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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일화】15.에서 말에 대한 교훈

Joyfule 2012. 10. 20. 09:48

 【고사·일화】15.에서 말에 대한 교훈    
[201]오를레앙 공(公)의 아들의 양육관 장리 백작의 부인은 
비꼬기를 잘하는 사람으로 유명했다. 
그녀의 친구 중에 얼굴은 매우 아름다우나 말씨가 특히 상스러운 여자가 있었는데, 
어느 날 그녀가 백작부인에게 엉뚱한 자랑을 했다.
 「아이! 저는요, 구애자가 너무도 많아서 
어떻게 하면 그 자들을 따돌릴 수 있을까 궁리하느라 이따금 진땀을 뺀답니다.」 
이 말을 들은 백작 부인은 이렇게 비꼬았다. 
「그거야 간단하지 않아? 
무슨 말이든 한 마디만 지껄이면 모두 달아나 버리고 말 터인데 뭘……」    
[202]처칠이 목에 걸리는 것 같은 음성으로 말을 시작할 때 
그의 말은 구르는 듯하고 탄력이 있다. 
그는 보통 한가로운 이야기를 할 때에 말을 잘 골라서 한다. 
마치 보석상이 보석을 정돈해 놓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는 화려한 문장을 좋아하며 굉장히 훌륭한 글을 잘 쓰는 사람이다. 
내가 그와 40분 동안 이야기하는 사이에 그는 
마플롯(marplot:남의 일에 참견을 해서 그 일을 망치는 사람)이라는 말을 썼는데 
이는 최소한 내가 사람을 통해서 듣기로는 처음 듣는 말이었고, 
그 밖의 다른 말도 아주 능란하게 잘 골라서 했다. 
그의 말은 어찌나 멋있고 균형이 잘 잡혀 있는지 한 마디 한 마디가 잘 대조를 이루고 
또 어찌나 유창한지 녹음기가 있으면 녹음을 해 두고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처칠은 남의 말에도 귀를 잘 기울인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듣는다는 것은 
어느 모로 보면 말을 잘하는 근거를 이루는 것이기도 하다. 《J.건서》    
[203]악마파의 작가 발베도르빌리는 
어느 날 수다쟁이 친구가 찾아와 한 시간쯤 허비한 끝에 더 견딜 수 없어 소리를 질렀다. 
「자네 이야기를 듣는 동안에 그만 내가 목이 쉬었네!」    
[204]해부학자이며 또한 외과의사로 유명한 존 애버니시는 말이 많은 환자는 질색이었다. 
어느 날 진찰하는 여자 환자가 쉬지 않고 지껄여 댔다. 
「아 하고 입을 벌리고 혀를 내미시오.」 
여환자가 혀를 내밀자 
「이렇게 해야 겨우 진찰도 할 수 있고 처방도 쓸 수 있습니다. 
아직 혀를 넣으면 안 됩니다. 자!」    
[205]어떤 집안에 사내아이가 태어나 온 집안이 말할 수 없이 기뻐하였다. 
만 한 달이 되었을 때에 아기를 안고 나와 손님들에게 보여 주었다. 
말할 것도 없이 한 가지 길조(吉兆)의 말을 얻어내려는 생각에서였을 것이다. 
한 사람이 말하였다. 
「이 아이는 장차 돈을 많이 벌게 되겠군요.」 
그는 이에 감사하다는 말을 한바탕 들었다. 
한 사람이 말하였다. 
「이 아이는 장차 큰 벼슬을 하게 되겠군요.」 
그는 이에 몇 마디 겸손해 하는 말을 되받았다.
한 사람이 말하였다. 
「이 아이는 장차 죽게 되겠군요.」 
그는 이에 여러 사람들에게 매를 한바탕 맞게 되었다.
 죽게 될 것이라 말한 것은 필연적인 것이었고, 
부귀하게 될 거라고 말한 것은 거짓일 가능성이 많았다. 
그러나 거짓말을 한 사람은 좋은 보답을 받고, 
필연적인 것을 말한 사람은 얻어맞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너는……?」 
「저는 남에게 거짓말을 하지도 않거니와 얻어맞지도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선생님, 저는 어떻게 말해야 하는 겁니까?」 
「그러려면 너는 이렇게 말해야지. 아아! 이 아가야! 보시오! 얼마나……아유! 하하!」 
《루 쉰 魯迅/입론 立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