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록(17) 교회 이기주의가 문제입니다
요한계시록 1장 12-13절
사도 요한이 뒤에서 나는 나팔 소리 같은 신비한 음성을 듣고
그 음성의 실체를 알아보려고 몸을 돌이켰을 때 일곱 금 촛대를 보았습니다.
일곱 금 촛대는 하나의 중심대에서 일곱 개의 촛대로 나뉘어졌을 것입니다.
이 일곱 금 촛대는 교회를 상징합니다(20절).
이 촛대의 모습은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줍니까?
일곱 금 촛대의 기초를 이루는 대가 하나이듯이
모든 바른 교회는 한 뿌리에서 시작된 하나의 주님의 교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나친 개 교회의식을 버려야 할 것입니다.
같은 교회끼리 너무 경쟁이 심해서 서로 상처를 입히는 모습의 교회는
주님의 교회가 아니고, 주님의 교회라는 이름을 빌린 인간의 교회일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의 문제는 대부분 교회가 주님의 교회가 아니고
인간의 교회가 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러시아의 작가 또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의 형제"라는 작품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어느 날 예수님께서 세빌레에 다시 오셔서 전도하시다가 체포되셨습니다.
그때 밤중에 세빌레의 유명한 러시아 정교회 지도자들이 예수님을 면회하고 꾸짖었습니다.
""예수님! 왜 또 오셨습니까?
당신은 이미 당신 하실 일을 교회에 맡기시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교회를 잘 건축하고
교회 법과 프로그램을 세우고 잘 하고 있는데 왜 또 오셨습니까?"
이런 안타까운 모습이 오늘날 우리 교회에도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합니다.
교회가 온갖 전도계획, 성장 방법론, 교육 방법론, 각종 프로그램을 따라가다가
정말 주인 되시는 예수님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예수님이 오실 당시 예루살렘 성전의 재산은 이스라엘 국가 재산보다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한 초호화판 종교생활 속에서 정작 아기 예수님은 말구유로 쫓겨났습니다.
그런 모습이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우리가 개인적인 사치와 허영도 멀리해야 하지만
교회의 사치와 허영은 더욱 멀리해야 합니다.
요새 교회가 여러 가지 일로 비판받는 일이 많습니다.
왜 비판받습니까?
너무 교회가 외형적인 모습과 상업적인 모습과 인간적인 모습에 물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비판의 내용을 자세히 보면 핵심적인 내용은
바로 '교회 이기주의'입니다. 너무 자기 교회만 안다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교회를 개척했다가 없어지는 교회가 많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개척 예배를 드렸지만
몇 년이 지나도록 사람이 없어서 힘들어 하다가 결국 예배 처소를 폐쇄하는 교회들이 많습니다.
그 과정에서 목사님과 그 식구들과 성도들이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우리는 그 모습을 보고 같이 안타까워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물론 각 교회가 나름대로의 부흥을 꾀해야 하지만
개 교회 중심주의, 개 교단 중심주의가 너무 지나쳐서 지나친 경쟁의식을 통해서
교회끼리 서로 상처를 입히고, 어려운 교회를 외면하고,
선교사님들을 외면하는 것은 결코 주님의 뜻이 아닐 것입니다.
바로 그 순간, 우리의 신앙생활은 신앙이 빠진 종교생활이 되어버립니다.
우리는 항상 모든 교회가 어떤 사람의 교회가 아닌 주님의 교회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이한규 http://www.john316.or.kr