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문 - 앙드레 지드.12 좁은 문 - 앙드레 지드.12 "그럼, 때때로 생각해."하고 그녀는 중얼거렸다. 그러나 나는 그녀 말에 별로 귀를 기울이지 않아 마치 상처받은 새처럼 그녀의 말이 땅에 떨어지게 내버려둔 채 말을 계속했다. "밤에 떠난다. 여명의 눈부신 햇살 속에 서 잠을 깬다. 믿지 못할 파도 위에 단둘임을 느낀다...." ".. ━━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2010.02.24
좁은 문 - 앙드레 지드.11 좁은 문 - 앙드레 지드.11 나는 별로 내키지 않는 기분으로 시작했다. 그러자 그녀는 곧 여느 때와 다른 떨리는 목소리로 받아 읊었다. 잘 있거라, 우리의 너무나도 짧았던 우리들 여름날의 화려한 빛이여! "아니, 너 그걸 알고 있었니?"하고 나는 놀라 소리쳤다. "넌 시를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 ━━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2010.02.23
좁은 문 - 앙드레 지드.10 좁은 문 - 앙드레 지드.10 이모가 따난 며칠 후인 어느 날 저녁 우리는 식탁에 앉아 이모 이야기를 했다. 지금도 그것이 생각난다. "왜 그렇게 법석이람!"하고 우린 말했다. "인생의 파도는 그다지도 그의 영혼에 휴식을 줄 수 없는 것일까?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이여, 그의 그림자는 여기서 무엇이 되었.. ━━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2010.02.22
좁은 문 - 앙드레 지드.9 좁은 문 - 앙드레 지드.9 그로부터 며칠 후에 시작된 부활절 방학을 나는 르아브르에서 지냈다. 묵기는 쁠랑띠에 이모 댁에서 묵었지만 식사는 거의 뷔꼴랭 삼촌 댁에서 했다. 펠리씨 쁠랑띠에 이모는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부인이었지만 내 사촌 누이들과 나는 그리 친숙하게 지내지 못했다. 늘 숨이 .. ━━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2010.02.20
좁은 문 - 앙드레 지드.8 좁은 문 - 앙드레 지드.8 우리들의 대화를 여기에 옮기면서 나는 아이들이 얼마나 애써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가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이야기가 어린애답지 않아 어색하게 생각도리라고 짐작한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변명이라도 할 것인가? 나는 우리의 대화를 좀 더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꾸.. ━━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2010.02.19
좁은 문 - 앙드레 지드.7 좁은 문 - 앙드레 지드.7 그러나 두 사람은 천천히 걷고 있었다. 아마도 알리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팔에 바구니를 걸고, 시든 꽃을 따버리기도 하고 자주 끼는 바다 안개 때문에 울타리 밑으로 떨어진 아직 푸릇푸릇한 열매들을 줍기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녀와 맑은 목소리가 들려 왔다. "아버.. ━━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2010.02.18
좁은 문 - 앙드레 지드.6 좁은 문 - 앙드레 지드.6 이 준엄한 교훈은 의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을 뿐아니라 천성적으로 그 터전이 마련되어 있는 하나의 영혼을 발견하였으며, 또한 부모님이 보여 주신 모범은 내 마음에서 싹트기 시작한 충동을 억눌러 주던 청교도적 규율과 결합되어 이 영혼을 '덕'이라 하는 것에로 이.. ━━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2010.02.17
좁은 문 - 앙드레 지드.5 좁은 문 - 앙드레 지드.5 우리가 빠리에 돌아오자마자 한 장의 전보가 어머니를 다시 르아브르로 불러 갔다. 외숙모가 도망쳐 버렸다는 것이다. "어떤 남자하고요?" 나는 어머니가 나를 맡기고 간 미스 아슈뷔르똥에게 물었다. "얘야, 그것은 어머니께 여쭈어 봐라. 난 뭐라 대답할 게 없다."라고 이번 사.. ━━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2010.02.16
좁은 문 - 앙드레 지드.4 좁은 문 - 앙드레 지드.4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2년 후에 어머니와 나는 부활제 방학을 보내려고 르아브르에 갔다. 시내에서 퍽 비좁게 사는 삼촌댁을 피해 한결 집이 넓은 이모 댁에서 지냈다. 내가 좀처럼 만날 기회가 없었던 쁠랑띠에 이모는 여러 해 전부터 과부였다. 나보다 훨씬 나이도 많고 성격.. ━━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2010.02.15
좁은 문 - 앙드레 지드.3 좁은 문 - 앙드레 지드.3 "제로옴! 왜 그렇게 급히 나가니? 내가 무서우니?" 가슴을 두근거리며 나는 그녀 쪽으로 갔다. 나는 애써 미소를 짓고 손도 내밀었다. 그녀는 한 손으로 내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내 얼굴을 어루만졌다. "너의 어머니는 어쩌면 이렇게 흉하게 옷을 입히니, 가엾어라!..." 그때 .. ━━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2010.02.13
좁은 문 - 앙드레 지드.2 좁은 문 - 앙드레 지드.2 "어쨌든 흰색도 상복 차림이긴 하잖아요?" "아니, 그럼 그 어깨에 걸치고 있는 빨간 쇼올도 '상복 차림'이라 하겠어요? 플로라, 내 화를 그만 돋궈요."하고 어머니는 소리쳤다. 내가 외숙모를 본 것은 방학 동안 뿐이었으니까 늘 낯익은, 가볍고 폭이 넓은 그 웃옷차림도 여름의 .. ━━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2010.02.12
좁은 문 - 앙드레 지드.1 좁은 문 - 앙드레 지드.1 다른 사람들이라면 이 이야기로 한 권의 책을 꾸며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여기서 이야기 하는 것은 내가 그러한 생활을 하기 위해 내 모든 힘과 정신을 거기다 다 기울인 이야기인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저 내 추억을 적어 볼 따름이며, 꿰매거나 맞추기 위해 .. ━━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2010.02.11
사씨남정기 - 김만중.29 ㅡ 終 사씨남정기 - 김만중.29 황제가 그 공적을 들으시고 예부상서로 승탁하시니 유상서가 사은차 상경하게 되었다. 행차가 서주에 이르러서 창녀로 이름난 교녀를 염탐한즉 분명히 그곳 화류계에서 군림하는 존재로 있었다. 유상서는 수단 있는 매파와 상의하고 창녀 교칠랑을 시켜서 이러이러하라고 명.. ━━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2010.02.10
사씨남정기 - 김만중.28 사씨남정기 - 김만중.28 사씨 부인은 임낭자의 재덕을 생각하고 유시랑에게 허락을 받은 후 사환을 그 연화촌에 보내고 얼마 지나 다시 시녀와 교부를 보내서 임낭자를 데려오게 하였다. 임낭자가 사부인을 만나려 생각하던 차에 가마로 데리러 왔으므로 감사히 여기고 얻어서 기르던 소년(인아)을 데.. ━━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2010.02.09
사씨남정기 - 김만중.27 사씨남정기 - 김만중.27 "이것은 모두 가운이매 어찌 인력으로 막았으리오." 유시랑이 친척들과 하직하고 강서로 갈 제 그 위용이 매우 장엄하였다. 이때 사추관이 누님을 데려오겠다고 말하자 유시랑은 허락하고 자기는 강가에 가서 맞을 테니 먼저 떠나가라고 약속하였다. 동생 사추관은 미리 편지를.. ━━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2010.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