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받은 고려청자 접시 - 鄭木日 선물 받은 고려청자 접시 - 鄭木日 수수한 풀꽃 같은 고려청자 접시-. 청자 접시를 선물한 서인숙 여사와의 인연을 생각한다. 수필가이며 시인으로 40여 년 간 지내온 사이라, 나이와는 무관하게 ‘미스 서’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나에게 수줍게 웃으시는 분이다. 어느 날 서 여사로부터 ..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12.10
홍시가 녹기 전에 - 최윤정 홍시가 녹기 전에 - 최윤정 오랜만에 친정을 찾기로 마음먹었다. 아버지가 일 때문에 타지에 가셔서 집에 혼자 계실 어머니의 끼니가 걱정되어서였다. 평소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얼린 홍시도 여남은 개 챙겼다. 물러 터지기 전에 가려면 서둘러야 할 터였다. 간다고 미리 전화를 드려서인..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12.07
서울깍쟁이 - 방계은 서울깍쟁이 - 방계은 “고향이란 그 사람의 가슴에 흐르는 사랑의 원류(源流)이기도 하고, 눈물의 원천이기도 하고, 때로는 보석이 되기도 하고, 병이기도 하며, 버리려야 버려지지도 않는 모토(母土)인 것이다”라고 정완영(鄭椀永) 님은 말했다. 자랄 때 나는 고향이 없는 줄 알았다. 방..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12.05
우리 가족 - 조순영 우리 가족 - 조순영 지방에 살고 있는 큰 아들네가 서울로 이사를 왔다. 아이들을 자연 속에서 키우고 싶다는 아들내외는 신혼살림을 그쪽에 차렸었다. 맏손자 밑으로 세쌍둥이까지 낳아서 아들만 넷인 가장이 되어 대식구가 된 지 일 년이 지난 후의 일이다. 맏손자를 낳고 한동안 소리 ..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11.30
로빈 새 - 김민식 로빈 새 - 김민식 나는 캘거리의 기나긴 추운 겨울을 좋아한다. 특히 온 세상이 백설로 단장한 이른 아침 고달픈 삶의 현장을 잠시 밀어내고 설경 속의 밴프 도로를 달려보라! Rocky Sulfa Mountain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영하 10도를 밑도는 함박눈 내리는 오솔길을 뽀드득 뽀드득 장단 맞추..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11.29
70리에 덮인 눈을 보고 - 이덕무 70리에 덮인 눈을 보고 - 이덕무 계미년(영조 33년, 1762) 12월 22일에 나는 누른 말을 타고 충주(忠州)를 가려고 아침에 이부(利富) 고개를 넘었다. 그 때 마침 찬 구름은 하늘에 꽉 차 있고 눈이 펑평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눈송이가 비껴나는 모양이 마치 베틀 위의 씨줄과 같았다. 어여쁜 눈..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11.27
꽃, 그 향기로운 대화 - 김후란 꽃, 그 향기로운 대화 - 김후란 어느 영화에 이런 장면이 있었다. 오랫동안 소식이 없는 애인을 기다리며 슬픔에 잠겨 있는 그 여인은 설상가상으로 건강상태도 좋지 않아 고통 속에 있었다. 실의에 빠져 있던 그녀 앞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애인이 홀연히 돌아온다. 문을 열자 그가 손을 ..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11.25
겨울나무 - 홍억선 겨울나무 - 홍억선 어느 여류 작가가 보내온 새해 편지에 '겨울나무'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열 줄 남짓한 본문에는 이런저런 덕담만 눈에 띌 뿐 어디에도 겨울나무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소심한 나는 궁금해지기 시작하였다. 굳이 왜 그런 제목을 서두에 붙였을까? 어쩌면 창밖의 나..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11.22
다르면서도 닮은 점 - 임병식 다르면서도 닮은 점 - 임병식 사람은 살아가면서 존경하는 사람의 영향을 직접 받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고 먼 발치에서 흠모하며 사종하면서 닮아가는 경우도 있다. 그런가 하면 성격이나 살아온 모습이 은연중 누구와 닮은 채 살아오다가 나중에 우연히 그걸 발견하는 때도 있다. 후자..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11.20
사랑 양반 - 이응백 사랑 양반 - 이응백 우리 나라 재래식 한옥(韓屋)에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더라도 대개는 안채와 사랑채가 있다. 그야 방 한칸밖에 없는 집에는 이도 저도 가릴 바 못 되지만, 방이 둘만 돼도 男女의 거처 공간을 따로 설정했었다. 이는 아마도 내외법(內外法)이 엄격했던 시대상의 반영이 ..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11.15
가난한 날의 행복 - 김소운 가난한 날의 행복 - 김소운 먹을 만큼 살게 되면 지난날의 가난을 잊어버리는 것이 인지상정인가보다. 가난은 결코 환영할 것이 못 되니, 빨리 잊을수록 좋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난하고 어려웠던 생활에도 아침 이슬같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회상이 있다. 여기에 적는 세 쌍의 가..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11.13
고목(古木)과 나 - 모윤숙 고목(古木)과 나 - 모윤숙 사람은 늙어버리면 멋도 풍류도 없다 해서 쳐다보는 이도 없다. 또 기운도 빠지고 마음도 수축되어서 쇠잔해지고 만다. 그런데 늙을수록 멋과 젊음을 그대로 지닐뿐더러, 위엄과 신의마저 있어 쳐다보게 하는 상대는 아마 늙은 나무일 게다. 나는 5년 전에 이 변..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11.11
엄마의 가방 - 우미정 엄마의 가방 - 우미정 조금은 화려한 색의 천으로 된 가방이었다. 실용적이랄까. 칸칸의 수납이 수월해 보이기는 했다. 가방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는지 엄마는 당신과 관련된 모든 것을 가방에 담기 시작했다. 통장, 도장, 주민등록증, 보험증권, 차용증, 편지, 아주 사소한 메모까지도. ..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11.09
함께 밟는 페달 - 박연식(朴蓮植) 함께 밟는 페달 - 박연식(朴蓮植) 며칠 전 모 일간지에서 자전거를 선물로 준다며 판촉활동을 하였다. 독자가 얼마나 없으면 십 여 만원이나 되는 물건으로 환심을 사려 할까? 기어는 21단이며 국산 제품이니 믿으라고 하였다. 더도 말고 18개월만 구독하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좋은 것을..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11.07
검은 한복 - 노영순 검은 한복 - 노영순 생각이 한 갈래로만 흘러 좀처럼 폭넓게 이어지지 않을 때 좁은 아파트는 때로 창살 없는 감옥으로 옥죄여 온다. 진종일 사유의 강에서 허우적거리다가 흙내음 가득히 풍기는 숲이나 들로 나가면 가슴 가득 활력이 차 올라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어 즐기는 편이다. 모..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