘이 나를 밀어내고 끌어 올리고 튼튼하게 만들 수 있도록,
어떻게 하는 지는 모르지만 생각을 계속하면서 부르면 어쩌면 나타날지도 몰라.
어쩌면 그게 생명의 힘을 얻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일거야.
처음에 내가 일어서려고 했을 때 메리는 할 수 있는 한 빨리 계속 혼잣말을 했어.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그랬더니 정말 할 수 있었어.
물론 나도 동시에 노력해야 했지만 메리의 진정한 마음이 날 도운 거야.
디컨의 진심도 그렇고, 매일 아침 저녁, 낮에도 기억할 수 있는 한 자주 외울 거야.
'생명의 힘은 내 안에 있어!
생명의 힘으로 나는 건강해지고 있어!
그리고 너희들도 다 같이 해 줘야 해.
그게 내 실험이야.
도와 줄 거지, 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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