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설에 부쳐서 - 류달영 초설에 부쳐서 - 류달영 막 어느 날 나는 텅 빈 운동장에서 두 팔을 앞뒤로 높이 휘저으면서 혼자 걸어가는 한 어린이를 지나쳐 볼 수가 있었다. 밤 사이 내린 첫눈으로 뒤덮인 운동장은 동녘 하늘에 솟아오르는 햇살에 더욱 눈이 부시었다. 그 흰 눈 위를 생기가 넘치는 그 어린이는 마치 ..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9.25
희망리포트 - (채홍)이영숙 희망리포트 - (채홍)이영숙 “활기찬 인생은 선택이다” 똑같은 길을 따라 걸어가도 절망을 택한 자는 삶의 종착역에서 불운이란 마침표를 찍게 되고, 희망을 선택한 자는 결국 행복의 산봉우리에 도착된다. 생각이 희망차야 다음에 내딛는 발걸음도 희망차게 마련이다. 희망은 갈망한다..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9.24
본처와 애첩 - 임매자 본처와 애첩 - 임매자 처음 수필과 쉽게 인연을 맺은 것이 내 실수였다. 내 삶에 관계되는 일들은 모두 글감이라 기억 저편에 누워있는 이미지들을 손만 내밀면 쉽게 건져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것은 오해였다. 그는 가까이 할수록 멀어질 뿐이다. 그와 동거하는 동안 나는 말이 없어지..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9.23
고향 유감 (故鄕有感) - 최윤정 고향 유감 (故鄕有感) - 최윤정 엄마 고향은 어디에요?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가 대뜸 물어온다. 부모의 고향을 알아오라는 숙제라 한다. 밖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도 고향을 묻는 말을 들을 때가 있는데 초면에 대화를 풀어나가기 위해 고향이나 출신학교 따위가 필요한 것이다. 어찌..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9.21
서울깍쟁이 - 방계은 서울깍쟁이 - 방계은 “고향이란 그 사람의 가슴에 흐르는 사랑의 원류(源流)이기도 하고, 눈물의 원천이기도 하고, 때로는 보석이 되기도 하고, 병이기도 하며, 버리려야 버려지지도 않는 모토(母土)인 것이다”라고 정완영(鄭椀永) 님은 말했다. 자랄 때 나는 고향이 없는 줄 알았다. 방..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9.18
딸이 더 좋아 - 남순자 딸이 더 좋아 - 남순자 2010년, 우리 사회가 딸을 더 선호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한다. 나는 일간지에 실린 기사를 보고 속웃음이 나왔다. 그것은 딸만 셋을 키운 내 젊은 시절이 떠올라서다. 어디 나뿐이랴, 딸만 둔 여인들은 나처럼 미소를 짓지 않을까 싶다. 결혼을 하고 첫 딸을 낳았을 때..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9.17
바다 - 한상렬 바다 - 한상렬 바다가 품에 안긴다. 동해 바다다. 푸르다 못해 코발트색이다. 그 바다가 흰 이빨을 드러내고 내게 달려든다. 파고는 족히 3-4미터도 넘을 성싶다. 바람이 부는가. ‘쉬―’ ‘쏴―’ 파도는 그렇게 밀려오고 밀려간다. 바다는 결코 정지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죽음..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9.16
빗 - 조문자 빗 - 조문자 머리를 빗질하는 시간은 마음을 다독이는 순간이기도 하다. 빗은 여인의 모습을 더 선명히 드러나게 한다. 머리를 빗질하면서 삶의 궤적과 사랑의 세월을 들여다본다. 빗은 추억과 회한과 그리움을 빗어내는 조그만 현악기처럼 보인다. 빗을 샀다. 화장대 한쪽에 딱히 이유도..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9.14
살구꽃이 피면 한 번 모이고 - 정약용 살구꽃이 피면 한 번 모이고 - 정약용 위 아래로 5,000년이나 되는 시간 속에서 하필이면 함께 태어나 한 시대를 같이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또 가로세로 3만 리나 되는 넓은 땅 위에서 하필이면 함께 태어나 한 나라에서 같이 살아간다는 것도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9.13
사람과 나무 - 서 숙 사람과 나무 - 서 숙 나무 옆에 서다 환절기에 옷장 문을 열고 보니 지난 해 이맘 때 무엇을 입고 지냈는지 막연했다. 장속의 모든 것이 마치 내가 짊어진 짐 같았다. 다 없애버리고 가벼워지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안락과 편리를 위해 애써 마련하고 성심으로 장만한 것들이 하찮게 여겨..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9.11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 김윤희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 김윤희 봄의 탄생을 앞두고 만삭이 된 대지는 피돌기가 한창이지만 경기는 아직도 꽁꽁 언 마음을 좀체 풀려 하지를 않는다. 어디서부터 언 매듭을 풀어야 할지 오늘도 관․민이 머리를 맞대고 민생안정 대책을 논의해 보지만 나름대로 의견만 분분할 뿐 이..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9.10
한 눈없는 어머니 - 이은상 한 눈없는 어머니 - 이은상 김 군에게 김 군이 다녀간 어젯밤에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소. 김 군에게 보내는 이 편지는 쓰고 싶으면서도 실상은 쓰고 싶지 않은 글이오. 왜냐 하면 너무도 어리석을 일을 적어야 하기 때문에, 너무도 슬픈 사연을 담아야 하기 때문이요. 그러나, 나는 이 글..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9.09
뜨거운 ‘가비’ 한 잔에 담긴 고뇌와 사랑 - 이경담 뜨거운 ‘가비’ 한 잔에 담긴 고뇌와 사랑 - 이경담 고요하게 내다보는 곳, 정관헌(靜觀軒)에 섰다. 궁궐 후원은 인적이 드물고 나무들은 아직 봄빛을 감춘 채 선뜻선뜻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사리고 있었다. 오늘은 평화의 시대인가. 삼월 오후 햇살이 부드러웠다. 펄펄 넘치는 힘을 가..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9.06
물길 - 김윤희 물길 - 김윤희 아이들과 함께 도착한 곳은 펄이었다. 썰물 뒤 드러난 갯벌이 생명체가 꿈틀꿈틀 살아 숨 쉬는 곳이라면, 이곳은 온통 진흙을 뒤집어쓰고 널브러져 호흡이 일시 정지된 곳이다. 비교적 풍토가 온화하여 큰 재해도 없었고 살기가 좋아 생거진천이라 불리는 내 고향은 지난여..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9.05
시인의 고향 - 이경담 시인의 고향 - 이경담 가을에는 불현듯 고향이 가고 싶다. 안개가 자욱한 아침, 시인의 고향에 가려고 기차를 탔다. 들녘에 누런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산은 울긋불긋 가을색으로 막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는 때였다. 차창에 스치는 풍경을 좇으며 내 마음은 정감어린 향수로 물들어갔다. ..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